익산문화원 고문
김 복 현

북한의 핵과 미사일 위협 속에 대한민국은 하루도 편안한 날이 없는 가운데 연일 지속되는 이상기후 변화와 함께 폭염과 홍수로 인하여 한반도가 연일 긴장의 끈을 놓을 수 없는 상황이다. 하지만 세월의 흐름은 멈추지 않고 흘러 8월7일은 가을의 문턱에 들어선다는 입추(立秋)가 11일은 더위의 끝자락이라고 하는 말복(末伏)이 23일은 아침저녁으로 찬바람이 불고 가을로 접어든다는 처서(處暑)다.

그래서인지 날씨는 시원해졌지만 한반도의 긴장은 해결 기미를 보이지 않고 긴장이 고조된 가운데 한·미 연합 군사 훈련인 을지 프리덤 가디언(UFG)이 시작되었다.

한반도 긴장의 빌미를 제공한 치욕의 역사를 남긴 1910년 8월29일은 경술국치(庚戌國恥)라는 치욕의 역사가 있었던 날이 금년에도 어김없이 우리에게 다가오고 있다. 이날로부터 일제에 의해 나라를 강탈당하는 수모와 함께 36년 동안 나라가 없는 상태에서 살아야 했고 역사문화의 단절이라는 큰 고통 속에서 우리 선조들은 살아야만 했다.

나라를 지켜야 할 힘이 모자라 일제의 횡포에 나라를 빼앗기다보니 삶의 기본 권리를 강탈당해야 했고, 강제노역과 강제 징병 징용에 끌려 다녀야 했으며 우리 민족의 전통생활문화가 말살되고 우리말과 글을 사용하지 못하는 수모를 당해야만 했다. 또한 강제로 일본말을 사용하도록 강요당하였고 일본 천황에게 충성맹세를 해야만 살아남을 수 있었던 세월을 보냈던 가슴 아픈 역사가 36년간의 일제치하에서의 서러움이었다.

이처럼 포악스러운 일제로부터 해방되어 나라를 되찾았으니 그 기쁨은 글자 그대로 감격이었을 것이다. 그래서 “흙 다시 만져보자 바닷물도 춤을 춘다. 기어이 보시려던 어른님 벗님 어찌하리 이날이 사십년 뜨거운 피 엉긴 자취니 길이길이 지키세 길이길이 지키세” 광복절 노래가사가 만들어진다.

1945년 8월15일 광복절(光復節). 그러나 우리는 나라를 되찾은 지 72년이란 세월이 지났지만 국치일(國恥日)을 맞이할 때마다 가슴속에 큰 고통을 안고 있어서인지 나라 잃은 의미와 광복의 의미를 크게 느끼지 못하고 지나치는 경향이 있다. 이유는 아직도 해결하지 못한 “민족분단” “국토분단” “문화 분단”이라는 보다 더 큰 고통과 아픔이 치유되지 안했음으로 인하여 광복절의 의미도 국치일의 의미도 함께 크게 기뻐할 시간이 없이 지나가고 있다는 생각이다.

여기에 우리민족의 큰 아픔을 돌이켜보면 상상도 못했던 이념대결과 강대국의 정치 놀음에 민족상잔(民族相殘)이라는 1950년 6.25 전쟁이다.

3년 1개월간 동족끼리 전쟁을 해야 했던 민족전쟁이요, 이념전쟁이 1957년 7월 27일 휴전을 했지만 전쟁은 승자도 패자도 없이 67년간 남과 북이 극단적인 대치상황 속에서 각기 살아야 하는 운명을 맞이하게 된다.

2017년 오늘에 와서 남과 북의 67년간의 아픈 분단 결과를 보면 남한은 피눈물 나는 노력으로 경제대국이 되었고 민주화된 선진국으로 변모했으며 북한은 먹고사는 문제도 해결하지 못한 채 배고픔을 해결하지 못하고 있으며 주민을 굶어죽이는 김일성 왕조국가로 변모하였고 한반도 적화 통일을 목표로 핵과 미사일 개발에 미친 듯이 날뛰며 오늘에 이르고 있다. 그 결과 오늘날에는 핵보유국이라고 당당히 큰 소리를 치고 있으며 초강대국인 미국을 위협하려 하고 있으니 언제 어느 때 무슨 일이 돌발할지 모르는 안보 불안이 고조된 상황으로 한반도가 흔들리고 있다고 외신들은 전하고 있다. 북한은 미국의 아시아 태평양 지역 군사 거점인 괌 인근 30-40km 해상에 북한미사일 화성 12형 4발을 동시에 탄착시키는 방안을 8월 중에 완성하겠다고 위협을 하고 있다. 특히 최근 미국 국방정보국이 지난달 북한 핵 개발 프로그램 평가에서 북한이 대륙간 탄도미사일에 탑재할 수 있는 소형 핵탄두 개발에 성공한 것으로 결론 내렸다고 전하고 있으니 걱정이 더 커진다.

소형 핵탄두 개발이 핵무기 개발의 종착역이라고 하는데 북한은 핵무기 보유국가로서의 모든 것을 다 갖추었다고 평가하고 있는 것이 오늘의 국제사회 시각이다. 이런 긴박한 상황이 연속되고 있지만 우리나라는 남의 나라 일인 것처럼 여기는 국민이 대다수라고 하니 안보불안이 고조되는 것도 사실이다.

이러한 한반도를 아직도 이웃 일본은 2017년 일본 방위백서에 독도는 일본 고유 영토라고 2005년 이래 13년 동안 줄 곳 기록하여 “독도는 일본 고유 영토인데 한국이 강제 점령하고 있다”고 학생들에게 가르치고 있다고 하니 일본의 역사인식은 변하지 않고 있다.

지난날 한국을 점령하였던 일본의 야욕이 아직도 지속되고 있는 대목이기도 하다. 아직도 한국 영토를 지배하려는 야욕이 도사리고 있는 일본의 역사 인식에 이웃국가인 일본을 좋게 여길 수 없는 정서가 우리 국민에게 만연되어 있는 것도 사실이다.

72년 전 히로시마와 나가사키에 떨어진 원자폭탄의 버섯구름 아래에서 일어났던 비참함을 생각하면서 다시는 전쟁의 참화가 없어야 하건만 우리의 환경은 북한 핵무장으로 인하여 한치 앞을 내다볼 수 없을 정도라고 하니 8.15 광복절과 8월 29일 경술국치일의 의미는 더욱 절실하게 우리 가슴에 와 닿고 있다.

하루빨리 한반도에 평화가 정착되기를 바라는 마음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