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함해국 대표

유은미

청년들의 이야기다.

앞으로 졸업 후 진로에 대해 이야기할 때마다 십중팔구는 첫 마디가 ‘갈 곳이 없다’이다.

최근 필자의 기업에 인턴이 왔다. 원광대학교 4학년인 친구 2명이 익산시 일자리정책의 일환인 인턴지원사업에 선정되어 배정되었다. 한 친구는 컴퓨터 공학, 한 친구는 산업디자인이 전공인 친구들이다. 어린 친구들이 얼마나 역할을 할까 싶었지만 각자 나름의 영역에서 야무지게 주어진 업무들을 수행하고 있다.

인턴들과 대화를 하다보면 필자가 재학했던 시절과는 많이 다른 학교생활을 이야기하고 있다. 필자의 대학시절엔 IMF위기를 극복하고 새로운 시대를 맞이하는 2000년대에 온라인 문화가 활성화되고 월드컵 4강의 신화를 캠퍼스에서 몸소 느끼며 다양한 문화경험을 하며 보냈다.

우리 역시 졸업 즈음에는 명예퇴직, 건설경기 침체 등이 사회적 이슈였으며 이로 인해 공무원 시험 준비를 하거나 대학원 진학을 하는 친구들이 늘어나긴 하였다.

그러나 지금처럼 장기간 취직을 못한다거나 취업을 포기하는 친구들은 극히 드물었다. 아르바이트 역시 필수가 아닌 선택이었으며, 편의식 보다는 동기들과 몰려다니며 대학로 일대의 분위기 좋은 식당에서의 식사가 자주 있었다.

그러나 지금의 학생들은 아르바이트는 필수이며, 졸업 후 취직하는 기간이 수개월에서 수년이 걸리는 것을 무덤덤하게 받아들이는 시대를 살아가고 있다. 학생의 로맨틱한 낭만은 사치이며 무언가에 쫓기는 불안정한 삶을 말이다.

더 이상 미취업은 개개인의 무능함이 아닌 사회구조의 불균형과 산업 생태계의 변화에 따른 사회적 현상이다. 이로 인한 중년층의 명예퇴직, 청년들의 장기 미취업 등으로 각 가정은 많은 어려움을 겪고 있으며 도시와 농촌 할 것 없이 가정의 경제적 능력 상실은 사회적 문제로 많은 고민거리를 안고 있다.

지역은 이러한 청년들을 어떻게 품을 것인가?

청년들의 취업은 각 가정의 오랜 자녀 부양의 문제를 해결하는 동시에 경제적 문제 해소를 통한 가정의 건강성 향상의 가장 큰 해결 방법이다. 그러나 솔직하게 무릎을 탁 칠만한 해법을 내놓을 이는 없다. 다만 이 고민에 함께 동참하고 노력을 더할 뿐이다.

이번 인턴 파견을 통해 청년들은 약 80만원에서 160만원 정도의 급여를 받는다고 한다. 이는 다음 학기를 생활하는 생활비로 사용되며 이번 파견을 통해 하나의 걱정거리를 덜었다고 한다. 일시적이긴 하지만 청년들과 기업인 우리에게도 좋은 정책인 듯 하다. 향후 필자의 기업은 이들을 지속적으로 고용할 수 있는 방법을 고민할 것이다.

이제껏 청년 정책은 많이 쏟아져 나왔지만 성과는 미비하고 그들에게는 와 닿지도 않는다. 점점 지쳐가는 청년들을 위해 그들과 더 많이 이야기하고 들어주는, 그리고 그들의 어깨를 토닥여줄 진정한 지역의 어른이 필요할 때이다.

그들은 철부지가 아니다. 미래를 책임질 소중한 보배이다. 앞으로 우리는 그들에게 꿈을 선택할 수 있는 권리를 만들어 줘야 하는 책임을 다해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