젊은 날을 호미 하나로 살아오신 어머니

어제만 해도 호미 등에 지팡이 짚고 고샅 나들이 나가시더니

오늘은 호미자루 펴 베개 삼고 주무신다

지금도 서까래 고랑에는

상추 감자 들깨 호박 고추 잎들이 바람결에 춤을 춘다

호미자루 하나 들면 말갓지기 밭고랑을

팔랑팔랑 날으시던 밭에 사는 하양나비

비록 호미자루 걸어둘 집 한칸 안 남았지만

마음은 비몽사몽 문지방을 넘으신다

아, 오랜만에 호미자루 안고 잠드신 어머니

당신의 밥상이 저 건너 천국에 차려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