족함을 알면 욕을 당하지 않는다.

「의복은 추위를 막으면 족하고, 음식은 공복을 채우기만 하면 좋다」고 생각하는 성인에게는 걱정이 있을 수 없다. 하지만 범인은 그렇지 못하다. 크게는 제후의 자리에 오르고 작게는 천금의 부를 쌓아도 그 이상의 것을 바란다. 형벌은 모면할 수도 있고 사형조차 때로는 구제될 수 있지만, 만족을 모르는 사람의 어리석은 고통은 형벌이나 사형보다도 더 심한 고통이다. 욕심이 많으면 그것을 만족시키려는 마음에 근심 걱정이 생긴다. 근심 걱정이 커지면 병이 된다. 병이 들면 지혜가 쇠퇴한다. 지혜가 쇠퇴하면 도량이 없어지고 도량이 없어지면 경거망동하게 되고, 경거망동하면 재앙이 찾아든다. 재앙이 찾아들면 병이 된다. 병이 들어 속이 혼란해지면 병화가 밖에서 몰려든다. 병화가 밖에서 몰려들면 고통이 위와 장 사이에 침범한다. 그렇게 되면 인간의 몸과 마음은 함께 침범당한다.

그렇다. 욕심을 버리고 생각을 바꾸면 초가삼간 초옥도 나에겐 왕궁이 되고 내가 먹는 초근목피연명식이 보약이 되는 것이다. 헛된 망상이 화를 불러오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