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한국예총 익산시회장
김영규

2018년 무술년 새해가 밝았다. 이젠 우리의 삶이 나아지고 웃음이 넘치는 한 해가 되었으면 한다. 촛불의 함성도 아득히 사라지고, 적폐청산이니 나라다운 나라니 잰걸음으로 다가와 우리 모두의 가슴이 훈훈해지는 지금이 아닌가 싶다. 이제는 다시 힘차게 뛰고 또 뛰어 볼 일이다.

올해는 제23회 2018 평창동계올림픽 2월 9일에서 25일이 17일간 15개 종목(102경기)의 개막이 코앞이다.

또한 러시아월드컵(6월 14일에서 7월 15일)이 카잔, 모스크바 등 11개 도시에서 열리며, 예선을 통과한 우리나라도 6월 18일 오후 9시(한국시간) F조의 스웨덴과 첫 경기를 치른다. 더욱 관심이 가는 것은 제 99회 전국체육대회가(10월 12일에서 18일)7일간 우리 익산을 중심으로 열린다는 것이다.

더구나 4년마다 치러지는 지방선거가 러시아 월드컵과 같은 달이어서 스포츠와 정치의 묘한 상관관계에 관심이 집중되기도 한다. 스웨덴과 첫 경기를 치르는 우리나라는 상대의 상황파악에 온 정성을 쏟고 있다.

고대 그리스사람들에 의하면 정치에 무관심한 사람들을 가리켜 ‘idiotes’라고 불렀다. 이 말이 오늘날 영어의 ‘idiot’(바보)라는 단어의 어원이 되었으니-

생각해보면 스포츠나 정치나 상대를 알고 나를 알면 백전백승이라고 말한다. 상대를 모르고 게임에 정치에 임하는 위험한 바보와 이를 보고도 방관하는 어리석은 청중이 향하는 우리의 미래는 희망이 없다.

마냥 이렇게 가만히 앉아 기다린다면 당하기 십상이다.

러시아 월드컵 첫 상대인 스웨덴은 우리 한반도의 두배크기와 996만(세계90위)의 인구 세계 23위의 달러 보유국이다. 스카동남부에 위치한 입헌군주국가로서 주종교는 복음주의 루터교다.

복지국가의 상징과로 같은 “요람에서 무덤까지”라는 말은 원래 스웨덴을 두고 나온 말이다. 사실 행복이나 복지처럼 정치와 딱 어울리는 말도 없다. 오늘날 인간사회는 제한된 자원과 재원을 놓고 서로 경쟁하고 갈등하는데, 그 갈등을 공평하고 슬기롭게 조정하는 것이 정치가 아닌가 싶다.

이 시대에 정치가 없다면 힘없고 가난한 사람들, 특히 능력 없는 예술가들은 행복해질 수 있는 가능성이 원천적으로 봉쇄된다. 힘없고 가난한 병들고 능력 없는 사람들이 행복해지도록 국가가 공적으로 돕는 것이 바로 복지정책이며 정치의 본질과 일맥상통한다 하겠다.

러시아 월드컵에서 우리나라와 첫 번째로 상대하는 스웨덴의 정치인은 세상에서 가장 고된 직업으로 알려지고 있다. 의원의 임기가 4년인데 임기가 끝나면 다시 선거에 도전하지 않고, 그만두거나 직업을 바꾸는 비율이 높으며, 그 이유는 업무가 너무나 많고 힘이 든다는 것이다. 연중 회기가 10개월에 이르는데다 매일 출근하여 업무를 보는 것도 모자라 밤을 이용하여 공부하고 자료를 준비해야 하기 때문이다.

더구나 월급까지 많지 않을뿐더러 비정규직이라 연금혜택도 상대적으로 낮다. 이와 같은 희생에도 불구하고 조그만 실수나 잘못에 국민으로부터 가혹하게 버림까지 받게 된다는 것이다.

우리나라나 스웨덴의 정치인은 인기가 없다는 공통점은 분명한데 자세하게 살펴보면 본질이 다르다. 우리나라 정치인은 특권남용과 부패 등으로 인기가 없다면, 스웨덴의 정치인은 직업으로서 인기가 없다는 뜻으로 차이가 엄청나다. 그들은 일이 고되고 보수도 적지만 국민의 행복을 위해서 봉사하고 희생한다는 자부심이 대단하다. 여기서 우리는 정치가가 특권을 내려놓으면 국민이 행복해지고 반대로 특권을 움켜쥐고 있으면 정치가는 행복하고 국민은 불행해진다는 상식을 터득하게 된다.

사실 스웨덴이라는 나라는 오래전부터 행복한 나라는 아니었다. 18세기 말부터 19세기 초까지 극심한 빈곤에 시달리면서 3분의 1의 인구가 먹이를 찾아 이민을 가야만 했다. 그러나 현재에는 매년 10만명이상이 몰려오는 꿈의 나라로 다시 태어났다. 그 중심에서는 정치가의 희생을 통한 정치의 힘이 작용하고 있다는 사실이다.

스웨덴과 월드컵 예선 첫 경기는 꼭 이겨서 우리 국민에게 희망과 용기를 주었으면 좋겠다. 그리고 그 여세를 몰아 정치의 수준도 스웨덴을 이기는 날이 앞당겨졌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