범죄학박사

김 성 중

익산역 가는

차표 한 장 손에 쥐고

무조건 KTX에 몸을 싣고

그 사람 만나러 내가 갑니다.

바람이 불면 시계탑 광장 앞에서

우산을 들고 날 기다려줘요

신세대 트로트 가수 '홍시'가 작년 가을에 발표한 신곡 '익산역 시계탑'이다. 구정수 작사, 이재룡 작곡 '익산역 시계탑'의 가사는 유라시아 철도 시발역인 익산역을 꿈꾸며 배웅과 마중의 약속 장소로 많은 사람들이 찾는 시계탑을 소재로 하고 있다. '추억, 사랑, 이별, 눈물, 배웅, 마중, 약속'의 장소인 익산역 시계탑. 생각만 해도 멋진 곳이다.

그런데 아이러니하게도 익산역 앞에는 시계탑이 없다. 정확히 말하면 전에는 작은 시계탑이 있었는데 지금은 사라졌다.

시계탑(時計塔, clock tower)은 상단에 시계를 설치한 건물이나 탑을 말한다. 일반적으로 시계를 주위에서 쉽게 볼 수 있도록 하기 위해 탑의 형태로 높게 만들며 각 국가나 도시의 랜드마크가 되고 있다. 영국 런던의 엘리자베스 타워, 미국 필라델피아 시청사, 이탈리아 베니스의 산마르코 광장의 시계탑, 스위스 베른에 있는 치트글로게 등이 대표적이다. 우리나라의 경우, 최초의 시계탑은 경복궁의 시계탑이지만 현재는 남아있지 않으며 가장 오래된 시계탑은 서울대학교병원에 있는 옛 대한의원의 시계탑이다. 110년이라는 역사와 함께 국내에서 현존하는 가장 오래된 시계탑인 ‘대한의원 시계탑’은 국내 유일의 기계식 대형 탑시계다. 임금이 백성의 시간을 관장한다는 전통적인 이념과 함께 서구의 의술을 도입하여 근대 국가를 세우고자 했던 뜻을 담아 1907년 세워진 것으로, 1981년 전자식 시계가 그 역할을 대신하다 2014년 본래의 기계식으로 복원되어 그 역사적 가치가 높다.

최근, 35만 회원인 재경익산향우회가 익산역 시계탑 타워 전망대 추진 위원회를 발족할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호남 제일 관문인 KTX 익산역 100년 철도역사와 함께 해온 익산역 광장에 시계탑 타워 전망대를 만들어 익산 시내가 한눈에 볼 수 있는 익산시 관광사업으로 연결하고 백제왕도 세계문화유산에 등재된 익산시를 전국적인 관광명소로 만들어 보겠다는 취지이다. 익산시의 경우에도 익산역을 중심으로 청년문화 형성과 관광자원화 할 수 있는 방안 마련에 노력하고 있다. 옛 하노바 호텔에 조성 중인 창업 및 사회적 경제 어울림센터를 청년들의 공간으로 활용하고 도시경관 개선, 편의시설 확충 등을 계획하고 있다. 익산역을 중심으로 250억 원의 예산으로 도시경관 개선과 청년 창업 공간, 음식·식품교육문화원 조성 등의 내용이 포함된 도시재생 뉴딜사업이 추진되고 있다.

이러한 움직임을 적극 환영하며 추진하는 일들이 다 잘 되기를 기원한다. 익산역 광장은 미래 지향적인 발상의 출발점이라고 확신하기 때문이다. 그러면 익산역 시계탑에는 어떤 의미를 담아야 할까.

첫째, 익산역 시계탑이 익산의 랜드마크가 되어야 한다. 랜드마크라 함은 어느 지역에 상징이 될 만한 건축물을 뜻하는데 기본적으로 모양이나 형태, 재료, 구조가 특이하며 규모도 고려해야 한다. 이 대목에서 시민들의 적극적인 참여와 전문가의 조언이 필요하다.

둘째, 익산역 시계탑에는 익산역의 역사와 한이 표현되어야 한다. 이리역 폭발사고 희생자의 넋을 기리고 기념할 수 있는 조형물과 익산역을 중심으로 펼쳐졌던 역사적 사건들을 조명하는 공간이 포함되어야 한다.

셋째, 익산역 시계탑을 통하여 익산의 특성이 반영된 미래비전이 제시되어야 한다. 가장 익산스러운 것을 반영하면서 유라시아 철도 거점 기반을 구축하기 위한 대륙철도 시발역 선정과 서해권역 경제구역 중심 환승거점 역할 수행을 위한 청사진이 제시되어야 한다.

우리가 아무리 내세워도 사람들이 찾아오지 않으면 그것은 무용지물이 된다. 활기찬 익산, 누구나 한 번쯤 찾아오고 싶은 익산을 위해 ‘가장 익산스러운 것이 가장 익살스럽다는 것’을 이제 우리는 깨달아야 한다. 아름다운 익산, 다시 찾고 싶은 익산을 위한 익산역 시계탑 건립. 익산의 랜드마크가 되는 날. 치유 100년, 미래 100년의 역사를 다시 써 내려갈 수 있을 것이라고 확신한다. 익산역 시계탑 노래가 전국에 울려 퍼지는 날. 그날은 아름다운 날, 다시 찾고 싶은 날이 되리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