익산성장포럼대표

前익산경찰서장

김성중

'펫(pet), 반려(伴侶)'. '짝이 되는 동무'라는 뜻입니다. 현대사회에서는 말 그대로 함께 살아가며 친구이자 가족이 되는 강아지나 고양이를 칭할 때 이 표현을 씁니다. 반려동물 인구가 1500만명 시대에 들어섰습니다. 1인 가구 증가와 고령화 등으로 동물을 가족으로 여기는 '펫팸족'(pet+family)과 반려동물과 관련한 산업을 지칭하는 '펫코노미'(pet+economy)라는 신조어도 생겨났습니다. 2019년 동물보호에 대한 국민의식조사에 따르면 반려동물 양육가구 비율은 전체 가구의 26.4%로 국민 4명 중 1명이 반려동물을 키우고 있습니다.

정부는 동물보호법 개정으로 동물의 보호와 관리에 대한 제도를 지속적으로 개선해왔습니다. 우선 동물 학대 및 유기 행위에 대한 처벌을 강화했으며 맹견의 경우 외출 시에는 반드시 목줄과 입마개를 채워야 하는 의무도 부여했습니다. 또 개 물림 사고 예방을 위해 내년 2월부터는 반려견 목줄 길이를 구체적으로 제한하는 등 반려인의 의무를 강화할 예정입니다. 그러나 반려동물의 복지개선을 위해 보완해야 할 과제도 많습니다. 동물 학대자의 소유권 제한, 민간 동물보호시설의 신고제 도입 등을 위해 정부와 국회, 지자체가 더 협력해야 할 것입니다.

지난해 전북연구원은 ‘전북형 반려동물 복지 및 연관산업 육성 계획안’을 발표했습니다. 연구원은 반려동물 관련 업체 지도·점검 강화와 동물보호센터의 환경 개선, 반려인 교육 및 문화축제, 반려동물 여가 및 복지 생태계를 조성을 제안했습니다. 우리 익산에서도 반려동물과 관련하여 어떤 정책들을 추진해야 바람직할지를 판단하고 구체적으로 실현할 때입니다.

첫째, 익산에도 펫카페 및 반려동물을 위한 공원과 호텔이 다양하게 조성되어야 합니다.
전북이 반려동물 동반 여행지로 주목받고 있습니다. 전북도 산하 자연휴양림에 반려동물 전용 객실을 운영하고 산림박물관 등의 실내외 공간을 반려견에 전면 개방하였습니다. 관광공사는 전북을 ‘2021년 반려동물 동반여행 시범 선도특화사업 지역’으로 지정했습니다. 이에 따라 전북 6곳에 반려견과 함께 산책하기 좋은 안심 걷기 길이 조성됐습니다.
순창군에 있는 전북 산림박물관의 실내·외 모든 시설을 반려동물에도 전면 개방됩니다. 주인에게 충성을 바쳤다는 ‘의견(義犬)’ 설화가 전해지는 임실군 오수면은 반려동물 산업의 메카로 조성됩니다. 임실군은 총 80억 원을 투입해 오수 의견 관광지 12만여㎡에 반려동물 지원센터를 짓는 중입니다. 이 센터에는 펫 카페와 반려동물 놀이터 등은 물론 민간투자로 반려동물 호텔이 들어설 예정입니다.

둘째, 익산에서 양육 포기동물 인수, 입양, 교육, 연구개발, 상담, 지역활동가 플랫폼, 동물병원 등의 서비스를 시범적으로 시행하는 역할을 하는 반려동물 지원센터 건립이 필요합니다.
반려동물 지원센터는 복합커뮤니티 공간으로 조성해야 합니다. 1인 가구 증가와 초고령사회 진입 등 사회구조 변화로 반려동물과 함께할 수 있는 공간 부족 문제를 해결하도록 설계해야 합니다. 이 센터에서는 반려인과 비반려인을 보듬고 교육할 수 있는 생명존중·인성교육 프로그램을 운영해야 합니다. 우리의 인식전환만이 동물유기·학대 및 반려동물로 인한 사회적 갈등을 줄일 수 있기 때문입니다.

셋째, 원광대 반려동물산업학과를 활용하여 반려동물산업 확대에 따른 직업군 발굴, 관련 전문가 양성 및 신제품 개발을 위한 산학협력을 다양하게 추진해야 합니다.
2019년에 신설된 원광대 반려동물산업학과는 최근 급성장하고 있는 반려동물산업 분야의 전문인력 양성을 목표로 체계적인 교육과정이 개설돼 있습니다. 지난해 이 학과가 IT 융합기기를 만드는 지역업체 ㈜아임과 반려동물산업 활성화를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했습니다. 양측은 △반려동물 IT 융합기기 개발 전문인력 양성 △장학금 지원을 통한 산학협력 활성화 △반려동물 관련 신제품 개발 △반려동물산업 발전모델 제시 △반려동물산업 신규사업 검토를 중심으로 협력하기로 하였습니다. 참으로 모범적인 사례입니다.

결국, 이러한 정책실현으로 우리 익산이 국가식품클러스트를 통하여 펫푸드 생태계를 선도해야 한다고 확신합니다. 이를 위하여 국내 펫푸드 시장에도 유럽·미국의 성숙된 펫푸드 가이드라인이 도입되어야 합니다. 국내 펫푸드에도 영양가라는 개념이 필요하며 수의학 분야와도 연계도 필수적입니다. 이제는 '메이드 인 코리아 펫푸드'의 평판 관리를 위해서라도 반려동물도 하나의 생명으로서 법적·사회적 지위를 인정받아야 할 때가 왔기 때문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