진목공이 백락에게 물었다. “그대는 나이를 많이 먹었소. 그대의 자식 중에서 말 고르는 일을 시킬만한 사람이 있습니까?” 백락이 대답하였다. “좋은 말은 겉모습과 골격을 보고도 고를 수 있으나, 천하의 명마는 겉모습과 골격이 있는 것 같기도 하고 없는 것 같기도 하여 알아보기 어렵습니다. 이런 말은 달릴 때 먼지가 날리지 않고, 발자국도 남지 않습니다. 제 자식들은 모두 재주가 보잘 것 없어 말을 고를 수는 있으나, 천하의 명마를 알아보지는 못합니다. 저에게 땔감과 야채를 공급해 주는 구방고라는 사람이 있습니다. 그 사람은 말에 있어서는 저에 못지 않습니다. 그를 만나보시지요.” 목공이 그를 만나보고는 말을 찾아보라고 보냈다. 그가 세 달 만에 돌아와 보고하였다. “이미 찾아냈습니다. 그 말은 사구 땅에 있습니다.” 그러자 목공이 물었다. “어떤 말이냐?”, “암놈이며 누런 말입니다.” 사람을 시켜 끌어오게 하였는데, 그 말은 수놈인데다가 검은 말이었다. 목공은 기분이 상해 백락을 불러 말했다. “틀렸소 당신이 말을 구하러 보낸 놈은 말의 색깔과 암수조차 구별하지 못하는데, 어찌 말의 좋고 나쁜 것을 알 수 있겠소?” 백락이 크게 탄식하며 말했다. “경지에 이르렀구나! 이것이 바로 그 사람이 저보다 천만 배 혹은 헤아릴 수 없이 월등한 점입니다. 구방고가 본 것은 하늘이 부여한 천성이었습니다. 그는 핵심만을 관찰하고 그 밖의 너절한 것은 생략했으며, 그 알맹이를 보고는 그 껍데기는 잊어버렸던 것입니다. 그는 보아야 할 것만을 보고, 그가 보지 않아도 될 것은 보지 않았으며, 눈여겨보아야 할 것만 보고, 눈여겨보지 않아도 될 것은 버렸던 것입니다. 구방고의 말 고르기는 말보다 귀중 합니다.” 말이 도착하고 보니, 과연 천하의 명마였다. 「열자」 설부편.

참 인재는 외모나 조건보다는 능력과 인격을 보고 판단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