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가 발생한 지 벌써 반년이 지났다.

반갑게 만나서 악수를 나눌 수도 없으며, 극장엘 간다거나, 2002년 월드컵 같은 뜨거운 길거리 응원은 더 이상 할 수 없게 되었다. 인간관계에서 지극히 냉정하고 차갑게 변해야 하며, 물리적인 거리를 유지하여야만 일상을 겨우 유지하는 시대가 되었다. 날이 더워지면 바이러스는 약해질 거라는 희망도 부질없는 거였음이 증명되었으며 우리의 삶은 더 이상 예전으로 돌아가지 못하게 된다는 것을 받아들이며 각자 담담한 하루를 보내게 되었다.

코로나 발생 이후 비대면, 비접촉의 사회를 받아들이는 과정은 매우 혼란스러웠고 아직도 많은 부분에서 준비되지 못하고 있는 건 사실이다. 많은 기업들은 코로나 장기화에 대비해 조직 구성부터 기술적 부분까지 대응을 하고 있으나 우리 개인, 소상공인은 무방비 상태에서 시한부 인생과 같이 스스로 살아남거나 도태되어야 하는 운명에 처해있다. ‘언젠가는 나아지겠지’하는 희망도 이제는 점점 희미해져서 불안을 넘어 패닉의 상태가 되고 있다. 많은 중소기업, 소상공인들은 피를 마르는 하루하루를 버티며 생존하고 있는 것이다. 기업의 대표자들은 매일 저녁 ‘앞으로 이게 한 달 만 더 지속된다면 우리 직원들은 어떻게 해야 하지?’, ‘회사 문을 닫아야 하나?’라는 걱정에 잠을 못 이루고 있는 날들이 점점 기약 없이 길어지고 있다.

우리는 이 위기를 어떻게 극복해나갈 수 있을까?

대기업에는 매일 긴박한 상황 안에 위기대응 시나리오가 있지만 우리에게는 그것을 고민할 시간조차도 사치일 것이다. 하지만 코로나를 계기로 비대면 사회는 먼 미래가 아닌 지금 당장 받아들여야 하는 현실이 되었다는 것을 받아들여야 할 때이다. 다행인 것은 대한민국은 비대면 사회를 받아들이는 기초 인프라가 너무 잘 되어 있다. 인터넷은 전국 어디든 다 설치가 되고 스마트폰 보급률은 그 어느 나라보다도 높다. 이것은 우리가 이 위기를 극복하는 데 엄청난 장점이 되는 것이다.

그러면 기초 인프라는 잘 되어 있으니 우리는 이성적으로 극복할 방법들을 생각할 때이다. 필자 역시 작은 사회적 경제 기업을 운영하고 있으며, 지난 2월 코로나 장기화를 직감하면서 모든 전력을 쏟아부어 온라인으로 모든 사업을 전환했다. 우리뿐만 아니라 온라인 전환이 어려운 인근 마을기업들까지 함께 우리 플랫폼을 활용해서 전환에 동참시켰다. 그 결과 작년보다 매출이 더 향상되었다. 지역 오프라인 중심이었던 사업을 전국으로 대상을 확대하고 온라인 중심의 적극적인 마케팅을 하면서 이뤄진 일들이었다. 상반기를 정리하며 모든 구성원들을 격려하고 함께 안도의 한숨을 쉴 수 있었다.

몇 개월을 치열하게 전환하며 직원들을 지켜냈고 회사를 성장시키면서 많은 반성을 하게 되었다. 그동안 현실에 안주하며 지내온 날들이 너무 안일했던 건 아니었을까. 그러나 자책은 지금 같은 시기에는 도움 되지 못하고 독이 되는 것이니 그 반대인 희망을 찾게 되었다.

‘해보니까 되는구나!’, ‘그렇게 어렵지 않구나!’

전문가의 약간의 도움과 구성원들 간의 끈끈한 호흡, 각자의 자리에서 자신의 최고의 역량을 발휘해 준 것이 위기 속 성장을 이끌어 내준 큰 원동력이었다. 코로나에 대한 백신은 우리 스스로에게 있었던 것이다. 지금껏 온라인 전환이 어려웠다면 오늘부터라도 스마트폰과 조금 더 친하게 지내보면 어떨까 한다. 아마 어린아이부터 내 주변의 모든 이들이 선생님이 되어줄 것이다.

우리 익산시는 마스크 착용과 사회적 거리두기를 잘 지켜준 우리의 시민들 덕에 청정 지역을 유지하며 그래도 평온한 생활을 이어갈 수 있었다. 그만큼 시민들의 위기 극복 내공은 만만치 않게 높다. 이제는 지역 경제에 힘을 모아 작은 희망의 물줄기가 곳곳에 퍼지기를 노력해야 할 때이다. 익산에서 자유롭게 숨 쉴 수 있는 것처럼 우리의 사업 백신도 우리 스스로 잘 만들어 낼 수 있을 것이다.

언제나 그랬듯이 우리는 멋지게 해낼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