왕궁면장

채수훈

법정 문화도시란 문화체육관광부가 지역별 문화예술․문화산업․관광․전통․역사․영상 등 특색 있는 문화자원을 효과적으로 활용하여 지역발전을 촉진하기 위한 문화 창조력을 강화할 수 있도록 지정된 도시이다.
 
익산시는 2021년 12월에 3차 법정 문화도시에 지정되었다. 연말 코로나19 확산으로 답답하고 시름 속에 잠겨있는 시민들에게 뜻깊은 선물이자 희소식이었다.

시는 2017년에 문화특화지역조성사업을 시작으로 법정 문화도시 지정을 준비해 왔다. 전국 226개 시․군․구의 16개소 예비 문화도시 중 익산시를 비롯한 6개소만 법정 문화도시로 최종 지정되는 쾌거를 이뤘다. 전북 6개 시․군에서는 최초이다.
 
이로써 익산은 2005년 3월 4개(공주, 부여, 익산, 
경주) 도시 고도 지정, 2015년 7월 유네스코 세계유산
(왕궁리 유적, 미륵사지) 등재 및 2020년 1월 국립익산박물관 개관에 이은 익산 역사․문화의 우수성을 다시 한 번 국․내외에 입증한 또 하나의 보물이 탄생되었다.
 
문화는 자연 상태에서 벗어나 삶을 풍요롭고 편리하며 아름답게 만들어 가고자 사회 구성원에 의해 습득, 공유, 전달이 되는 행동 양식이다. 김구 선생은 백범일지에서 문화의 힘을 강조했다.
 
“나는 우리나라가 세계에서 가장 아름다운 나라가 되기를 원한다. 가장 부강한 나라가 되기를 원하는 것은 아니다. 내가 남의 침략에 가슴 아팠으니, 내 나라가 남을 침략하는 것을 원치 아니한다. 우리의 부력(富力)은 우리의 생활을 풍족히 할 만하고, 우리의 강력(强力)은 남의 침략을 막을 만하면 족하다. 
오직 한없이 가지고 싶은 것은 높은 문화의 힘이다. 
문화의 힘은 우리 자신을 행복하게 하고, 나아가서 남에게도 행복을 주겠기 때문이다.”고 했다. 
이제 익산은 문화도시 강국으로서 입지를 다지게 되었다.
 
필자도 작년에 법정 문화도시 예비사업인 ‘문화도시 삼삼오오’의 시민주도 문화프로그램에 직접 참여했다. <춘포 가는 길 사진전: 일제강점기 농장에서 만경강 노을까지> 사업에 회원 5명과 함께 했다. 7월부터 4개월 동안 기획에서 현장답사 및 사진전을 춘포에서 개최하였다. 

익산시가 법정 문화도시 선정하는 데 일조하여 그 지정 소식에 더욱 반가웠다. 시민들 스스로가 문화 사업을 주도하고 주인이라는 인식을 심어주게 되었다.
 
익산시는 법정 문화도시에 지정됨에 따라 정부로부터 향후 5년간 국비가 최대 100억을 포함한 200억원 규모의 예산을 확보하였고, 2026년까지 문화도시 사업을 추진하게 됐다. 문화체육관광부 주관 정책 사업으로 다른 중앙정부 지원사업과 달리 문화도시로 지역을 지정하는 제도이다.
 
법정 문화도시 추진방향은 대규모 시설 조성계획이 아닌 지역문화발전 종합계획의 지원이다. 중앙과 시 주도에서 지역중심 시민주도형 도시문화 협치로 변화이다. 단순 재정 지원을 넘어선 효과적 추진체계 구축과 컨설팅을 지원하는 데 있다.
 
익산은 ‘역사로 多이로운 문화도시 익산’이라는 비전 아래 ‘새롭게 사람이 보석이 되는 도시, 살고 싶은 문화도시 익산'을 목표로 제시하고 보석 특성화 사업을 시민 주도로 추진할 계획이다.
 
백범은 “인류가 현재에 불행한 근본 이유는 인의가 부족하고, 자비가 부족하고, 사랑이 부족한 때문이다. … 인류의 이 정신을 배양하는 것은 오직 문화이다. 나는 우리나라가 남의 것을 모방하는 나라가 되지 말고, 이러한 높고 새로운 문화의 근원이 되고, 목표가 되고, 모범이 되기를 원한다. 진정한 세계의 평화가 우리나라에서, 우리나라로 말미암아서 세계에 실현되기를 말한다.”고 했다.
 
이제 백범의 뜻에 따라 문화로 세계 평화를 실천하기 위해서는 익산 문화도시부터 모방이 아닌 창조정신을 발휘할 때가 되었다. 한 가지 사업제안을 하자면 5년 동안 순차적으로 29개 지역의 읍․면․동지를 익산시와 시민들이 민․관 협력으로 편찬했으면 한다. 

뿌리 깊은 나무는 바람에 흔들리지 않는 법이다. 익산 향토 역사․문화의 근본을 찾아서 그 숨결이 살아 숨 쉬는 향토문화관을 만들어 나갔으면 하는 바람이다.
 
2022년은 익산 법정 문화도시 원년으로써 호랑이같이 포효하며 철마가 유라시아로 달려갈 수 있는 기상처럼 주민 중심의 추동력을 확보해야 한다. 

마한․백제문화의 고장 익산시가 21세기 새로운 르네상스 부활을 꿈꾸며 우리나라 고도, 유네스코 세계유산, 국립익산박물관 및 법정 문화도시의 날개를 달고서 자유의 비상을 시작하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