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자께서 말씀하시었다. “예컨대 흙을 쌓아 산 모양을 만든다고 가정해 보세. 겨우 한 삼태기 분량의 흙을 채우지 못한 채 일을 그만둔다면 바로 내가 그만둔 것이라네. 또 땅을 평평하게 고르는 일을 생각해 보세. 겨우 한 삼태기의 흙을 갖다부었을 뿐이더라도 일을 진척시켰더라면 바로 내가 앞으로 나아간 것이라네.”

사람이 살아간다는 것은 무언가를 쌓아가는 과정일 것이다. 뭔가를 하나씩 차곡차곡 높이를 더해가는 것이다. 높아지는 높이를 보면서 제대로 살았다는 안도감을 느끼기도 하고 행복에 젖기도 한다. 생각한 바가 어느 정도 쌓였을 때 쌓아가는 재미를 알기 때문에 간혹 흐트러지기도 하지만 전체적인 면에서 보면 제 방향으로 나아간다.

하지만 처음 시작할 때가 문제다. 지금의 현실과 앞으로 쌓아야 할 높이를 비교해 보면서 앞뒤 사이의 간격이 아득하게 차이가 나면, 시작해야 한다고 생각을 하지만 선뜻 마음이 내키지 않고 차일피일 시작을 미루게 된다. 이처럼 미적거리는 사람을 위해 공자께서는 산을 쌓는 비유를 이야기하신다. 평지보다 우뚝 솟아 그 차이를 당당하게 드러내는 산마저도 한 삼태기의 흙으로부터 시작되었다는 것이다. 여기서 하나는 조금씩 더 높이 쌓아가는 작업이고, 다른 하나는 높은 곳을 파내서 낮은 곳에 흙을 부어 평평하게 고르는 작업이다. 한 삼태기란 그만큼 담을 수 있는 흙의 양이 아니라 조금만 힘을 들이면 완성할 수 있다는 말이다.

공자께서 말씀하신 「위산일궤」도 우리 속담의 ‘천리 길도 한 걸음부터’ 나 『열자』에 나오는 「우공이산」과 같은 말씀이 아닌가.

지금 우리 모두 시작합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