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의 본성은 선하다-

지금 별안간 어린아이가 우물에 들어가려는 것을 보면, 누구나가 깜짝 놀라며, 가엾고 불쌍하다는 마음이 생긴다.(惻隱之心·측은지심)

이것은 어린아이의 부모와 친해 보았으면 해서도 아니요, 마을 사람이나 친구들로부터 칭찬을 듣기 위해서도 아니며, 또는 구해주지 않았다는 비난의 소리를 듣는 것이 싫어서도 아니다. 이로 보면 불쌍한 마음이 없는 이는 사람이 아니며, 부끄러워하고 미워하는 마음(羞惡之心·수오지심)이 없으며, 시비를 가릴 줄 아는 마음(是非之心·시비지심)이 없어도 사람이 아니다. 측은지심은 인의 싹이며, 수오지심은 義(의)의 싹이며, 사양지심은 禮(예)의 싹이며, 시비지심은 知(지)의 싹이다.(『맹자』「공손추(公孫丑)」)

사람은 나면서부터 사지를 가지고 있듯이 이 네 가지 싹을 가지고 있다.

순자는 이에 반하여 사람의 본성은 악하고 선은 인위에 의한 것이라고 말한다. 인간은 태어나면서부터 이익을 좋아하니, 그 본성을 따르면 쟁탈이 생기고 사양하는 마음이 없어집니다. 사람은 태어나면서 서로 질시하고 미워하니, 이 본성을 따르면 해침이 생기고 충성과 신의란 없어집니다. 그러므로 사람은 반드시 스승의 법의 교화(師法之化·사법지화)와 예의의 인도(禮義之道·예의지도)를 받은 후에 바르게 됩니다. 굽은 나무는 반드시 도지개를 대고 불에 쬐어 교정한 후에야 바르게 되고 둔한 쇠는 반드시 숫돌로 연마한 후에야 예리해지는 것과 같은 이치입니다.

무릇 본성이란 태어나면서 얻은 것으로 배울 수도 없고 얻으려 노력할 수도 없는 것입니다. 예의라는 것은 성인이 만든 것으로 사람이면 배워서 능숙하게 되고 노력해서 이룰 수 있는 것입니다.

사람의 본성이란 눈으로 볼 수 있고 귀로 들을 수 있는 것을 말하는 것입니다. 눈 없이 볼 수 없고 귀 없이 들을 수 없으니 보고 듣는 것은 배워서 되는 것이 아닙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