익산성장더포럼 대표
김 성 중

요즘 TV를 켜면 자주 볼 수 있는 것이 게임 광고이다. 유비쿼터스 시대를 맞이하며 PC 기반에 국한되었던 컴퓨터 게임은 스마트 폰이라는 모바일로 확장되면서 그 안에서의 놀이로 보편화되었다. 이러한 게임 산업은 보이지 않는 4차 산업혁명의 중요한 역할을 할 수 있으며 그 부가가치로 영화, 음반, 캐릭터, 그리고 테마파크까지 접목할 가능성이 있는 무궁무진한 속성을 지니고 있다. 한국의 IT산업, 특히 게임 산업은 전 세계인이 인정한다. 그러나 자세히 살펴보면, 인터넷 인프라가 뛰어난 것이지 여전히 한국만의 킬러 콘텐츠를 가지고 있지는 못하고 있다. 한국인이 즐기는 인기 게임물들은 해외 제품이 대부분이며 세계적인 스타 캐릭터는 일본과 미국을 비롯한 해외에서 점유하고 있다. 일본의 ‘슈퍼마리오’와 핀란드의 ‘앵그리 버드’가 대표적인 예이다. 애니메이션 영화로서 한국의 캐릭터인 ‘로버트 태권V’는 해외는 말할 것도 없고, 젊은 세대조차 기억하지 못하는 실정이다. 이러한 부분에서 우리는 힌트를 찾을 수 있다.

2년 전 가족들과 부산 해운대 ‘영화의 거리’를 방문하였다. 부러움과 동시에 아쉬운 생각이 들었다. 유감스럽게도 익산은 영화의 도시가 아니고 전주 한옥마을과 같은 콘텐츠도 없다. 방문객들은 익산을 지나치며 주변 도시로 발걸음을 돌리고 있다.

“언제까지 다른 도시들을 부러워만 해야 하나?”

“10년 뒤 익산의 모습을 상상이라도 해보면 어떨까?”

로버트 태권V를 중심으로 줄지어 늘어선 귀엽고 앙증맞은 게임과 애니메이션 캐릭터들. 슈퍼 마리오, 앵그리 버드, 테트리스 조각들이 즐비하게 늘어 선 거리에서 소년소녀들이 사진을 촬영하며 추억을 만든다. 익산시가 주최하는 e스포츠 대회가 있는 날. 전국에서 몰려든 방문객으로 열차표는 매진. 행사장 앞은 북새통으로 차 없는 거리가 된다. 취재차 몰려든 기자들과 방문객이 뒤섞여 도로는 발걸음 소리로 요란하다. 근처 대학의 학생들은 실험실을 아예 게임의 거리에 꾸리며 완성된 작품을 홍보하면서 즉각적인 피드백을 통하여 본인들의 작품을 수정하고 발전시킨다. 방문객이 많으니 게임의 거리는 개발된 작품의 ‘테스트 베드’로 활용하기 안성맞춤이다. 시간이 흐르면서 성공한 청년 창업자도 하나둘씩 나온다. 사실 세계적인 콘텐츠인 앵그리 버드를 탄생시킨 핀란드 회사인 ‘로비오 모바일’도 처음에는 하청 받은 제품을 만드는 작은 회사에 불과했다. 이쯤 되면 ‘게임의 거리’는 청년창업자를 육성하고 개발하며 e스포츠란 이름으로 마케팅을 한다.

얼마 전, ‘포켓몬 고!’ 라는 게임이 세계적으로 선풍적인 열풍을 불러일으켰다. 증강현실 게임인 ‘포켓몬 고’는 포켓몬이 나타나는 곳으로 사람들을 불러 모았고, 우리나라에서 아직 출시가 되지 않았을 무렵 속초에서 포켓몬이 출현한다는 소식이 들리자 수많은 유저들이 속초행 고속버스에 올랐다. 한때 속초로 가는 대중교통 수단이 매진사태를 겪은 일이 생기기도 했는데 일시적이긴 했지만 게임이 사람을 움직일 수 있는 힘을 보여준 단적인 예라고 볼 수 있다. 익산은 그저 지나치는 도시가 아니라 일 하기 위해 선택된 도시여야 하며 즐기기 위해서 일부러 방문하는 도시가 되어야 한다. 더 이상 익산이 답보되지 않기 위해서는 창의적인 기획들로 사고의 전환을 꾀해야 한다. 지방자치가 가지고 있는 권한과 특수성을 활용하여 익산만의 색깔을 만들어 내는 것이 큰 과제로 남아있다. 단순히 게임이라는 한 분야를 넘어서 문화콘텐츠 전반을 통해 창출되는 여러 가지 부가가치에 대해 깊이 논의해 보고 상상할 필요가 있는 것이다. 10년 뒤 익산을 위하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