익산시사회복지협의회장

국제NGO 삼동인터내셔널 이사장

정신요양시설 삼정원장
김영주

“죽은 사람이 살아난다.”는 말은 생물학적으로 생명활동이 완전히 정지된 생명체가 다시 살아나는 것이다.

과학적으로는 상상도 할 수 없는 일이지만 고대에 쓰여 진 역사서에 인간이 부활했다고 적혀있는 경우도 있다. 삼국지의 경우, 후한서의 효헌 황제기(헌제기)에 보면 191년 당시 장사(長沙)에서 어떤 사람이 죽은 지 한 달을 넘긴 뒤 다시 살아났다고 한다. 우리 삼국사기에도 신라 내해 이사금 27년(서기 222년)에 남신현(南新縣)이란 곳에 살던 어떤 사람이 죽었다가 한 달 만에 되살아났다는 기록이 있다. 물론 실제로 죽은 사람이 살아난 것은 절대로 아닐 것이고, 가사상태에 빠진 사람이 살아났던 것이거나, 그러한 뜬소문이 나돌 정도로 혼란스러웠다는 반증이다.

또는 무언가의 사유로 사망신고가 되었던 사람이 후에 생존이 확인되면 살아있는 사람으로 다시 기록되는데 이 때 "부활"이라고 기재된다. 현실에서 이런 경우가 있을까 싶지만 충분히 있을 수 있는 일이다. 대표적인 예시로 사람이 실종되는 경우, 한국의 현행법으로는 실종된 후로 5년이 지나면 사망한 것으로 간주되는데, 실종되었던 사람이 그 이상의 시간이 흐른 뒤에 생존이 확인되는 경우를 들 수 있다.

특이한 예지만 만일 사람의 몸을 구성하는 수많은 죽은 세포 하나하나를 살릴 수 있는 기술이 나온다면 부활이 과학적으로 가능해질 수도 있다. 혹은 죽어가는 사람의 세포를 떼어다가 DNA 정보를 기반으로 복제인간을 만들 수가 있다면 이것도 부활 혹은 수명 연장의 영역으로 볼 여지도 존재. 혹은 정신을 로봇에 이식해서 되살리는 방법도 있다.

기독교 교단에 따라 해석이 다양하지만 예수의 재림 이후 교인들은 인간이 되살아날 것을 교리로 믿는다. 성경에 나오는 기적 중 하나로, 죽은 지 사흘 만에 부활했다는 예수는 물론이요, 구약 엘리사가 살린 수넴 여인의 아들, 신약 예수가 살려낸 라자로, 회당장 야이로의 딸, 나인 성 과부의 아들, 바울로가 살린 유두고 등 죽었다가 살아난 인물들이 등장한다.

"죽은 사람이 살아난다."는 것은 죽은 사람이 다시 태어날 수 있다는 것을 내포하고 있다. 이는 국가와 사회를 위해 희생적 순교를 통한 부활과 관련되거나, 종교에 입교함으로써 거듭남의 생활을 하는 경우일 것이다. 즉 “죽은 사람이 살아난다.”는 의미는 2가지이다. 하나는 생물학적인 육체의 부활이요, 또 하나는 정신적인 마음부활이다.

루소(J. Rousseau)의 말을 빌리면 "사람은 두 번 태어난다."고 한다. 한 번은 부모로부터 생물학적으로 태어나고, 다른 한 번은 스승의 가르침으로서 거듭난다는 것이다. 성자와 위인달사들은 이러한 부활에 성공한 분들이다. 석가모니도 화려한 왕궁가를 벗어나 출가고행 끝에 대성자가 되었으니, 오늘날 영원히 살아있는 부처님으로 숭배되는 것이다.

예수의 부활은 제자들에게 엄청난 용기와 신념을 주었다. 이는 예수야말로 인류의 구세주라고 정신적 믿음을 갖게 한 것이다. 유가에서는 살신성인이라 하여 자신의 몸을 희생하여 인을 이룬 공자를 칭송하고 있다. 원불교에서는 ‘백지혈인(白紙血印)’이라는 소태산 제자들의 이적을 말한다. 원불교에서는 이 날을 기려 매년 8월21일 그 분들의 부활을 기념하고 있다.

소태산은 믿고 따르는 9인 제자들에게 말한다. “지금 세상은 물질에 현혹되어 개인·가정·사회·국가의 도탄이 한이 없으니 세상을 구하기로 한 우리가 먼저 하늘을 감동시키자” 하고 근동 산봉우리를 정해 도탄에 빠진 창생들을 위해 1920년 4월26일 생사를 초월한 산상기도를 시작(결제)했다. 음력 10월6일 해제까지 삼육일 기도를 거행하니 매월 6일, 16일, 26일 세 번 각자 맡은 아홉 봉우리에서 혈심으로 기도했다.

산상기도 세달 째가 되는 7월16일 소태산은 “그대들의 정성이 장하기는 하나 천의를 움직이기에는 미치지 못하니, 만일 목숨을 바쳐 천의의 감동을 얻는다면 죽겠는가?”라고 물으셨고 9인 제자는 모두 “그러겠습니다”라고 했다. 소태산은 다시 10일의 기회를 줬다. 제자들은 모두가 자신의 희생으로 인류가 행복해진다는 것을 기뻐하며 원기4년 8월21일(음력 7월26일) 다시 모였다하니 존경하지 않을 수 없는 일이다. 그들은 ‘죽어도 여한이 없다(死無餘恨)“는 백지에 글을 써 서약을 올리고 손도장을 찍으니 혈인(血印)으로 나타났다.

이를 본 소태산은 “그대들의 마음은 천지신명이 감응하였다. 이제 그대들의 몸은 곧 시방세계에 바친 몸이니 앞으로 천신만고와 함지사지를 당할지라도 오늘의 이 마음을 변하지 말고, 가정 애착과 오욕(五慾)의 경계에 끌림 없는 순일한 생각으로 공부와 사업에 오로지 힘쓰라“ 하였다. 그리고 제자들에게 지금까지의 세속 이름을 가진 사람은 이미 죽었다 하고 새로운 공명의 새 이름을 주었다.

이는 인간 부활의 정신이다. 그들은 새로운 이름으로 거듭나시어 새 세상 개척의 참다운 일꾼이 되었다. 인간은 부모로부터 받은 이 몸을 거듭 낳아 새로운 삶을 이룩해야 할 의무를 지니고 있다. 거듭 난 인간은 참 인간이요 도덕적 인간이며 여기에 참다운 부활의 의미가 있다. 그러므로 이들의 거듭 태어남은 인간부활로써 세상의 영원한 정신적 축이 되고 인류의 활로를 개척하는 정신적 지주가 될 것이며 세계평화의 원천적 힘이 되리라 생각한다.

우리가 사는 이 세상은 너와 나를 나누고, 사회와 국가를 둘로 보아서는 새로운 세상을 만들 수 없다. 이 세상은 서로가 서로를 '없어서는 살지 못할' 관계로 인식하고 존귀하게 대하며 불공해야 이룩할 수 있다. 네 편 내 편으로 갈라서서 서로를 헐뜯는 고해 세상은 은혜로운 세상으로 진보해야 한다. 그것이 바로 정신 세력의 확대요, 정신의 부활이다. 그리고 죽은 사람이 살아나는 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