옛 중국 제나라에 처 한 명과 첩 한 명을 데리고 한 집에서 사는 자가 있었다. 그가 외출했다 하면 반드시 술과 고기를 실컷 먹은 후에 돌아오곤 했는데, 같이 마시고 먹은 사람이 누구인지를 처가 물어보면, 그는 모두 부유하고 지위가 높은 사람들의 이름만 대었다. 그의 처가 첩에게 말했다. “남편이 외출했다 하면 반드시 술과 고기를 실컷 드신 뒤에 돌아오시는데, 함께 마시고 먹은 사람이 누구인지 여쭈어보면 모두 부유하고 지위가 높은 사람들의 이름만 대신다네. 그런데 그런 이름난 사람이 우리 집에 온 적이 없으니 내가 남편이 가는 곳을 몰래 알아보려 하네.”

다음날 아침 일찍 일어나 남편이 가는 곳을 몰래 뒤따라가는데, 도성 안을 두루 돌아다녀도 누구 하나 남편과 함께 서서 이야기를 나누는 사람이 없었다. 남편은 결국 동쪽 성곽 무덤 사이에서 제사 지내는 사람들에게 가더니, 제사를 지내고 남은 음식을 얻어먹고는, 그것으로 부족하면 다시 두리번거리며 다른 곳으로 가는 것이었다. 이것이 바로 그가 실컷 배불리 먹는 방법이었다.

아내가 돌아와 첩에게 말하기를 “원래 남편이란 우러러보며 일생을 함께 살아갈 사람인데 지금 우리들 남편은 이 꼴일세.”라고 하고는 첨과 함께 남편을 흉보며 마당 한가운데에서 서로 울었다. 그런데도 남편은 아무것도 모르고 의기양양하게 밖에서 들어와서는 처첩에게 으스대었다. 군자가 볼 때, 오늘날의 사람들이 부귀와 영달을 구하는 방법치고 이처럼 처첩들이 부끄럽게 여기며 서로 울지 않을 일이 드물다.

-맹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