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비자에 나오는 일화 중에는 정현사람 또는 정현 땅에 사는 복자라는 사람이 나오는데 어리석거나 멍청한 일을 하는 사람으로 나온다. 정나라 사람도 어리석은 캐릭터로 등장하는 경우가 있다.

「정현 땅에 복자라는 사람이 살았다. 그가 아내에게 바지를 만들도록 했다. 아내가 물었다. “바지를 어떻게 만들까요?” 남편이 대답했다. “내 옛날 바지처럼 만들면 되지.” 그러자 아내는 새 옷감을 헐게하여 낡은 바지처럼 만들었다.」

「정현 사람 복자의 아내가 시장에 갔다가 자라를 사서 돌아오는 길에 영수 물가를 지나다가 자라가 목이 마를 것 같아 영수의 물에 풀어놓아 물을 마시게 하자 바로 그 자리에서 자라를 잃어버렸다.」

「정나라 사람 중에 신발을 사려는 사람이 있었다. 그래서 자기발의 치수를 재어 자리에 놓아두고 시장에 갈 때는 잊어버리고 치수 적은 것을 두고 갔다. 시장에서 신발을 한참 고르다 말하기를 “치수를 두고 왔다”라며 되돌아가 그것을 가지고 왔다. 그가 신발가게로 돌아왔을 때 시장은 이미 문을 닫아서 결국 신발을 살 수가 없었다. 이에 어떤 사람이 말했다. “왜 당신 발로 직접 신발을 신어보지 않겠는가?” 그 정나라 사람이 대답했다. “치수 적은 것은차라리 믿을 수 있지만, 내 발은 믿을 수 없다.」

한비자는 말한다. 다른 사람의 지혜를 잘 빌리고 배우기 위해서는 자기의 지혜를 비워야 한다고. 그러지 않으면 세상에서 가장 뛰어난 마부가 모는 세상에서 가장 훌륭한 마차를 타고 달리는 것보다 자기 발로 뛰는게 더 빠르다는 착각에서 벗어나기 어려울 수 있다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