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구려의 시조 동명성왕의 성은 고(高)이며 휘(諱)는 주몽이다. 이와 관련된 『삼국사기』의 설화를 살펴보자.

부여왕 해부루가 늙도록 아들이 없어서 명산 대천에 빌어 아들 낳기를 원하던 차에 하루는 그가 타고 있는 말이 곤연에 이르러 큰 돌을 보고 마주 대하여 눈물을 흘리므로 왕이 그것을 괴상히 여겨 사람을 시켜 그 돌을 굴려보았다.

그러자 거기에는 금빛 개구리 형상을 지닌 금색 와형(蛙形)의 한 어린아이가 있었다. 왕이 기뻐하며 「이는 하늘이 내게 좋은 아들을 주신 것이로다」하고 거두어 기르며 이름을 금와라 하였다. 이후 해부루가 세상을 떠나고 금와가 왕위를 계승하자 때마침 태백산 남쪽 우발수에서 한 여자를 만나 그의 사정을 물으니 그 여자가 말하기를 「저는 본시 하백의 딸로 이름은 유화라고 합니다. 여러 동생들과 함께 나가서 놀고 있을 때 마침 한 남자가 자칭 천제의 아들 해모수라 하고서 저를 웅심산 밑 압록강가의 집 안으로 유인하여 사욕을 다 채우고 가서 돌아오지 않으니 우리 부모님께서는 저더러 중매도 없이 몸을 남에게 허락하였다고 책망하여 드디어 우발수로 귀양살이를 보낸 것입니다」라고 하였다. 이에 금와가 이상하게 여겨 그녀를 방 안에 가둬두니 일영(日影)이 비치는지라 유화가 몸을 피하면 피하는 대로 따라와 비치곤 하였다.

그로 인하여 태기가 있어 알 하나를 낳으니 크기가 닷 되들이만 하였다. 왕이 그 알을 버리게 하여 개돼지에게 주었지만 다들 먹지 아니하고 또 길바닥에 버렸지만 소와 말이 다 피해가고 뒤에는 들에다 버렸더니 새가 날개로 품어주었다.

왕이 그 알을 깨어보려 하였으나 부서지지 아니하여 드디어 그 어미에게 돌려주니 그 어미가 수건으로 그 알을 싸서 따뜻한 곳에 둔즉 한 사내아이가 알을 깨고 나왔다.

그 아이의 생김이 영특하여 나이 겨우 7세에 숙성한 품이 남과 다르고 제 손으로 활과 화살을 만들어 쏘는데 백 번 쏘면 백 번 다 맞추었다. 부여의 속어에 활 잘 쏘는 사람을 주몽이라 한 까닭으로 주몽이라 이름 지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