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레 파는 사람은 남이 부귀해지길 바라고 관 짜는 사람은 남이 일찍 죽기를 바란다. 그것이 설마 앞사람은 인자하고 뒷사람은 잔인하기 때문일까? 그렇지 않다. 부귀한 사람이 없으면 수레가 팔리지 않고 죽는 사람이 없으면 관이 팔리지 않기 때문이다. 수레 파는 사람이든 관 짜는 사람이든 다 자신의 이익을 따지는 것에 불과하니, 무슨 인의나 도덕과는 무관하다. - 한 비」

「사람들에게 존경을 받던 백락, 그는 말을 고르는 법을 가르치면서 싫어하는 제자에게는 천리마 고르는 법을, 좋아하는 제자에게는 평범한 말을 고르는 법을 가르쳤다. 이에 대해 백락이 높은 인격의 소유자였다고 생각하는 사람도 있을 것이다. 그러나 사실은 그렇지 않다. 천리마는 너무 드물어서 돈을 벌기 어렵지만 평범한 말은 매일 사고 팔리기 때문에 수월하게 돈을 벌 수 있다. 백락이 그렇게 제자를 가르친 데에는 나름대로 계산속이 있었던 것이다.」

실제로 인성이 악한지 선한지는 그렇게 복잡하게 따질 필요가 없다. 인간관계를 살피기만 하면 된다. 만약 사람과 사람 사이에 사랑이나 의리가 있다면 인성은 본래 선하거나 선을 지향한다고 할 수 있지만 그와 반대라면 그렇다고 할 수 없다.

위 이야기들 속에서 사람과 사람 사이의 관계를 규정하는 것은 사랑인가, 의리인가, 이익인가? 이익이다.

한비는 말한다. 어리석은 사람이든 똑똑한 사람이든 어떤 선택을 할 때는 반드시 취하고 버리는 것이 있게 마련이라고.

취하고 버리는 것의 기준은 무엇일까? 이익은 좇고 손해는 피하는 것이다. 그러므로 이익이 있는 곳에 백성들이 모이고 명예가 있는 곳에는 선비들이 목숨을 걸고 덤빈다. 사람들은 오로지 명예와 이익을 뒤쫓게 마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