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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법 선거행위를 철저히 단죄하라

익산시민 유 성 무

더불어민주당의 압승으로 판가름 난 6.13 지방선거가 끝났다. 문재인 대통령의 북핵 문제 해결 노력 및 성과에 대한 국민들의 압도적 지지를 고려할 때, 충분히 예상할 수 있었던 결과라고 하겠다. 당선자에게는 축하와 함께 성실하게 공직을 수행할 것을 촉구하고, 낙선자에게는 위로와 함께 새로운 시작을 격려함이 유권자의 또 다른 역할일 것이다.

그동안 유권자가 선거에 나선 입후보자들을 검증했다면, 이제는 검찰이 그들의 공직선거법 위반 여부를 판단할 때다. 이번 지방선거에서는 유달리 선거법 위반 논란들이 많았다고 한다. 공직선거법을 어기고 당선된 것은 유권자의 선택을 왜곡시킨 심각한 범죄임에 따라 엄정한 법의 심판을 내려야 한다.

언론 보도에 따르면, 6.13 지방선거 및 국회의원 재보궐 선거에서 무려 2,113명이 선거사범으로 입건됐다고 한다. 광역단체장 당선인 17명 중 9명이 선거법 위반으로 입건됐고, 8명이 검찰수사를 받고 있다. 교육감 당선인은 6명이 입건됐고, 기초단체장은 68명이 수사를 받는 중이라고 한다.

지방선거에서 가장 많은 선거법 위반 사례는 허위사실 공표 및 유포라고 한다. 유권자가 후보 정보를 알기 힘들다는 점을 악용하여 허위사실을 인터넷과 SNS 등에 전파했다는 것이다. 특히 인터넷과 SNS에서 특정 대화방을 열고 조직적으로 허위사실을 유포하는 등 갈수록 범죄 행위가 조직적으로 지능화되고 있는 모양이다.

모든 선거법 위반행위가 엄단돼야 하겠지만, 허위사실 유포는 철저한 수사로 반드시 뿌리 뽑아야 한다. 정치라는 것이 본래 말로 사실을 전달하는 행위이며, 선거에는 하나의 사실을 극명하게 전달해야 하기 때문에 일정 수준의 과장이 있기 마련이다. 하지만 이런 과장도 기본적인 사실에 근거해서 이뤄져야 함이 당연하다.

전혀 사실과 다른 말을 공식적으로 꺼내는 것은 이런 과장의 범위를 넘어서 유권자의 판단을 현혹시키는 결과를 가져온다. 그 말이 아주 사소하고 통상적인 유권자의 판단으로 여과시킬 수 있는 정도라면 그나마 웃고 넘어갈 수 있을 것이다. 그렇지만 그 말을 정당화시킬 수 있을 정도로 구체적인 내용을 담고 있다면 선거에 큰 영향을 미치게 됨이 자명하다.

우리나라 공직선거법에서는 허위사실 공표 및 유포를 엄격하게 금지하고 있다. 그동안 여러 사람들이 허위사실 공표 및 유포로 인해 처벌을 받았지만, 그 기준이 불분명하다는 지적도 적지 않다. 얼마 전에는 1심에서 국민참여재판을 통해 유죄 판결을 받은 자가 2심과 3심에서 무죄 선고를 받는 일까지 있었다.

내 개인적으로는 단순한 과장이나 착각 또는 신념이나 사실인식에 의해 사실을 왜곡한 것이 아니면, 자신의 당선 또는 타인의 낙선을 위하여 허위로 유권자를 속인 행위이므로 마땅히 처벌을 받아야 한다고 생각한다. 우리는 진실을 교모하게 허위로 포장하여 공직을 맡은 자들이 국가와 사회에 미친 치명적인 해악을 여러 차례 목도했다. 이런 자들이 유권자를 위해 헌신할 리가 있겠는가?

우리가 박근혜-최순실 사건을 통해 알 수 있듯이, 한 번 시작된 거짓은 파멸이 올 때까지 멈출 수 없다. 거짓은 그 거짓을 덮기 위해 필연적으로 더 큰 거짓을 불러온다. 그 과정에서 온갖 악행과 비리가 더해지고, 결국 국가와 사회를 송두리째 흔드는 지경에 이르게 된다.

따라서 선출직 공직에 나선 자들의 거짓말은 철저하게 검증하여 반드시 엄단해야만 할 일이다. 작게는 자신의 경쟁자를 부당한 방법으로 끌어내려 그 자리를 차지하는 파렴치한 행위지만, 크게는 국가와 사회를 혼란으로 이끌기 때문이다. 그 어떤 이유로도 용납할 수 없는 악질 범죄가 허위사실 공표 및 유포라고 하겠다.

일각에서는 재선거가 지역사회에 미치는 부정적 영향을 이유로 웬만하면 덮고 넘어가자는 말을 한다. 하지만 이런 건 말도 안 되는 이유다. 이렇게 구태의연하게 거짓을 용납하기 때문에 우리 사회가 과거의 구태에서 벗어나 앞으로 나가지 못한다.

선출직 공직자의 허위사실 공표 및 유포에 대하여는 그 어떤 사법기관도 법을 임의적인 잣대로 해석하는 판단, 즉 흔히들 정무적 판단이라고 말하는 판단을 내릴 자격이 없다. 오로지 법규에 따라 그것이 진실인지, 아니면 거짓인지만 판단하면 될 일이다. 그렇지 않다면 선출직 공직자를 뽑는 선거행위에 대해 굳이 사법기관이 관여할 이유가 없지 않은가?

선출직 공직자이 리더십을 행사함에 있어서는 선출과정의 정당성이 필수적이다. 선출직 공직자가 허위사실과 관련된 범죄 의혹을 쓰고 있다면, 그가 이끄는 조직 또는 지역의 혁신이 불가능하다. 따라서 사법기관에서는 허위사실 공표 및 유포에 대해 집중적인 수사와 조사를 통해 빠르고 정확하게 범법 여부를 가려내야 한다.

유권자들 또한 선출직 공직자의 허위사실 공표 및 유포에 대해 사전 또는 사후에 적극적으로 대처해야 한다. 교묘한 거짓으로 유권자를 속여 선출된 공직자에 대하여는 즉각적인 리콜 요구를 해야 한다. 선거판에서 이런 구태가 반복되고 있는 것은 이들을 단호하게 단죄하지 않는 유권자들의 책임이 크다.

선거를 민주주의의 꽃이라고 한다. 불법선거로 선출직 공직에 오르려는 자는 꽃을 병들게 하는 해충에 다름 아니다. 국민과 법의 이름으로 빠르게 박멸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