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익산에 걸맞은 ‘마을호텔’을 보고 싶다

익산성장더포럼 대표
김 성 중

쇠퇴하는 도심을 살리기 위한 도시재생 차원에서 마을 호텔을 만들었거나 도입을 준비하는 지역이 늘고 있다. 머무는 관광으로 마을을 살린다는 취지로 민박집·식당·카페·사진관·갤러리 등을 연계하는 방식을 통하여 지역주민들이 서로 연대하여 호텔에서 즐길 수 있는 서비스를 마을이 제공하는 것이다. 구도심이나 침체된 지역경제를 살리는 대안으로 이러한 마을호텔 떠오르고 있다. <한겨레> 보도에 따르면 2월 7일 현재 전국 10곳에서 마을 호텔을 조성했거나 도입을 추진 중이다. 전북과 강원, 서울이 각각 2곳이고, 충남, 충북, 경기, 부산이 각각 1곳씩이다. 전북의 경우, 민간이 주도하는 전주 구도심과 도시재생산업과 연계된 군산 구도심 등이 추진하고 있다.

강원도 정선군 고한읍 고한18리는 주민들이 직접 마을 호텔을 조성하면서 정부의 도시재생 공모 사업에 선정된 지역이다. 강원랜드 인근 폐광촌 주민들은 ‘마을 만들기 위원회’를 꾸려 민박, 중국음식점, 빈집 등 마을이 가진 자원을 연계해 기존의 호텔 건물에서 즐길 수 있는 서비스를 구현해냈다.

부산 동구 도시민박촌 이바구캠프, 강원도 춘천시 옥천동 썸원스페이지 등도 손꼽히는 마을 호텔이다. 특히 이바구캠프는 숙소를 먼저 구축한 뒤 마을이 가진 자원 등의 네트워크를 형성한 ‘공간형 마을 호텔’, 썸원스페이지는 마을 네트워크가 먼저 형성된 뒤 공간을 만든 ‘네트워크형 마을 호텔’로 분류된다.

공주 봉황동 ‘마을 호텔’의 경우 지방정부의 노력에도 도심이 비어가자 주민들이 나섰다. 관광객과 마을 주민이 상생할 수 있는 방법을 고심하는 젊은 자영업자들이 주축이 됐다. 1960년대 지어진 한옥을 사들여 리모델링한 뒤 지난해 게스트하우스를 차린 권모씨가 관광객과 마을 자영업자가 상생할 수 있는 ‘마을 호텔’을 기획했다. 동네에 있는 민박, 식당, 카페, 사진관, 갤러리 등을 조직해 마을이 마치 호텔처럼 관광객에게 여러 서비스를 제공하기 시작한 것이다. 권씨의 민박집은 호텔 객실이 되고 이웃 식당은 호텔 레스토랑, 이웃 카페는 호텔 커피숍이 되는 식이다.

경기도 연천군 백의2리에 조성되는 마을 호텔은 경기도와 연천군이 정주환경개선사업의 하나로 빈집을 사들이고 지방정부가 소유한 건물을 리모델링하는 방식으로 진행되고 있다. 비어있던 파출소 부지는 마을 호텔의 ‘체크인 센터’로 변신 중이며 마을 호텔은 주민 10여명이 고용되는 ‘마을 기업’에서 직접 경영한다. 직원들은 ‘체크인 센터’에 위치한 운영 사무실에서 관광객을 안내하고 관광객이 이용할 숙박, 먹거리, 놀 거리를 관리하는 역할을 맡는다.

이제는 우리 익산도 이러한 주변도시들의 상황을 파악하여 우리 익산에 걸맞은 마을호텔을 구상해 나가야 한다. 어떤 방법이 성공했다면 그 방법이 아니라 그 시기, 환경에서 그 방법이 성공할 수 있었던 요인을 찾아내야 한다. 마을이 호텔이 될 수 있는 마을의 요인은 무엇일까?

첫째, 마을의 규모를 불문하고 지역 주민들의 서로 화합할 수 있는 끈끈한 연대감이 담보된 마을이어야 한다. 운영을 지속하기 위해서는 마을 공동위원회가 활성화 되어야 하며 지역 주민들 간의 소통과 화합이 이러한 사업의 원동력이기 때문이다.

둘째, 지역 특성이 반영된 숙소가 구축되어야 한다. 기존의 호텔이나 민박촌 또는 빈집이나 한옥, 초가집 등 지역 특성이 반영된 숙소를 활용할 수 있는 마을이어야 유리하다. 편안하며 추억이 남을 수 있는 공간을 살려야 한다.

셋째, 이러한 연대감과 구축된 숙소를 기반으로 먹거리, 놀거리 시설이 서로 연결될 수 있는 공간이 구성된 마을이 바람직하다. 식당, 카페, 사진관, 갤러리, 문화유적, 낚시터 등 다양한 문화콘텐츠를 활용할 수 있어야 한다. 물론, 그 속에서 고향의 따뜻함을 느끼고 체험할 수 있다면 금상첨화일 것이다.

익산시 506 제곱킬로미터, 1읍 14면 13동 중에 이러한 성공요인을 갖춘 마을을 살펴볼 필요가 있다. 주민들의 자발적인 참여가 가장 바람직하며 익산시의 관심과 노력도 물론 필요하다. 주민들의 지지와 적극성으로 서로 연대하여 내실이 튼튼해지는 사업은 외부의 작은 시련에도 잘 견뎌낼 수 있을 것이다. 마을이 호텔이 되는 기발한 상상력이 발휘되는 우리 지역 익산의 도약을 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