익산성장포럼 대표

김 성 중

우리 익산에는 4대 종교의 성지가 있다. 동양 최대의 사찰 미륵사지와 천년 고찰 숭림사, 남녀유별의 유교적 전통 속에 복음을 전파하려는 조상의 지혜와 독창성이 돋보이는 두동교회, 한국 최초의 사제인 김대건 신부가 첫발을 내디딘 것을 기념하기 위해 건립된 나바위 성당과 순교성지 여산숲정이, 원불교 순례지인 원불교중앙총부 등이 그것이다. 즉, 익산에 오면 불교, 기독교, 천주교, 원불교 4대 종교를 두루 살펴볼 수 있는 것이다.

미륵사는 백제 무왕(600∼641년) 때 창건되었으며 백제시대 최대의 사찰이었고 현존하는 미륵사지석탑(국보 제11호)과 미륵사지 당간지주(보물 제236호)를 만날 수 있다. 미륵산(彌勒山)은 미륵사지를 품고 있는 산으로 익산에서 가장 높다. 정상에 올라서면 익산, 김제, 정읍, 부안으로 이어지는 호남의 곡창지대를 굽어볼 수 있다. 미륵산 옆의 용화산龍華山(342m)은 지명에서 알 수 있듯 미륵신앙과 연관이 있다. 미래의 미륵이 56억7,000만 년 후 세상에 출현해 중생을 구제할 것이며, 그 부처를 기다린다는 것이다. 묻힌 고도의 비밀을 풀기 위한 발굴은 지금도 계속 되고 있다.

숭림사는 신라 경덕왕 때에 진표율사가 금산사와 함께 창건하였다. 숭림사는 익산 지역의 대표적인 사찰로서 명문기와를 보관 중이며 절 이름은 달마가 숭산 소림사에서 9년 동안 벽을 바라보며 좌선한 것을 기리는 뜻에서 지은 것이라고 한다. 1987년 주지인 지광 스님이 범종각, 산신각, 일주문, 안심당, 해탈교, 세심교를 새로 신축하였다.

두동교회는 전라북도문화재자료 제179호로 1923년 선교사 해리슨에 의해서 설립되었다. 건물은 ‘ㄱ’자형 평면의 한옥교회로 함석지붕에 홑처마 우진각 형태로 이루어져 있다. ‘ㄱ’자형 교회 건립의 의미는 1920년대 남녀유별의 전통을 보여주면서 남녀 모두에게 신앙을 전파하려 했던 대표적인 흔적이다.

나바위성당은 1897년 설립 당시에는 ‘화산본당’이란 이름으로 불린다. 1989년부터는 ‘나바위성당’으로 고쳐 불리기 시작하였다. 나바위성당은 최초 한옥 목조건물로 지어진 후 1916년까지 증축을 거듭하면서 한·양 절충식 건물로 형태가 바뀌게 된다. 이러한 독특한 건축 양식으로 인해 나바위성당은 1987년 7월 국가문화재 사적 제318호로 지정되었다.

원불교 중앙총부는 소태산 대종사가 원기 9년(1924년)에 건설한 후 본격적인 대중 교화활동을 펼친 곳이다. 대종사는 이곳에서 공동생활을 하며 18년간 교화경륜을 펴다 열반하였다. 현재는 원불교의 교화, 행정, 문화, 산업의 중심지 역할을 하고 있으며 소태산 대종사를 비롯해 역대 종법사의 사상과 경륜을 계승하여 도덕세계건설을 위한 교단 운영의 중심지로 활용되고 있다.

이렇듯 익산만이 가지고 있는 종교문화 유산을 살리기 위해서는 종교문화콘텐츠산업의 개발이 무엇보다도 시급하다. 또한, 종교문화콘텐츠산업이 익산에 어떠한 경제적 파급효과를 가져올 수 있는지 적극적으로 살펴보아야 할 것이다.

이를 위하여 첫째, 종교문화를 체험할 수 있는 종교문화관광 기획 등의 현실적이고 구체적인 정책적 접근이 필요하다. 종래 문화관광의 일부로서 독자성을 확보하지 못했던 종교문화관광을 적극적으로 독자적인 하나의 영역으로 발전시켜 나가야 한다. 기독교의 예루살렘 순례, 이슬람의 메카 순례, 인도 힌두교의 갠지스강 순례, 티벳인들의 라사 포탈라궁전 참배 등은 본받을 만한 사례라고 하겠다.

둘째, 보존 관리 위주에서 종교문화 유산의 적극적 활용을 위한 발상의 전환이 요구된다. 예컨대 불교계에서 실행하고 있는 템플스테이는 문화관광을 넘어서 종교체험으로서의 의미도 가지고 있는 것이다.

셋째, 유무형의 종교문화와 기록을 검토, 고증, 재해석하여 그 성과를 문화관광 인프라 구축과 활용에 적극적으로 반영해야 한다. 영성의 도시 익산의 자부심을 살리고 21세기 정보화시대에 맞는 e-종교문화관광 인프라 구축을 새롭게 해가는 것이 바람직하다.

없는 것도 만들어내고 있는 지방자치시대, 우리 익산만이 가지고 있는 소중한 종교문화콘텐츠를 활용하여 세계적인 문화관광지로 발돋움할 수 있기를 기원한다. 영성의 도시 익산을 살리자. 익산시민들의 발상의 전환과 역동적인 활동을 촉구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