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무를 깎아 잉어 모양을 만들고 속을 파내어 빈 양쪽의 벽을 나무 막대기로 두드려 소리를 내는 것이 목어다. 이것이 둥글게 변형되어 목탁이 된다.

목어는 아침과 저녁 예불 전에 두드리지만, 목탁은 하루종일 정한 법도에 따라 도량 내 모든 의식의 시작과 끝을 주도한다. 목어는 물속의 중생을 제도하기 위해 친다. 하지만 게으른 수행자를 경책하는 의미가 더욱 크다. 밤에도 눈을 뜨고 물고기처럼 항상 깨어 부지런히 정진하라는 뜻으로 만들어졌다.

이와 관련된 이야기가 전해진다.

한 스님이 스승의 가르침을 어기고 늘 그릇된 짓만 일삼다가 몹쓸 병에 걸려 죽은 후 물고기의 과보를 받아 태어났다. 등에 커다란 나무가 솟아난 물고기가 되어 풍랑이 칠 때마다 피를 흘리는 고통을 당하곤 하였는데, 하루는 그 스승이 배를 타고 강을 건너다 그 물고기가 뱃전에 머리를 대고 우는 것을 보았다. 스승께서 신통력으로 물고기의 전생을 보니 그 물고기는 바로 방탕한 짓을 하다가 죽은 자신의 제자였다. 가엾은 생각이 든 스승은 곧 제자를 위하여 수륙재를 베풀고 물고기의 몸을 벗어나게 해주었다.

그날 밤 스승의 꿈에 물고기의 몸을 벗어난 제자가 나타나 말했다. “스승님의 은혜에 감사드립니다. 이제부터 열심히 정진하겠습니다. 바라옵건데, 저의 등에 있던 나무를 베어 물고기 모양으로 만들어서 나무 막대기로 쳐 주십시오. 그리고 수행자들에게 저의 이야기를 들려주면 좋은 교훈이 될 것입니다.”

이에 스승은 나무를 베어 물고기 모양의 목어를 만들어 모든 수행자들이 경각심을 일으키도록 하였다. 이 내용을 담은 탱화가 해인사 대웅전 후면에 그려져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