익산성장포럼 대표

김 성 중

익산시는 돼지열병 확산을 막기 위해 익산식품대전을 내년으로 연기한다고 8일 밝혔다.

익산식품대전은 식품클러스터 입주기업 및 입주 의향 기업 등이 참여하는 100여 개 부스를 운영하고 입주기업들과 가족 단위 참관객이 함께 즐길 수 있는 행사로 기획되었다고 한다.

당초 11월 1~2일 국가식품클러스터 일원에서 개최할 계획이었으나 내년 5월로 연기한 것이다. 제1회 익산식품대전을 연기한 것에 대하여 한편으로는 다행이라는 생각을 지울 수 없다. 첫 단추가 중요하기 때문이다.

동북아 최초로 구성된 ‘국가식품클러스터’는 식품산업 혁신성장의 메카로 육성되어야 한다. 국가식품클러스터는 우리 식품이 국내에만 머물지 않고 해외 수출경쟁력을 갖춰 세계인의 입맛을 공략할 수 있도록 하는 전진기지 역할을 목표로 하고 있다.

이러한 점에서 우리 익산에서 처음으로 개최하는 축제를 예매한 ‘식품대전’이라는 표현보다는 보다 적절한 용어를 골라야 했으며 다른 지역과 차별화된 동북아 최초의 박람회를 위한 보다 철저한 준비가 필요하다는 진언을 드리고 싶다.

우리정부는 국제적 행사와 박람회를 유치하기 위하여 많은 노력을 기울여 왔지만 크게 성과를 올리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평가된다. 그 이유를 분석하면서 우리 익산의 미래대안을 살펴보자.

첫째, 대부분 행사에서 글로벌한 시각이 부족하였다. 우리만의 시각에서 행사 기획을 하다 보니 세계인의 관심을 끌지 못하였다.

이번 11월만 보더라도 광주, 창원, 서울, 대구, 고양, 부산 등 6군데에서 명목상 국제식품박람회가 열린다. 이 중 세계인의 관심을 끄는 박람회가 있는지는 회의적이다.

준비 단계부터 세계인의 입맛에 부응할 수 있도록 기획되기 위해서는 다양성이 확보되어야 하며 글로벌한 싱크 탱크가 있어야 한다.

글로벌한 감각이 입혀짐으로써 세계인을 취향 저격할 수 있는 박람회가 만들어질 수 있는 것이다.

둘째, 우리만이 가지고 있는 특성을 살려야 한다. 우리 동네만이 가지고 있는 것을 차별화하여 세계인의 관심을 사로잡아야 한다. K-Pop, 드라마, 서동왕자와 선화공주, 전통의상, 전통음식 등 문화적 요소와 결합하는 것도 한 방법이다.

뜻이 있는 곳에 길이 있다. 우리에게 잠재된 우리만의 것을 찾으면 된다. 필리핀 최대 규모 식품박람회, World Food Expo 2019의 경우에는 필리핀인의 특성을 살린 홍삼, 홍삼 캔디 등 원재료 자체의 건강함을 내세우는 제품 및 NO SUGAR(설탕 무첨가), LESS SUGAR(설탕 함량 낮춤)제품 등을 선보였으며 좋은 유산균을 통해 다이어트 효과를 볼 수 있는 김치, 요거트, 티 종류의 제품 또한 인기를 얻었다.

셋째, 행사가 작더라도 외국 업체, 외국인의 참여율이 중요한 변수이다. 글로벌 마인드를 가지고 시작한 사업은 작게 시작하더라도 크게 될 수 있다.

독일 쾰른 국제 식품박람회는 1924년 처음으로 시작해 격년으로 개최되는 행사이다. 파리식품박람회, 동경국제식품박람회와 함께 세계 3대 식품 박람회로 평가되며 10월 초순에 쾰른에서 박람회가 열렸다. 주요참가국은 이탈리아(952개 업체), 독일(774개), 중국(576개), 스페인(570개), 미국(188개), 인도(148개), 한국(82개) 등 이였다.

올해로 35회째를 맞이하는 호주식품박람회는 9월 9일부터 4일간 호주 시드니에서 개최되었다.

오세아니아 지역 유일의 국제식품박람회로 신선식품, 주류, 육가공품, 패스트푸드, 레스토랑 장비 등 식품 관련 모든 품목을 다뤘다. 매년 성장세를 보여주고 있는 박람회로 올해 40개국에서 약 1,000개사 참가하였다.

메세(messe)는 독일어로 박람회를 뜻한다. 독일을 메세의 나라라고 하는 이유는 독일 경제에서 전시 산업의 역할이 매우 크기 때문이다. 그래서 ‘독일은 박람회를 키웠고, 박람회는 독일을 키웠다’는 말이 있을 정도다.

전시산업 세계 1위인 독일에서 2017년 한 해 동안 총 311개의 박람회가 개최되었다. 참가기업 수 약 23만개, 참관객 약 1,560만 명, 참가 기업 중 61%가 해외 기업으로, 외국에서 온 기업들이 박람회 장을 채운다.

인기 있는 박람회가 개최되는 기간에 그 지역은 일손이 모자랄 정도로 바쁘다. 그래서 독일에선 박람회가 박람회 그 이상으로 꿩 먹고 알 먹는 산업이 되고 있는 점을 유념할 필요가 있다.

글로벌한 관점이 없으면 크게 시작해도 작게 될 수밖에 없다. 국적과 인종에 관계없이 글로벌한 마인드를 보유한 인재를 활용한다면 우리 익산의 잠재력이 빛을 발할 것이다.

동북아 최초로 구성된 ‘국가식품클러스터’인 익산에서 개최되는 제1회 식품박람회. 여기에는 일관된 주제와 트렌드가 있어야 하며 글로벌한 행사기획이 절실한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