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이 천지 사이에 살고 있는 시간은 마치 말이 벽의 틈새를 언뜻 지나가듯 순식간이다.
사물은 모두 자연의 변화에 따라 생겨나서 다시 변화에 따라 사라진다. 변화하여 생겨나는가 하면 다시 변화하여 죽는다.
생물도 이것을 슬퍼하고 사람도 이것을 아파한다.
그러나 죽음이란 활집이나 호주머니를 끄르듯이 하늘에서 받은 형체를 떠나 육체가 산산이 흩어지고 정신이 이 형체를 떠나려 할 때 몸도 함께 따라 무로 돌아가는 것이며, 그것은 곧 도(道)로의 위대한 복귀다.
무형에서 유형이 생기고 유형이 무형으로 돌아감은 사람들이 모두 알고 있는 바이며 도에 이르려는 자가 애써 추구할 일이 못 된다.
이것은 또 사람들이 다 같이 거론하는 것이지만 도에 이른 자는 그런 일을 논하지 않는데, 논하는 자는 도에 이르지를 못한다.
도란 이것을 뚜렷이 보려고 하면 만날 수 없고 변론으로 말하기보다는 침묵을 지켜서 깨닫도록 해야 한다.
도란 귀로 들을 수가 없으니 귀를 막고 몸으로 터득하는 것만 못하다. 이와 같이 하면 위대한 이치를 터득했다고 한다.
[장자][자북유] 중의 일부이다.
인생에 있어 한 세상은 흰 말이 벽의 틈새를 지나가는 것과 같다는 말이지만 도를 체득한 사람은 무위로서 그 근본으로 돌아가 생각하지 않고 말하지 않는 경지로 나아가야 한다. 아는 자는 말하지 않고 말하는 자는 알지 못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