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늘숲교회 담임목사

강 남 웅

아나운서 출신 작가 손미나가 스페인 국민 아나운서 ‘수사나 그리소’가 진행하는 50년 정통의 시청률 1위 시사토크쇼 ‘국민의 거울’에 출연해 한국의 코로나19 방역에 대해 유창한 스페인어로 인터뷰한 유튜브 영상이 화제다. 한국 정부의 방역 우수성을 객관적이고 명쾌하게 설명해 해외에서 이어지는 칭찬과 부러움의 이유들을 분명히 알려주었기 때문이다.

현재 스페인은 코로나19의 급격한 확산세로 국가 의료시스템에 패닉이 온 상태다. 사망자가 하루 만에 838명이 늘고, 사망자는 유럽에서 이탈리아 다음으로 많다. 치명률은 8.3%에 이른다. 수사나 그리소는 "두 나라 환경이 비슷한데 한국은 그렇게 확진자 숫자가 적은 것이 스페인 사람들 입장에선 솔직히 매우 놀랍다"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손미나는 한국의 성공적 방역 비결을 3가지로 정리했다.

첫째, 한국이 다른 나라보다 코로나19 확산을 잘 잡을 수 있었던 비결은 정부의 적극적 확진자 동선 확인과 전수조사 그리고 검사라고 말했다. 대구 지역의 감염을 폭발적으로 늘린 31번째 확진자를 언급하면서 신천지 이단에서 함께 한 모든 정보를 확인, 접촉자들을 접촉한 이들까지 모두 검사를 받게 했다고 설명했다. 한국 정부가 그 자리에 함께 있던 모든 사람의 정보를 확보하는 데 총력을 다 하였고, 함께 집회에 참여한 밀접 접촉한 사람들도 모두 검사를 받도록 했음을 말했다.

한국에서는 매일 1만 5000~2만 건의 검사를 하는데, 그 이유는 코로나19가 곧 닥칠 것이라고 생각해서, 다른 업무를 중단하고 코로나19 연구에만 집중한 덕에 빨리 검사가 나오는 키트가 확보된 것이다. 그리고 2015 메르스 사태 이후 한국 정부가 다음 전염병을 대비한 준비를 해서 의료장비, 도구 생산 회사를 대폭 늘린 것이 참으로 잘한 정책이었음을 깨닫게 된다.

둘째, "한국의 코로나19 대응의 열쇠는 투명하고 신속한 정보 공유를 꼽을 수 있다"고 강조했다. 한국의 정부 각 부처에서 사생활 침해가 아닌 한도 내에서 한국인이라면 누구나 정보를 열람할 수 있는 사이트를 공개하고 있고, 이를 토대로 누구나 웹사이트나 앱 등을 만드는데 활용할 수 있게 됨으로 대학생들이 국민을 위한 웹사이트를 만드는 등, 빠르고 편리하게 확진자의 동선을 찾아보고 추가 감염을 막을 수 있었음을 설명했다.

이에 대해 수사나 그리소는 “스페인에서 가능할지 모르겠다. 사생활 침해 인권문제 트집 잡는 사람이 있을 수 있다”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손미나는 개인 정보 유출 우려에 대해서 확진자 이름, 나이, 사는 곳은 알 수 없다며 그가 언제 어디에 머물렀고, 어떤 대중교통을 이용했는지 휴대전화 기록만 추적하면 되니 사생활 침해는 신경 안 써도 되는 것임을 이해시켰다.

셋째, 대한민국의 성숙한 시민의식이 정말 중요한 부분이라고 강조해 말했다. 의료진의 헌신적인 수고와 함께 시민들도 확진자와 동선이 겹치는 걸 알게 되면 자진해서 검사를 받거나 확산 방지를 위한 자가격리에 협조한다는 것이다. 시민들이 그렇게 움직이니 당연히 검사는 많이 하고 감염 확률과 사망률이 낮아지게 되었음을 설명했다. 한국은 도시 봉쇄나 전 국민 자가격리 같은 강수를 두지 않았고, 학교 개학 연기 외 정부가 몇 가지 규칙을 정했는데, 종교시설, 체육시설 등 사람이 많이 모이는 장소에선 서로 2미터의 간격을 두도록 하고 그게 불가능하면 닫도록 권유함을 말했다.

수사나 그리소는 "한국은 시민정신과 전염병 방역에 있어 세계 최고 모범답안 같다. 제 생각엔 역사에 기록될 일인 것 같다"라고 부러움을 드러냈다. 영상을 본 네티즌들은 '제가 본 외신 중에 최고네요. 진짜 자랑스러워요!', ‘아이들과 같이 봤어요. 아이들에게 우리나라가 너무 자랑스럽네요', 등 폭발적인 지지를 보내고 있다.

지금 한국의 대표적인 드라이브 쓰루 검진방식이나 초기에 빠른 진단시약 준비 및 개발 후 대규모 진단으로 확진자를 빠르게 찾아내어 치료, 격리하는 조치 등, 이번 코로나에 대한 대처로 인해 확실히 대한민국의 국격은 몰라보게 달라졌다. 아쉽고 울화통 터지고 절망스러운 면이 여전히 많지만 그래도 지구상 여러 나라와 견주어볼 때 비교우위에 있음은 의심할 여지가 없다.

그러나 이것만으로는 부족하다. 코로나 사태가 장기화되면서 방역 당국과 의료진은 물론, 국민도 지쳐가고 있다. 경제적으로, 육체적 · 심리적으로 무너지는 사람들도 많다. 정부가 소득 하위 70% 가구에 지급하는 긴급재난지원금도 일회성일 뿐 근본적인 대책이 될 수 없다. 장기전을 위해서는 무엇보다 사회적 연대와 공동체 의식이 뒷받침돼야 한다. 방역 당국의 투명하고 신속한 대응과 세계 최고 수준이라는 의료 시스템도 필요하지만 국민이 마음을 모으는 것이 중요하다. 이번 제21대 국회의원 선거가 국민의 마음을 모아 더 나은 내일을 준비하는 역사적인 날이 되기를 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