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자 신선들을 총괄하는 우두머리 여신으로 곤륜산 정상의 궁전에 기거하는데 궁전 왼편에 요지라는 아름다운 연못이 있으며 산 밑에는 약수라는 강이 있고, 반도원이라는 복숭아밭을 가지고 있어 신선들이 한 번 먹어보기를 원한다. 이 신비한 복숭아는 3000년에 한 번 열리는 데다 한 번 먹으면 1000년을 산다고 한다. 손오공과 삼천갑자 동방삭이 훔쳐 먹은 복숭아가 바로 이 복숭아다. 이 반도 복숭아가 익을 때 쯤 서왕모는 신선들을 요지에 초청해 나누어주는 잔치를 여니 이를 요지연이라 한다.

「산해경」에서 묘사하는 서왕모는 사람의 몸에 헝클어진 머리에 비녀를 꽂고 표범 꼬리와 호랑이 이빨을 가진 괴이한 모습이고 역병과 다섯 가지 형벌을 관장하는 죽음의 신이다. 하지만 죽음을 관장했다는 것은 그 죽음을 극복할 수 있는 능력도 가지고 있다고 생각하게 되어 차츰 죽음보다는 영생과 불사의 신으로 전환되었다. 반도 복숭아가 그 상징이다.

한나라 무제는 서왕모의 열렬한 신봉자로 사당을 짓고 서왕모의 강림을 기원하는 제의를 열심히 행하였는데 마침내 칠월칠석날 서왕모가 아홉 가지 빛깔의 용이 끄는 수레를 타고 천상에서 내려왔다. 한 무제가 불사약을 간청하자 기꺼이 반도 복숭아를 내려 주었다. 그러나 한 무제는 69세로 죽었다. 그래서 그 당시 한 무제의 신하였던 동방삭이 반도 복숭아를 몽땅 훔쳐 먹고 자취를 감추었다는 이야기가 등장하게 되었다.

이후에도 서왕모 숭배는 점점 깊어져서 일반 백성들의 민속신앙에 뿌리를 내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