맹자가 그의 이상인 왕동정치를 유세하러 여러나라를 돌아다녔으나 받아주는 곳이 없어 고향인 추나라로 돌아갔다. 그의 나이 예순이 훨씬 넘은 때였다.

그 무렵 등이라는 나라에 정공이 죽자 그의 아들 문공이 막 즉위하여 맹자를 초빙하여 정치고문으로 삼았다. 전에 맹자에게 사숙하였기 때문이었다.

문공은 맹자에게 어떻게 나라를 다스려야 할지를 물었다. 맹자도 문공의 열정에 감동하여 자기의 견해를 말했는데, 유명한 정전설(井田說)이다. 이를 설명하면서 나라를 다스리는데 있어서 무엇보다도 먼저 백성의 경제생활을 안정시키는 데부터 시작하라고 강조하였다. 그것은 항산을 보장해주는 것이다. 기본적인 생활을 영위할 수 있는 일정한 생업, 그것이 항산이다. 이게 있어야 백성의 마음도 잡아나갈 수 있다는 것이다.

‘항산이 있는 사람은 항심이 있고, 항산이 없는 사람은 항심이 없다’고 말한다. 항심이 없으면 어떤 나쁜 짓이라도 한다. 백성이 죄에 빠진 연후에 벌을 준다면 법망에 걸리게 만드는 것이나 다름없다는 것이다.

공자왈 맹자왈 했다고 해서 현실을 도외시한 채 그저 배부른 소리만 했다고 생각하는 사람도 있겠지만 인간을 도덕적으로 살게 하려면 먼저 인간다운 삶을 살게끔 경제적 기반이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오늘날 이상향의 국가는 어떤 모습일까. 「사회보장」이 완벽하게 된 국가일 것이다. 먹고 사는 일에 위기감을 느끼지 않아도 되는 이런 사회가 맹자식으로 말하면 항산이 있는 사회다. 항산이 있으면 항심이 생긴다.

진정 살맛나는 사회란 먹고 사는데 어렵지 않아 인심이 각박하지 않으며 질서 있는 도덕의식이 몸에 배어 있어 사람과 사람의 관계가 거추장스럽지 않은 사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