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함해국 대표

유 은 미

확진자 0명의 성적표가 주는 것은 안도감만은 아니다. 확진자 도시 못지않은 잔혹한 경제적 폭풍을 맨몸으로 맞고 있는 건 매한가지기 때문이다. 우리의 이웃, 가장, 부모인 소상공인들은 매일 하루가 다르게 변해가는 상황에 언제 잠식될지 모르는 공포감과 이로 인해 위축된 소비로 소득 제로인 기간을 버텨야만 하는 이중고를 겪고 있다.

이로 인해 정부와 지자체들은 많은 대책과 정책들을 내놓고 있지만 이를 접하는 이들은 실소를 내뱉을 뿐이다. 그래도 막연하게 4월이면 바이러스가 잠식되고 경제회복의 희망을 가졌던 이들이 바이러스의 세계적 확산과 국내의 지속에 그 희망마저도 내려놓았다.

이제 이들은 사업체의 안위를 떠나 ‘어떻게 살아가야 할 것인가’조차도 고민해야 하는 위기에 놓여 있다.

사실 필자 역시 ‘한두 달 정도 경제가 돌아가지 않는다고 그렇게 많은 피해가 발생할까?’라는 생각을 하기도 했었다. 그러나 많은 자영업자, 소상공인, 계약직 근로자들을 만나보며 생각이 바뀌었다. 많은 이들이 한 달 벌어 한 달을 유지하는 삶을 살아가고 있으며, 특히 소상공인의 경우에는 누적된 적자가 한계에 다다랐으나 마땅한 대책이 없어 유지하고 있는 경우도 있었다. 그런데 엎친 데 덮친 격으로 전염병까지 발생해 가뜩이나 어려운 경제에 기름을 부은 셈이 되었다. 필자가 만난 수많은 이들의 사례를 묶어 정리해 보면 아래와 같다.

사례1. 공연의상 관련업을 수십 년 해온 A씨는 2월부터 매출이 0원으로 만약 4월을 넘어간다면 폐업을 하던지 가게유지를 위해서는 집을 내놓아야 한다고 한다.

사례2. 운동체육관을 하던 B씨는 현재 임시 휴관하고 임대료를 내기 위해 퀵서비스 배달을 하고 있다.

사례3. 방과 후 교사 C씨는 개학이 재차 미뤄지면서 수입이 0원이 됐고 생계가 막막해져 카드론 대출을 받았다.

사례4. 비정규직이었던 D씨는 매출부진으로 계약해지 통보를 받았다.

전염병 아래 생계를 유지해야 하는 이들은 그 고통을 제대로 표현하지 못하고 있으며, 언제 끝날지 모를 이 사태에 많이 두려워하고 있다.

이런 사태에 인근 지역 전주의 재난기본소득이 조명 받고 있다. 정책이 만들어진 이유 또한 많은 이들에게 공감과 울림을 주고 있다.

재난기본소득은 취약계층 약 5만명에게 3개월 동안 52만원을 지급하는 게 골자이다. 이는 당장 희망의 끈을 놓고 삶을 포기하지 않도록 하는 최소한의 장치라며, 최소한 힘든 상황에서 우리가 당신 옆에 있다는 것을 나타내는 것이라고 김승수 시장은 말했다. 재난소득이라고 표현하지 않고 기본소득이라고 표현한 이유에 대해서는 사용자가 구호를 받는 느낌이 아니라 일상화된 개념, 보편적인 느낌을 주는 용어를 차용하였다고 한다. 말미에 인간의 존엄을 이야기 하며 ‘희망이 없으면 인간의 존엄은 무너진다. 사회적 자본을 통해 민간자본의 간극을 메워주고 재난기본소득과 시민들의 연대를 통해서 나와 상대방의 존엄을 서로 지켜주고 보호하는 것이 가장 필요하다’고 하였다.

이런 정책에 대해 전주의 한 시민은 ‘기본소득을 받지 못하더라도 이 정책으로 누군가 우리를 보호해 준다는 위로와 마음의 안정을 받는다’라고 표현하였다.

위기에 보호받을 수 있는 권리를 찾은 전주시민이 부러울 뿐이다.

익산은 코로나 위기경제에 대비해 수도요금 30%감면, 카드 수수료 지원, 다이로움 적립기간 연장 등의 정책들이 나왔지만 그리 와 닿지 않는다. 절절한 시민들의 마음을 얼마나 공감할 수 있을지 의문이다.

코로나로 모든 게 멈춰버린 익산.

우리 익산은 무엇을 하고 있을까? 정책을 담당하는 곳이나 정치를 하는 이들이나 함께 멈춰버린 듯하다. 아직 우리의 절규가 깊이 전달되지 않았나 보다.

미세먼지 같이 답답한 익산시와 정치인들에게 묻고 싶다.

그대들은 안녕하십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