익산성장포럼대표 前익산경찰서장 김성중

정부는 15일 브리핑을 통해 오는 26일부터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을 만 65세 미만부터 접종하겠다고 발표하였습니다. 우선 접종 대상인 요양병원, 요양시설 입소자와 종사자 중 만 65세 미만인 27만 명을 대상으로 백신 접종을 시작합니다. 코백스를 통해 3월 초에 도입될 화이자 백신은 코로나 환자를 치료하는 의료진 5만 5천 명을 대상으로 접종을 시작하고 종합병원 등 고위험 의료기관 종사자 35만여 명, 코로나19 방역요원이나 역학조사관 등 1차 대응 요원 7만 8천여 명은 3월부터 아스트라제네카 백신 접종을 시작한다고 합니다. 정부는 7900만 명분의 백신 도입을 확정했으며 11월 말 집단면역 형성을 목표로 노력하고 있다고 밝히고 있습니다. 참으로 다행스러운 일입니다.

지금까지 인류를 위협했던 어떤 바이러스도 우리 인간 사회를 완전히 망가뜨리지는 못했습니다. 코로나19도 결국에는 결말을 보게 될 것입니다. 우리가 아무리 힘들어도 희망을 잃지 않는 이유입니다. 그러나 일부에서 이미 개발된 백신을 접종받지 않겠다는 분이 계십니다. 부정확한 정보가 낳은 막연한 '두려움'이 백신 접종 기피로 이어지는 것 같아 안타깝습니다.

첫째, 백신 제조과정 중에 해롭고 유독한 물질이 들어간다는 두려움입니다. 백신에는 바이러스나 세균, 단백질 등의 주성분과 더불어 젤라틴 같은 안정제나 티메로살 같은 보존제가 포함됩니다. 또한, 제조과정에서 사용한 화학물질들이 극소량 잔류물로 남아있을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이런 첨가물이나 잔류물은 엄격히 기준 이하로 관리하고 있으며, 생산되는 백신이 이러한 기준을 지켜 제조됐는지 매번 정부가 검토한 후 승인하고 있다는 것을 알아야겠습니다.

둘째, 자연적으로 감염되는 것이 백신을 맞는 것보다 더 낫다는 오해입니다. 백신 접종 대신 병에 걸린 후 생기는 자연면역을 선택한다면 심각한 부작용도 함께 감수해야 합니다. 파상풍이나 뇌수막염과 같은 질병에 걸리면 사망할 수 있으며 영구적인 부작용을 나타낼 수도 있다고 합니다. 물론 백신도 부작용이 나타날 수 있으나 부작용의 발생빈도나 정도가 훨씬 약합니다. 홍역바이러스 감염 시 1000명 중 1명은 뇌염이 발생 되고 2명은 사망합니다. 하지만 MMR(홍역·유행성이하선염·풍진) 백신으로 인한 알러지 발생 가능성은 100만 명 중 1명이라고 합니다. 이 사실로도 왜 자연 감염이 아닌 백신을 선택해야 하는지에 대한 충분한 근거가 됩니다.

셋째, 백신을 접종받았다고 해서 100% 예방되는 것은 물론 아닙니다. 접종받은 사람의 건강상태나 면역체계 등에 따라 효과가 다르게 나타날 수 있기 때문입니다. 또한, 변이된 바이러스는 기존 백신으로 예방할 수 없는 신종 바이러스가 되기도 합니다. 보통 바이러스는 세대를 거듭하며 변이를 거듭하면서 치명력을 낮추고 전염력을 높이는 방식으로 진화합니다. 현재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도 전염력이 매우 높은데 그에 비해 치명력은 낮은 편입니다. 이렇게 심각한 질병이 된 이유는, 기저질환이 있는 사람들에게 선택적으로 치명률이 높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백신을 접종한 경우라면 생성된 면역반응으로 증상을 가볍게 겪고 지나거나 백신을 접종받지 않은 경우보다 질병 자체에 감염될 확률도 매우 낮아진다는 것을 기억해야 합니다.

백신 전쟁에는 3개의 단계가 있습니다. 1차는 백신 개발, 2차는 백신 도입, 마지막 3차는 백신 접종입니다. 우리나라가 1차와 2차에서 다소 부진하다고 평가되더라도 3차인 백신 접종에서는 세계 최강인 경쟁력이 있다고 생각합니다. 어느 나라에도 뒤지지 않는 촘촘한 행정력과 탄탄한 의료시설이 있으며 완벽에 가까운 정보통신 기반이 있기 때문입니다. 계획대로 백신만 확보한다면 가장 효과적으로, 가장 빨리 전 국민 접종이 가능하다고 확신합니다. 아울러 방역 당국에서는 긴급 사용승인이 난 백신을 사용하는 것임을 충분히 고려하여 백신 접종 후 나타날 수 있는 증상에 대해서 지속적이고 강력한 모니터링을 해야 할 것 입니다.

백신은 인류의 수명을 획기적으로 늘리는데 기여하고 있는 20세기 최고의 발명품 중 하나입니다. 백신을 '0.5밀리리터(mL)의 기적'이라고 부르는 이유입니다. 지금 우리는 잘못된 정보로 인류가 이루어낸 기적의 혜택을 누리지 않겠다고 하지는 않는지 스스로 자문해야 할 때가 왔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