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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선 7기 리더의 조건에 대한 단상

익산시민 유 성 무

3월 2일 기초단체 예비후보 등록과 함께 6.13 전국 동시지방선거의 막이 올랐다. 지방선거와 함께 개헌 찬반투표가 이뤄질 것인가를 알 수 없지만, 지방지치권이 크게 확대될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민선 7기가 갖는 의미는 각별하다. 그래서 익산이 처한 현실을 살펴보면서 민선 7기를 이끌 리더는 어떤 사람이어야 하는지 생각해본다.

2000년대 초기만 하더라도 33만이 넘는 사람들이 사는 교통과 산업의 중심지로서 호남 3대 도시로의 위상을 가졌다. 하지만 갈수록 시세(市勢)가 줄어들면서 2017년 11월에 인구 마지노선이라고 여겼던 30만마저 무너졌다. 국토연구원은 익산을 ‘점진형 축소도시’로 분류할 정도로 익산은 침체를 거듭해왔다.

사실 중소도시의 인구감소에 따른 위기는 비단 익산만의 일이 아니기 때문에, 특정한 지역 리더에게 책임을 물을 수 없다. 하지만 지난 민선 6기 동안 익산의 발전방향을 뚜렷하게 제시하고 소통을 기반으로 일사불란하게 정책을 추진하지 못한 것만은 사실이라고 보인다. 따라서 민선 7기 시장과 시의회는 익산의 모든 역량을 결집시켜 익산이 다시 살아날 수 있는 초석을 다져야만 할 것이다.

지난 민선 6기 동안 사업가, 행정관료, 시민운동가 등 다양한 이력과 연령대의 시장들이 익산을 이끌었다. 모두가 나름대로의 성과를 낸 것만은 틀림없지만, 창의적인 리더십을 통해 익산을 ‘익산다운’ 도시로 만들지 못했다. 따라서 민선 7기를 이끌 익산시장은 다음과 같은 리더십을 통해 익산에 활력을 불어넣어야 한다.

첫째, 중앙 정치권 및 정부-전라북도 및 도의회-익산시의회와 굳건한 3각 공조체제를 만들 수 있는 정치적 역량이 검증된 리더십을 가져야 한다. 이 중 어느 하나만 아우르지 못해도 지역발전을 위한 사업을 제대로 추진하기 어려운 것이 현실이다. 정치적 역량이 뒷받침되지 않는 리더십은 혼란을 불러일으킨다.

둘째, 익산의 혁신을 이끌 소통의 리더십을 가져야 한다. 지역을 혁신하려면 그저 만나서 듣고 말하는 것이 아니라, 돌처럼 단단한 원칙을 갖고 물처럼 유연하게 대처하면서 민의를 혁신의 그릇으로 담아내야 한다. 따라서 민선 7기 익산시장에게는 시민을 설득하고 동참시켜 변화를 이끌어내는 소통 능력이 필요하다.

셋째, 따뜻한 리더십을 가져야 한다. 시민의 어려움을 공감하면서 어떻게든 풀어보고자 고민하고 행동하면서, 이를 위해 공직사회가 긍정적이고 적극적인 자세로 움직일 수 있는 풍토를 만들어야 한다. 정치와 행정의 혁신은 시민의 고통과 어려움을 풀고자 하는 따뜻한 리더십에서만 가능하다.

첨단기술이 기존 질서를 해체하여 새롭게 바꿀 것이라는 4차 산업혁명 시대를 목전에 둔 시점에서, 민선 7기 익산시장의 책무는 실로 막중하다. 중앙정치권과 협력하여 지역발전을 이끌 새로운 성장동력을 창출하면서도, 사람이 먼저인 익산을 만들어야 하기 때문이다. 따라서 민선 7기 익산시장은 시정 연습이 필요한 사람이 아니라, 이 3가지 리더십을 갖춘 ‘준비된 사람’이어야 한다.

나는 몇 년 전에 주간소통신문 기고를 통해 민선 익산시장의 롤 모델로 뉴욕시의 혁신 시장 피오렐로 헨리 라과디아(Fiorello Henry La Guardia, 1882~1945)를 든 적이 있었다. 뛰어난 정치력, 소통을 축으로 한 추진력, 사람이 먼저인 정책! 이 세 가지를 겸비한 리더십으로 라과디아는 낙후된 범죄도시 뉴욕을 사람과 돈이 모여드는 세계 중심도시로 변모시켰다.

얼마 전 주간소통신문에 실렸던 협동사회경제연구소 권태홍 대표의 <함께 먹고살 궁리>를 읽고 만감이 교차했다. 극심한 생활고와 사회적 좌절 때문에 스스로 생을 마감한 A양과 같은 젊은이들이 더 이상 나오지 않는 사회를 만드는 것이 정치와 행정의 목표가 돼야 한다는 말에 마음이 아팠다. 민선 7기 익산시장은 인익기익 기기기익(人溺己溺己飢己溺), 즉 ‘모든 것이 내탓이오’ 하는 마음으로 시민을 위해 머리를 쥐어짜고 행동하는 사람이어야만 한다.

6.13 지방선거에는 시민을 위해 자신의 모든 것을 던질 각오를 가진 후보들만 시민 앞에 서기 바란다. 그리고 이번이야말로 말꾼이 아니라 참된 일꾼을 가려내는 시민들의 결단이 요구된다. 모두가 살고 싶은 익산으로의 혁신은 제대로 된 익산시장을 선택하는 데서 시작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