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자의 아내가 세상을 떠났다. 친구인 혜시가 문상을 갔는데 장자가 오만한 자세로 앉아 질항아리를 두드리며 노래를 부르고 있었다. 어처구니없는 일이었다.

이에 혜시가 말했다. “자네와 평생을 살면서 아이들을 낳고 키워준 사람이 지금 불행히도 세상을 떠났네. 지금 목 놓아 울지 않는 것만 해도 인지상정에 어긋나는데 노래까지 부르다니, 이것은 좀 너무하지 않은가?”

이에 장자가 대답했다. “그런 게 아닐세. 아내가 막 주었을 때 나라고 어찌 비통하지 않았겠는가? 다만 사람의 생명을 생각하면 무에서 유로, 또 삶에서 죽음으로 가기 마련일세. 이런 생로병사는 마치 사계절과 같지 않은가? 지금 그녀는 조용히 천지 사이에 누워 편안하게 잠들었네. 그런데도 내가 처절하게 통곡한다면 생명의 참뜻을 너무 모르는 것 아닌가?” 하고 말했다.

이 말은 실로 죽음의 의미를 꿰뚫어보고 있는 것이다. 죽으믄 곧 삶의 끝이다. 죽음을 꿰뚫어본다면 삶도 마찬가지다. 이것은 양주의 사상을 계승한 것이다.

그는 이렇게 말했다. “세상 만물은 비록 사는 모습은 각기 달라도 결국에 죽는 것만은 똑같다. 십년을 살아도 죽고 백년을 살아도 죽는다. 인자와 성인도 죽고 악인과 바보도 죽는다. 살아서 요와 순이어도 죽으면 해골이 된다. 살아서 걸과 주여도 역시 죽으면 해골이 된다. 똑같은 해골인데 무슨 차이가 있겠는가?”

그렇다. 죽음 앞에서는 모두가 평등한 것이다. 누구도 죽음을 면할 수 없다면 무엇에도 얽매일 필요가 없다. 마음이 이끌리는 대로 행하면 된다. 그래서 누가 죽어도 울 수도 있고, 웃을 수도 있고, 노래를 부를 수도 있다.

내가 죽어도 마찬가지다. 왜냐하면 나의 삶은 다른 사람과 무관하며 다른 사람의 삶도 그 자신에게만 속하기 때문이다. 우리는 그저 각자의 삶에 충실하면 그만이다. 그런데 어차피 죽는다면 굳이 살아야 할 필요가 있을까?

이 점에 대해서는 더 많은 생각을 해야만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