혜원은 중국 동진 때의 승려로 “누구나 정성으로 염불하면 극락 정토에 들 수 있다”고 설법한 정토종의 시조이다. 그는 불법에 정진하기 위해 37년 동안 여산의 동립사 앞 개울까지만 나갈 뿐이었다.

한 번은 평택 현령 도연명이 혜원을 방문하여 담소를 하다가 돌아가게 되었다. 아쉬운 정을 나누며 개울가 언덕에 이르자 혜원이 걸음을 멈추었다. 이에 도연명이 말했다. “조금만 더 같이 걸으시지요. 저는 관리이기 때문에 행동에 제약이 따르지만 대사께서는 속세를 떠나셨으니 구름처럼 오갈 수 있지 않습니까?” 혜원이 곧 대답하기를 “안 되겠네. 마음이 시키는 대로, 욕망이 솟는 대로 할 수는 없네. 자네와 좀 더 함께 있고 싶지만 여기서 헤어져야겠네” “저 개울을 잠깐 건너는 것도 안 되겠습니까?” “안 되네. 나는 30여년동안 이 개울을 넘어본 적이 없네” “그것이 계율입니까?” “그래 그것이 내 개인의 계율이지” “그게 무슨 의미가 있나요?” “의미가 있고 없고의 문제가 아니네. 「선한 일이 작다하여도 하지 않아서는 안 될 것이며, 악한 일이지 작다고 해서 하여서는 안 될 것이다.」 라는 유비의 말도 있지 않은가? 무릇 작은 일을 잘해야 큰일을 잘할 수 있다네. 내가 만약 작은 계율을 지킬 수 없다면 어찌 큰 진리를 깨달을 수 있겠는가?” 도연명은 고개를 끄덕이며 돌아갔다. 그렇다. 작은 선부터 지금 당장 시작해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