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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적경제, 선한 의지와 상상력으로 키워보자

익산시민 유 성 무

한반도 정세 긴장과 이명박-박근혜 정권의 국정농단으로 나라 안팎이 시끄럽다. 이런 가운데 한미 FTA 개정을 요구하는 트럼프 정부를 보면서 약소국의 설움을 금할 수 없다. 나라를 이토록 엉망으로 만든 적폐세력에 대한 철저한 조사와 엄단으로 후세에 경계를 삼음이 마땅한 지경이다.

이번 주의 소통신문 메인 기사로 사회적경제 심포지움이 소개됐다. 공정한 규칙 아래서 개인이 정당한 이익을 추구하고, 개인의 무한한 욕망을 국가권력이 제어한다면 사실 사회적경제라는 생소한 개념이 필요 없다. 부익부 빈익빈이 심화되고 고용불안에 시달림으로써 사회적경제가 대두되는 배경에는 적폐가 있음을 볼 때, 경제정의를 위해 그 어떤 이유로도 적폐청산을 미뤄서는 안 된다고 생각한다.

심포지움 관련기사를 보니 내실 있는 토론이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 유기적 지역발전론과 정치적 차원의 단기성과주의 지양이 돋보였고, 세부적인 발전방안도 현실성이 있었다. 하지만 그만그만한 일자리 창출로 사회적경제 발전방향을 모색하면서, 보다 파격적인 접근이 이뤄지지 못한 것 같은 점은 다소 아쉬웠다.

나는 사회적경제야말로 선한 의지와 상상력을 바탕으로 전개돼야 성장할 수 있는 영역이라고 생각한다. 단순한 상부상조적 성격을 넘어서 핵심적인 경쟁력을 갖고 지속적 성장을 하지 못하면 사회적경제 또한 퇴조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이런 의미에서 아주 특별한 성격의 기업 2개를 살펴보고자 한다.

먼저 몇 년 전 타계한 미국 영화배우 폴 뉴먼이 1982년 설립한 ‘뉴먼스 오운(Newman's Own)’을 보자. 요리에 조예가 있던 폴 뉴먼은 특히 드레싱 소스를 잘 만들었는데, 그의 드레싱 소스를 선물 받은 지인들로부터 품질에 대해 호평을 받았다. 그 후 뉴먼은 우여곡절 끝에 작은 식품회사인 ‘뉴먼스 오운’을 설립했다.

‘뉴먼스 오운’이 특별한 이유는 회사 운영에 필수적인 재원을 제외하고, 이익 전체를 사회에 기부하기 때문이다. 회사 홈페이지(www.newmansown.com)에 의하면 설립 후부터 2017년 5월까지 4억9천만 달러를 기부했다. 이 회사는 30년 이상 매년 10% 이상의 이익을 시현하면서 성장할 정도로 품질이 우수한 제품을 출시하면서 경쟁력을 확보하고 있다.

‘뉴먼스 오운’은 이익의 100% 사회기부를 위해 폴 뉴먼의 개인기업 형태로 유지됐다. 그가 회사 돈을 사용한 것은 회사 행사 때 36달러짜리 점심식사를 한 것이 유일할 정도로 투철한 원칙에 입각하여 투명한 운영을 했다고 한다. 이런 원칙은 그의 사후에도 계속 유지되고 있는데, 미국과 수십 개 국가에 기부를 하고 있다.

다음은 미국 플로리다 주에 있는 비영리기업 ‘기브 키즈 더 월드(Give Kids The World, Inc. 홈페이지 www.gktw.org)'를 보자. 아우슈비츠 수용소에서 부모를 잃고 살아남은 후 미국으로 이주하여 호텔업으로 자수성가한 유대인 헨리 랜드워스(Henri Landwirth)가 1986년 디즈니 월드 인근지역에 이 기업을 설립했다. 이 기업의 목적은 난치병 아동과 가족들에게 삶의 희망과 휴식을 제공하는 것이다.

랜드워스가 이 기업을 설립한 배경에는 디즈니 월드 관광이 소원이었던 한 소녀의 죽음이 있었다. 그가 불치병에 걸린 소녀의 소원을 알게 된 후, 소녀의 소원을 들어주려고 했는데 소녀가 죽은 사건이 있었다. 그는 전 재산을 털고 사회의 도움을 받아 3만8천평 규모의 작은 리조트를 설립했는데, 현재는 10만평에서 168개의 빌라와 놀이시설을 운영하고 있다. 리조트를 개장한 1989년 이래 현재까지 전 세계 15만 4,000명의 난치병 아동 가족들에게 특별한 시간을 무료로 제공하고 있다.

비영리회사인 ‘기브 키즈 더 월드’는 4천여 명의 엄선된 자원봉사자와 기업 및 개인 후원자의 기부로 운영된다. 홈페이지에 공개된 이 회사의 2016년도 감사보고서에 기재된 재정은 총자산 1억7백만 달러, 부채 130만 달러, 기부금 등 수입 5천1백만 달러, 지출 5천만 달러이다. 매우 건실하고 투명하게 운영되고 있다.

두 기업은 사회적경제라는 틀에 넣기 어려운 성격을 갖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기업들을 소개하는 것은 이들이 품질과 사명에 충실함으로써 차별적 핵심역량을 확보하고 사회공헌과 기업성장의 선순환을 증명한 사례이기 때문이다. 즉 사회적경제 활성화에 반드시 필요한 요소가 무엇인지 보여주기 때문이다.

풀뿌리 차원에서의 자구적 노력과 사회적경제에 대한 국가적 지원도 중요하다. 하지만 경제 기득권과 경쟁하려면 그 이상이 요구된다. 소비자의 가슴을 뜨겁게 만드는 선한 기업의지와 사회적 효용을 증대시키는 비즈니스 모델에 대한 상상력이 그것이다.

현실적 여건을 고려하여 작게 시작하는 것도 좋다. 하지만 지향점은 뚜렷하고 원대해야 하며, 절차는 투명해야 하고, 혁신적 핵심역량이 있어야 한다. 그래야 사회에 꼭 필요한 양질의 일자리 창출 선순환이 이뤄질 수 있다.

사회적 성격의 펀딩과 재능기부가 활발하게 이뤄지고 있다. 민-관이 지속적으로 사회적경제 활성화를 위해 합심한다면 돈과 아이디어, 창의적인 경영능력, 양식 있는 유명인과의 네트워크 형성이 가능한 시대다. 이번 심포지움을 계기로 우리 익산에 선한 의지와 상상력이 넘치는 사회적경제가 자리 잡길 바라며, 사회적경제에 대한 소통신문의 지속적 관심을 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