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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은 돈이 없어 노인 33%가 일해야 하는 나라

익산 역사 문화 회장
김 복 현

모아둔 돈이 없어 나 먹고 살 것도 부족한데 자식이 찾아와 손 벌리면 대책이 없는 것이 우리나라의 노인 생활이다. 사실 우리나라 노인들이 살아온 길을 보면 혼자 20년 동안 열심히 돈 벌어 30년 자식 뒷바라지하고 노후 40년 이상 먹고 산다는 게 그리 쉬운 일은 아니다. 그러기에 노인들은 나이에 관계없이 일자리를 찾아 나서고 있는 사회가 우리 한국 사회라고 해도 크게 지나친 말은 아닐 듯 싶다. 그래서 한국 고령층이 세계 최고 수준의 고용률과 빈곤률을 동시에 나타내고 있다. 일하는 노인이 많다는 것은 전반적으로 생활하기가 힘들고 가난하다는 얘기다. 쥐꼬리 연금으로 가족에게 기대하기도 어려운 상황에서 고령층은 은퇴 후에도 쉬지 않고 일자리를 찾아 나서고 있다. 하지만 노인들의 일자리 상당수가 임시직 일용직 같은 질 낮은 일자리여서 일을 해도 빈곤에서 완전 탈출하기는 어려운 상황이다.

2018년 고령자 통계에 따르면 지난해 한국의 70~74세 고용률 33.1%를 기록하고 있다. 유엔 유럽 경제위원회와 유럽연합(EU)회원국 28개국을 대상으로 지난해 공동 산출한 고령지표 자료에 의하면 한국의 70~74세 고용률은 압도적으로 높다. 유럽연합(EU) 상위 국가인 에스토니아(15.6%),루마니아(13.5%), 포르투갈(11.7%)은 10%대 수준으로 나타나고 있는데 비해 경제협력 개발기구(OECD) 회원국 중에서도 한국의 70~74세 고용률이 가장 높은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OECD 회원국 평균은 15.2%다. 65~69세 고용률도 한국은 지난해 45.5%를 기록해 EU 28개 회원국보다 높다. OECD회원국 중 65~69세 고용률이 한국보다 높은 나라는 아이슬란드(52.3%)뿐이다.

고령자가 일을 많이 하는 건 노년층 스스로 생계를 책임져야 하기 때문이다. 실제 생활비를 본인 및 배우자가 부담한다는 비중은 지난해 61.8%로 나타나고 있다. 2011년(51.6%)과 비교하면 6년 만에 10% 넘게 늘어났다. 자녀 또는 친척 지원은 이 기간 39.2%에서 25.7%로 크게 떨어졌다. 연금이 고령자 생활에 보탬이 된다고 하지만 55~79세 월평균 연금 수령액이 올해(2018년) 기준 57만원이다. 1년 전보다 4만 원 정도 증가했지만 전체 고령자 중 연금 받는 사람은 45.6%에 불과하다. 이러하다 보니 노인들은 구직 활동에 내몰릴 수밖에 없다. 올해 55~79세 중 장래에 일하기를 원하는 이들의 비율은 64.1%로 지난해보다 1.5%늘었다. 근로를 희망하는 이유는 생활비 보탬이 59%로 가장 높았다. 뒤이어 노인이 되어서도 일하는 즐거움이 33.9%로 뒤를 이었다. 이처럼 일하는 노인은 많은데 빈곤 상황에 놓인 고령층도 많다. 한국은 2016년 기준 65세 이상의 상대적 빈곤 율이 43.7%를 기록하고 있다. 65세 이상 노인 10명중 4명이 소득 빈곤선 미만이라는 이야기다.

이 비중은 유럽 28개국보다 크게 높았다. 고령층 고용률이 상대적으로 높지만 일자리가 없는 고령층이 여전히 많은데다 연금 수급률도 40%대에 그치고 있는 실정이 한국이다.

여기에 급속하게 진행되는 고령화 속도에 우리사회가 아직 제대로 대비하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며 이에 따라 노인 빈곤률은 높아지는 상황이 되고 있다.

그래서 노인이 일을 해도 빈곤층에서 쉽사리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것이 우리의 현실이다. 올해 55~79세 취업자 중 가장 많은 비중을 차지하는 직군은 단순 노무직이다. 그래서 고령층이 은퇴하면 재취업을 위한 일자리를 찾아가기 위한 재교육 시스템이 있어야 한다고 지적을 받고 있으나 아직은 여기에 미치지 못하고 있는 것이 우리나라 형편이라고 한다. 일본은 65세 이상 인구가 3557만 명으로 전체 인구의 28.1%다.

한국도 일본을 바짝 따라가고 있다. 한국도 65세노인 인구가 711만 5000명이다. 전체인구의 14.2%다. 이미 고령사회가 되었다.

노인 사회가 되면 가장 중요한 것은 첫째 건강이요 둘째 소득보장이 있어야 한다. 노인으로 살아가기 위해서는 적당한 일자리와 이에 따른 적절한 소득보장이 되어야 하나 소득이 없으니 생활비가 턱없이 부족한 상태가 우리 한국 노인사회다. 그러하다보니 건강을 생각하지 않고 무리하게 일자리를 찾아나서야 하고 설령 일자리가 마련되었다 해도 건강과는 아무 관계없이 생활비를 벌기위해 무리를 하는 환경 속에서 살아가고 있는 모습이 우리사회의 노인들이다. 요즘 눈만 뜨면 북한의 비핵화와 한반도 평화 문제로 온 국민의 시선이 집중되고 있는 가운데 그동안 열심히 살아온 노인들을 보살피는 정치도 있었으면 하는 생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