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년 24절기 중 가을의 두 번째 절기가 처서로 ‘처’자는 장소·머무르다·결단하다는 글자로 ‘안석 궤’와 ‘뒤져올 치’, ‘그칠 지’가 합쳐져 있다. 즉 어떤 장소나 지위 혹은 그 곳에 머문다는 의미를 가지고 있다. ‘서’자는 덥다는 뜻으로 ‘처서’는 여름이 지나가고 신선한 가을이 되니 더위가 그친다는 말이다.

처서는 양력 8월 23일 무렵으로 태양이 황경 150도에 달한 때이다. 이날이 되면 신월의 중반으로 접어들게 된다. 신월은 여름에서 가을로 급격한 변화가 일어난다.

즉 처서는 여름의 무더위가 서늘한 가을 날씨로 급격한 변화를 느낄 수 있는 날이다.

우리 속담에 “처서가 지나면 모기도 입이 삐뚤어진다”는 말이 있다. 이날부터 여름 날씨가 그치고 가을의 서늘한 날씨로 변화된다는 의미이다.

계절의 변화에 따라 곤충의 세계에도 변화가 일어난다. 파리·모기의 극성도 사라져가고, 가을의 곤충 귀뚜라미가 울기 시작한다.

또한 처서는 벼에 이삭이 패여 자리를 잡는 시기이다. 그래서 농부들은 이날에 비가 내리면 흉년이 든다고 했다.

처서에 비가 오면 이삭에 빗물이 들어가고 결국 제대로 자라지 못해 썩기 때문이다.

이날이 쾌청해야 가을의 금기운을 듬뿍 받아 좋은 결실을 맺게 되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