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동인터내셔널(국제NGO)

이사장 김 영 주

잠이 오질 않는다. 아니 잠을 못자겠다. TV만 켜면 트럼프, 아베, 시진핑, 김정은, 문재인 등의 인물과 핵, 미사일, 무역전쟁, 일본 등의 뉴스가 정신을 뺄 정도로 눈앞에 펼쳐지고 특히 조국의 뉴스는 아예 방에 도배하듯이 아지랑이처럼 피어나고 있다.

세상이 어찌되려나. 잠을 잘 수가 없다.

대한민국의 운명이 바람 앞에 등불처럼 된 듯 걱정을 안 할 수가 없다. 이러다 반 토막 난 한반도가 또 둘로 쪼개지는 것은 아닌지 걱정이 이만저만이 아니다.

우리나라는 늘 그래왔다. 밖으로부터 침략을 당하든지 집안싸움을 하던지 늘 그래 왔다. 새삼 놀랄 일도 아니다. 도도히 흘러 온 역사를 보면 말이다. 그래서 나라가 망해 식민지 노예생활도 해보고 귀싸대기 맞고 슬슬 기는 모습도 보였다.

그런데 한 가닥 희망은 보였다. 노예생활과 귀싸대기 맞는 모습을 보여 온 민족이 세계 그 어느 민족보다 아름답고 멋진 예절을 갖추었으며, 억울한 일을 당하면 똘똘 뭉치는 대단한 용기가 있었기 때문이다.

그래서 인도 시인 라빈드라나드 타고르는 그의 책 「동방의 등불」에서 이렇게 노래했다.

‘일찍이 아시아의 등불이었던 코리아 그 등불 다시 켜지는 날 너는 세계의 등불이 되리라. 마음에는 두려움 없고 머리는 높이 쳐들린 곳 지식은 자유롭고 좁은 울타리로 세상이 조각조각 갈라지지 않는 곳. 진실의 깊은 곳에서 말씀이 솟아나는 곳. 지성의 밝은 흐름이 굳어진 습관의 모레벌판에서 길을 잃지 않는 곳. 무한히 퍼져나가는 생각과 행동으로 우리들의 마음을 자유의 천국에 인도하는 곳 내 마음의 조국 코리아여 깨어나소서.’

타고르는 세계의 등불로 한국을 전망했다. 도덕과 정신문명으로 세계를 밝힐 등불로 찬양한 것이다.

비슷한 시기에 대한민국의 궁촌벽지 전남 영광에서 태어난 소태산대종사도 조선의 국운을 다음과 같이 전망했다.

“이 나라가 장차 세계의 일등국이 될 것이다. 그 일등국이란 돈이나 힘으로 되는 그런 일등국이 아니다. 부자의 나라 미국이나 구라파 같은 그런 일등국도 아니요, 군사력이 강한 나라도 아니다. 내가 말하는 일등국이란 도덕으로 인류를 구원하는 나라이다. 앞으로는 도덕이 아니고는 인류를 구원할 수 없으며 그런 도덕국이라야 세계의 지도국이 되고 중심국이 될 것이다. 지금 이 나라는 점진적으로 어변성룡(魚變成龍)이 되어가고 있다” 하였다.

꿈같은 말씀이다. 요즘 세상 꼴을 보면 말도 안 되는 말씀이다. 누가 이 말씀을 믿겠는가. 그러나 과거 현재 미래를 다 알고 계시는 성자의 말씀인지라 안 믿을 수도 없다. 평범한 자의 얘기라면 헛웃음치고 돌아설 수 있겠으나 거시안적 혜안을 가진 성자의 말씀은 거짓이 없다.

소태산 친견제자였던(당시 16세) 문산 김삼룡 전 원광대학교 총장은 당시 상황을 이렇게 전한다.

“대종사께서 이 말씀을 하신 때가 억울하기 짝이 없는 일제 식민지하의 시기여서 암담했고, 희망이 부서진 우리들의 생활이었지만 그 말씀을 받든 당시의 제자들은 ‘꼭 그렇겠다’고 믿어진 것은 아니라 해도 대종사님을 따르는 제자들에게 큰 희망과 자부심을 주었다.”

선한 사람은 선으로 세상을 가르친다. 악한 사람은 악으로 세상을 깨우친다. 세상을 가르치고 깨우치는 데에는 그 공덕이 서로 같다. 그러므로 악한 사람은 죄를 지으며 세상일을 하니 미워하지 말고 불쌍히 여기자. 지난 시간의 역사들을 돌아보면 얼마나 많은 선함과 악함이 숨고 나타나 역사를 만들어 왔는가. 악을 통해 선을 배우고, 선을 통해 악을 배웠던 시간들이었다.

역사는 결코 직선으로 쭉 나아가는 것이 아니다. 퇴행과 반동, 정체가 끊임없이 발길을 붙잡는다. 그래서 역사는 오르락내리락하고 엎치락뒤치락하며, 거칠거칠하다. 또한 덜컹덜컹하고 출렁거린다. 그러면서 나아가는 것이다. 오르락내리락해야 나아갈 수 있는 힘이 생기고 에너지가 나온다. 선과 악이 엎치락뒤치락하며 나아가야 더욱 단련되고 깊어지는 것이다. 그것이 경계의 힘이다.

어변성룡! 개천에서 용 나기도 힘들다. 그런데 물고기가 용으로 변한다는 것, 그 힘겨움이라는 것은 살을 째는 아픔이고 뼈를 깎는 고통이 아닐 수 없다. 한 판의 승부로도 끝나지 않는 힘겨운 싸움이다. 국화꽃 하나를 피우기 위해 소쩍새가 울고, 천둥이 먹구름 속에 울고, 무서리가 내리는 격동의 시간을 거쳐야 한다. 이는 어변성룡의 한 과정이다.

어변성룡은 낙관주의도 아니다. 어쩌다 다가오는 미래도 아니다. 어변성룡은 전무후무한 희망이고, 이 희망을 열어가는 과정이다. 앞으로 이 나라는 그 누구도 감당하지 못하는 거대한 변화의 중심에 서 있음을 역설한 말이다.

몇 년 전에 출간된 「한국인만 모르는 다른 대한민국」의 지은이 임마누엘 페스트라이쉬 교수는 한국에서 희망을 찾고 있다고 했다.

서양의 경쟁과 성공을 중시하는 문화보다 동양의 사람됨을 중요시하고, 경쟁이 아닌 지속적인 발전과 성장, 존경하고 배려하는 문화 등을 중시하는 동양의 문명이 더욱 가치 있으며 인류에 희망을 줄 수 있다고 말한다. 그리고 일본과 중국보다 더 훌륭한 정신이 한국에 있다는 말을 덧붙인다.

어변성룡으로 승천하기 위한 작업은 낡은 옷을 벗는 일이다. 또한 선명한 새 옷으로 갈아입는 것이다. 그때가 지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