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원대학교 교수

유은미

남편과 나는 가끔 스포츠와 예술을 비교하며 그것을 나누는 기준과 전문성에 대해 토론하기도 한다. 남편은 어릴 적부터 태권도를 하며 사회인이 될 때 까지 선수활동과 관련업을 병행하였으며, 그와 동시에 학창시절의 관악부, 댄스동아리 등을 거치며 다양한 예술 활동을 함께 하였다. 나는 유치원 입학 전 피아노를 시작해 대학에 갈 때까지 심취해 있었으며 성인 이후에는 미술과 무용을 하며 과할 정도의 예술 활동에 몰입해 있었다. 둘 다 관심의 공통분모인 예술 활동을 통해 만나 결혼까지 하였으며, 이렇게 가끔 서로의 관심분야에 대한 토론을 나름 진지하게 하기도 한다.

어느 날은 스포츠와 예술 활동에 있어 진정한 전문가의 기준에 대해 이야기를 나눈 적이 있다. 보통 장르에 따라 다르기도 하지만 유독 그 분야의 전문성을 이야기 하면서 대학 졸업을 기준으로 하는 곳도 있다. 이에 과연 그 분야의 예술 전문성에 대한 모든 것을 대변해 줄 수 있는 전문성일 수 있을까에 우리 둘의 답은 ‘아니다’였다.

스포츠의 경우 꼭 대학졸업을 하지 않더라도 다양한 평가기준이 체계적으로 있어 일정 기량 이상이면 전문성을 인정받기도 한다. 예를 들면 태권도의 경우에는 일정 이상 레벨의 ‘단’을 취득하면 그 분야에 대한 기술력과 수련기간을 인정하여 사회에서 활동하거나 그 분야의 업을 유지하는데 일정 기준이 된다. 또한 일정 레벨 이상이 되면 대회에 참여하여 승률과 입상성적으로 자신의 기술과 전문성을 대변할 수 있다. 예술의 경우에는 공연의 참가와 대회 입상성적으로 구분하기도 하는데 공연의 크기, 대회의 규모, 상훈에 따라 평가가 다양하게 해석된다. 그러나 예술의 경우 이러한 공연과 대회의 경험이 많다고 해서 절대적으로 우수하다고 평가되지는 않는다.

그 이유는 스포츠는 기술 또는 기능에 대한 정확한 기준이 있어 그 기준치에 맞게 훈련하면 목표에 근접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 목표에 근접할수록 우수하다고 평가가 가능하며, 그 훈련과정에 대한 것도 인정받을 수 있다. 아마도 책정된 목표에는 인간의 신체적 한계는 일정량 정해져 있음으로 그 한계치에 도달하기 위해서는 그 어떠한 변수나 요량이 없기 때문에 그럴 수 있다.

그러나 예술은 기술이 주는 감동도 있지만 기술을 뺀 담담함이 때로는 많은 이들에게 더 큰 감동을 주기도 한다. 그래서 예술의 가장 중요한 부분인 감동과 공감을 측정할 수 있는 절대적인 기준을 성립하기 어려워 많은 비용과 시간을 들인 것이 어느 때에는 비워져있는 것에 비해 감동이 덜한 경우도 있다. 이는 예술은 스포츠에 비해 환경, 시간, 받아들이는 사람의 마음 상태 등 다양한 요인에 의해 같은 작품이어도 전달되는 것들이 다르기 때문이다.

이처럼 스포츠는 평가에 관한 어떠한 기준을 성립하기가 예술에 비해 외부요인의 영향을 덜 받는다. 그래서 스포츠는 냉정하지만 예술은 냉혹하다고들 하는 것 같다. 스포츠와 예술이라는 게 이렇듯 어렵고 인정받기까지 많은 시간과 노력이 필요하지만 냉정하고 냉혹한 평가와 현실 앞에 그 노력이 무산되는 것을 볼 때면 안타깝기도 하다. 뿐만 아니라 이 어려운 분야를 시장성까지 갖추려니 더더욱 잔인한 형국이다. 가끔 예술을 전공하는 학생들을 보면 안쓰러운 마음이 들기도 하다. 캠퍼스에서의 예술은 낭만적이지만 그 이후 벗어나게 되면 너무나 잔혹한 현실에 놓여 지기 때문이다.

코로나로 인해 소상공인 못지않게 직격타를 맞은 곳이 스포츠와 예술분야이다. 당장 먹고 사는데 이 두 분야가 없어도 되는 것처럼 보이지만 이것들이 상실되었을 때 사회에 영향을 미치는 부작용은 비용으로 환산하면 매우 크다. 스포츠와 예술인들이 무너져 스포츠와 예술 산업의 잠재된 가치를 잃기 전에 코로나로 인해 마음이 지친 국민들을 위해 이들이 위로하고 힘을 낼 수 있도록 많은 스포츠와 예술인들을 적극적으로 활용할 정책 사업이 필요하다고 결론을 내며 하루의 토론을 마무리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