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그말리온은 키프로스 섬에 사는 뛰어난 조각가였는데 여성에 대한 혐오증이 있었다. 평생 혼자 살겠다고 결심하고 조각에만 몰두하던 어느 날 상아로 여자 조각상을 만들었다. 그 조각상은 너무나 정교하여 마치 살아 있는 것처럼 보였다. 수줍은 듯 다소곳이 서 있는 상아 조각 여인은 그 어떤 여인보다 아름다웠다. 그녀를 보고 있으면 행복했다.

피그말리온의 마음에 욕망이 생겼다. 정말 살아있는 여자라서 체온을 느낄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또 말을 할 수 있다면 . 하지만 이루어질 수 없는 꿈이며 욕망이라는 것을 생각할수록 욕망은 자꾸만 커져갔다.

그러던 어느 날 그는 “사랑합니다”하고 속삭였다. 그녀가 말을 들을 수 없는 조각상이란 걸 까맣게 잊어버린 채. 그리고 상아인형을 포옹하고 입맞춤을 했다. 이제는 상아조각에게 아름다운 옷을 입혀주고 목에 목걸이를 걸어주고 침대에 눕히고 부드러운 배게도 고여주며 꽃다발을 받치기도 했다. 여자를 혐오했던 그였지만 상아조각 처녀라면 결혼도 하겠다고 생각했다.

키프로스 사람들은 섬에 아프로디테 신전을 세우고 축제를 하며 제물을 바치고 소원을 빌었다. 피그말리온도 정성껏 제물을 올리고 기도를 올렸다, 상아조각상과 닮은 여성과 결혼하게 해달라고. 차마 조각상과 결혼하게 해달라는 말을 못해서였다.

그런데 놀라운 일이 일어났다. 그가 집으로 돌아와 평소처럼 조각상에게 다가가 입을 맞추었다. 이게 웬일인가. 입술이 따뜻했다. 떨리는 손으로 가슴을 만졌다. 상아처녀의 몸이 점점 따뜻해졌다.

그리고 눈을 뜨고 얼굴을 붉히며 수줍게 피그말리온을 바라보았다. 여인으로 환생한 상아처녀를 품에 안고 ‘갈리테이아’ 즉 우유 빛깔의 여자란 이름을 지어주었다,

우리는 간절히 원하는 것은 이루어진다는 의미로 ‘피그말리온 효과’란 말을 사용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