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한국예총 익산시회장
김영규

엊그제 6.13 지방선거가 끝나면서 2018 올해도 절반이 훌쩍 지나가고 있다. 문재인 정부가 들어선 작년과 재작년 우리 문화에 많은 변화가 있었으니 그 하나는 문화권력을 경계하자는 것이고 다른 하나는 문화 콘텐츠와 예술의 관계에 대한 것이 아닌가 생각된다. 수많은 문화정책이 입안되고 추진되면서 문화에 대한 주목이 어느 때보다 커지고 문광부 예산이 정부예산의 1%를 넘어서 다행스럽기까지 한다.

그러나 조심할 것도 있으니 문화분야에서 정부와 우리가 살고있는 지자체의 추동력이 민간분야의 그것을 압도한다는 것이다. 정책이나 자금의 조달이나 집행, 각종 위원회의 운영에서 ‘담당자’가 큰 힘을 행사한다. 그 과정에서 아류적 발전과 폐해가 심각한 수준에 이르지 않나 싶다. 도시개발이나 조각공원, 예술의 거리, 공공미술 등 이를테면 우리나라 조각공원과 같은 경우 거의 유원지 수준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조심스럽게 들여다보면 건축, 조경, 미술, 공학의 각 분야가 따로따로 놀고, 그것들의 조악한 조합이 답일 뿐으로 보인다.

총체적 디자인이나 책임자의 비전과 철학이 녹아든 프로젝트, 컬처럴 엔지니어링은 찾아보기 힘들어 보인다.

이와 같은 현상이나 분위기는 예술일반과 문화산업에서도 마찬가지로 보인다. 관료들이 세우고 집행하는 정책은 효율성 위주, 단기간의 결과물 위주로 맹속으로 달린다. 그런 가운데 행정 실무자가 들러리 위원회를 일을 매끄럽게 처리하는 위원회 기술, 발주 기술은 여전히 큰 위력을 발휘한다. 찢어 나누고 써버리는 것 같은 느낌이다. 운영예산도 프로그램도 없이 거창하게 짓고 나서 쓰지 않는 문화시설, 전문가 채용없이 고가로 구입한 뒤 방치하다시피 한 장비, 전문가의 양식과 장인정신이 환영받지 못하는 사회, 이제는 반성하고 새롭게 시작해야 한다.

다음으로 지역민들의 문화와 예술을 바라보는 시선의 문제이다. 사실 오늘날 우리나라 전체를 움직이는 담론은 문화와 예술로 거기에 관광으로 돈을 벌어야 한다는 주장이다. 그것은 우리 지역에도 공감하는 하나의 화두이자 정책구호이며 거의 강박에 가까운 선거공약이기도 하다. 이와같은 현상은 ‘문화콘텐츠 진흥’과 ‘문화예술산업부국론’으로 나타난다. 영화와 애니메이션 산업과 게임산업, 디자인, 정보기술(IT)강국 그리고 누구도 부인할 수 없는 한류산업과 열풍이 그것이 아닌가 싶다.

상상하던 일이 현실이 되는 경험을 얼마나 신나는 일인지 모른다. 필자는 스포츠맨이 아닌데 월드컵 경기가 우리나라에서 그리고 우리나라가 4강에 든다면 상상해 보았다.

2002년 그 상상은 현실이 되었고 그와 같은 경험은 필자뿐만 아니라 국민 모두에게 잊을 수 없는 감동의 기억으로 남아있다.

흔히 공공서비스나 정책이라고 하면 민간에 비하여 보수적이며 관리와 통제 중심일 것이라고 생각한다. 세계 3대 디자인 상중 하나인 독일의 If Design Award에 삼성이나 LG등 민간단체가 상을 휩쓸었으나 2017년도에는 우리나라의 정부부처인 행정안전부가 최고상인 금상을 받아 화제가 되기도 했는데 그것은 민과 관의 협업에 의한 결과였던 것이다.

최근에 화두가 되고 있는 4차 산업혁명을 설명한 클라우스 슈밥(Klaus Schwab)자신의 저서에서 “새로운 기술을 바탕으로 시민사회의 힘이 커지고 복잡한 문제와 상황에 직면하여 기존의 통치방식으로는 정부의 효율성이 떨어질 수밖에 없다”고 말한다. 즉 시민과의 관계를 강화하는 것이 중요하며 새로운 협력 방식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이제 우리 익산은 99회 전국체전·장애인체전, 동시에 익산예술제, 전라예술제, 대한민국 문화예술대제전 행사를 눈앞에 두고 있다. 이미 우리 시민들은 준비가 되어있다고 생각되며 우리의 상상이 현실로 이루어지는 재미난 여정에 한마음으로 동참하고 있다고 믿어도 될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