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 사람들 > 불은 누가 최초로 사용하였는가?

불은 누가 최초로 사용하였는가?

익산 역사 문화 회장
김 복 현

인간이 불을 사용하면서 과학기술의 걸음마가 시작되었다고 한다. 불에 관한 그리스 신화를 먼저 소개하면 신전에서 ‘제우스’가 사용하던 불을 ‘프로메테우스(prometheus)’가 훔쳐서 인간에게 건넸다고 한다. 우리 인간은 그 덕분에 어둠을 떨치고 불을 사용하는 문명의 세상으로 나갈 수 있게 됐다.

그러자 제우스가 화가 잔뜩 났다. 제우스는 불을 훔친 프로메테우스를 혼내주려고 아름다운 여인 ‘판도라’를 시켜 상자 하나를 보낸다. 판도라는 이 상자를 프로메테우스의 동생 에페메테우스(epimetheus)에게 가져가 열도록 했다. 이 판도라의 상자를 연 순간에 인간 세상에는 ‘슬픔과 질병’, ‘가난과 전쟁’, ‘증오와 시기의 악’이 가득하게 된다. 그래서 그리스어에서 프로메테우스는 앞을 내다보는 예지력을 뜻하고 그 반대로 에피메테우스는 앞을 내다보지 못하고 자기 이익만을 추구하는 어리석음을 의미한다는 주인공의 신화가 탄생하게 된다. 현대에 이와 유사한 사건이 또다시 탄생됐다.

‘로버트 오펜하이머’는 유태계 미국인으로 원자탄의 아버지로 불린다. 그는 원자폭탄을 만들었던 ‘로스앨러모스’ 연구소의 소장으로 근무하면서 원자폭탄을 만든 맨해튼 프로젝트를 총괄했다. 오펜하이머는 흔히 현대의 프로메테우스로 불린다. 오펜하이머는 원자폭탄을 개발해 이것을 일본에 떨어뜨림으로써 미국이 일본의 항복을 받아내는데 결정적인 역할을 했으며 우리는 꿈에도 그리던 광복을 맞이하게 된다. 그러나 오펜하이머가 개발했던 핵무기가 이제는 전 인류를 몰살할 수도 있어 국제사회의 최대 골칫거리가 등장하게 되었다. 북한은 사실상 세계에서 아홉 번째 핵무기 보유국이 되었고 한반도에서의 핵공포는 북한이 핵무기를 개발하면서 시작되었고 아직은 시작 단계에 불과하다고 하지만 그 속사정을 알 수 없는 지경에 이르고 있다. 그래서 21세기 최대 안보 위협으로 꼽히는 북한 핵문제를 놓고 내로라하는 정치지도자 네 분이 골머리를 앓고 있다. 누구도 명쾌한 답을 내놓지 못하고 있는 현실이다. 문재인 대통령, 김정은 북한 국무 위원장,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시진핑 중국 국가 주석이 그 인물들이다. 북핵문제는 이 네 사람의 머리와 게임에 달려있으며 네 사람의 정치생명도 게임의 승패에 따라 운명이 바꾸어질 수도 있다. 불리한 쪽은 북한의 김정은이나 중국의 시진핑과는 달리 한국의 문재인과 미국의 트럼프다. 정치생명의 임기가 있어서 시간과의 싸움에서 절대적으로 불리하기 때문에 공과를 남기려고 서두르는 느낌을 주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이 4인의 지도자가 예지력을 지닌 프로메테우스가 되는지 아니면 눈앞의 자기 이익만을 추구하는 에피메테우스가 되는지에 따라 한반도와 세계의 운명이 판가름 날수가 있다.

특히 북핵문제의 열쇠를 쥐고 있는 김정은과 트럼프가 에피메테우스로 판명나면 북한 핵문제 해결을 기대하기 어렵게 되며 엄청난 고통을 당하는 곳은 한반도가 될 것으로 내다보인다. 지난 6.12싱가포르 북미정상회담은 김정은과 트럼프가 어쩌면 프로메테우스가 될 지 모른다는 희망의 불씨를 키우는 계기가 되었다. 그러나 그 이후 전개되는 상황을 보면 두 사람이 역시 에피메테우스가 아닌가 하는 의구심이 들게 하고 있다. 북한의 김정은은 핵보유와 경제발전이라는 양립할 수 없는 신기루를 바라보고 있다. 김정은이 핵을 움켜쥐고 있는 한 북한주민은 비참한 굶주림에서 벗어날 수 없으며 경제 발전을 기하기도 그리 쉽지 않은 상황이라고 국제사회가 조심스럽게 내다보고 있다. 오늘의 국제사회를 바라보면 미국의 트럼프는 미국 우선주의를 내세우며 한반도뿐만 아니라 전 세계를 혼란의 소용돌이 속으로 몰아가면서 주도권을 장악하려 하고 있는 모습이다. 트럼프 대통령이 과연 북한 핵문제라는 난제를 풀어나갈 프로메테우스 같은 지혜의 소유자인지 의심스러운 생각이 들 때가 한두 번이 아니었던 것이 현실이다. 게다가 트럼프가 에피메테우스처럼 자기의 단기적인 정치적 이익에 사로잡혀 있으면서 북핵을 용인했던 결정적인 인물로 역사에 낙인찍힐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다. 4인의 지도자 중에서 문대통령이 유일하게 프로메테우스로 남는다 해도 나머지 3인이 에피메테우스가 될 수 있다는 것이다. 그렇지만 문대통령은 한반도 비핵화와 평화 체제 정착의 불씨가 꺼지지 않도록 끝까지 지켜야 하는 운명을 안고 있는 것도 사실이다. 아직 비핵화의 희망이 사라진 것은 아니고 김정은이 전략적 결단을 내릴 기회도 남아있으나 그 과정이 그리 순탄하지 않은 것도 사실이며 현실이다. 당장 종전문제만 보아도 어느 지도자 단독으로 결정될 문제가 아니다. 한반도의 운명을 좌지우지 할 요인이 그곳에 같이 하고 있기 때문이다. 어느 것이나 신중하게 함부로 판도라의 상자를 여는 주인공이 될 수 없음을 인식해야 할 것이며 오직 평화만을 생각하는 나날이 되었으면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