샘이 말라 물고기들이 마른 땅 위에서 서로 축축한 숨을 내쉬어 서로를 적셔준다고 한들, 강이나 호수에서 서로를 잊고 사는 것만 못하다. 요(堯)를 칭송하고 걸(桀)을 비난하는 것보다는 둘 다 잊어버리고 도를 따라 하나 되는 것만 못하다.

『장자』「대종사」에 나오는 말로 사람은 바람과 물 그리고 흙이 고마운 것을 모르고 산다. 그러다 물이 썩게 되고 공기가 오염되고 땅이 썩게 되어서야 새삼 비옥한 땅과 맑은 물, 맑은 바람을 그리워한다. 그러나 환경을 파괴한 다음 자연을 그리워한들 무슨 소용이 있겠는가?

오염과 공해 등은 사람의 행위에서 발생한다. 문명이 사람을 편하게 하지만 마음을 편하게 하는 것은 아니다. 문명은 오히려 사람을 두렵게 하고 광폭해지게 한다. 문명의 소용돌이는 마치 샘이 말라 마른 바닥에 버려진 물고기 꼴로 인간을 몰아가려 한다. 첨단문명을 구가하면서도 인간은 자신이 물이 말라버린 마른 땅바닥에 놓인 물고기 같다는 사실을 모르고 산다. 이는 인간이 자연이 혜택을 인간의 것인양 마음대로 남용하기 때문이다.

장자가 말하는 도는 만물의 고향이다. 고향에서 나왔다가 고향으로 되돌아가는 것을 만물(萬物)이라고 한다. 도에서 나오는 것을 생(生)이라 하고 고향으로 되돌아가는 것을 사(死)라고 한다. 그래서 도를 생사를 도의 움직임이라고 말하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