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신을 지나치게 가까이하면 반드시 그 임금의 몸이 위태하게 된다. 대신이 지나치게 존귀하게 되면 반드시 임금의 위치를 바꿔 놓을 것이다. 주부와 첩이 차등이 없으면 반드시 적자를 위태롭게 할 것이며, 임금의 형제가 잘 복종하지 않으면 반드시 사직이 위태롭게 될 것이다.

신이 들으니 천승의 나라 임금이 대비함이 없으면 반드시 백승의 신하가 그 곁에 있어서 백성의 마음을 자기에게 돌아오게 만들어서 그 나라를 기울게 하게 마련이고, 만승의 나라 임금이 대비함이 없으면 반드시 천승의 집이 그 곁에 있다가 임금의 위세를 자신에게 옮기어 그 나라를 뒤엎어 버리는 자가 있다고 한다.

그러기에 간신이 불어나면 군주의 도道는 쇠망한다. 그런 까닭에 제후가 커지는 것은 천자에게 해롭고 군신이 지나치게 부유한 것은 군주의 실패가 되는 것이다.

장상將相으로서 군주를 뒤로 밀고 제 집을 융성하게 하는 자는 군주가 그러한 자를 소외해야 할 것이다.

천하 만물 중에 임금의 몸이 지극히 귀함과 임금의 지위가 지극히 높음과 임금의 권위가 중함과 임금의 세력이 융성함과 같은 것은 없다. 이 네 가지 아름다운 것은 밖에서 구하지 않고, 남에게 청하지 않고, 일을 마땅하게 처리함으로써 얻을 수 있는 것이다. 그런 까닭에 군주가 그것을 충분히 사용치 못하면 마침내 신하에게 쫓겨나서 국외에서 마칠 것이다.

이것을 남의 임금 된 자는 알아야 할 일이다.

이런 연유로 밝은 임금은 그의 신하를 대할 때에 법으로써 그를 견제하고 대비함으로써 그를 바로잡는다. 그러므로 죽을죄를 사면하지 않고 형벌을 용서하지 않는다. 죽을죄를 사면하고 형을 용서하는 것은 위음이라고 한다. 사직은 장차 이 때문에 위태롭게 되고 국가의 권위는 신하에게 치우쳐 있게 될 것이다.

이런 까닭에 대신의 작록이 비록 클지라도 성시를 적록하여 취하지 못하며 당여가 비록 많더라도 사졸을 사병으로 하지 못한다. 이런 까닭에 신하 된 자는 나라에 있어서는 사사로운 일로 임금께 청알하지 못하며, 군에 있어서는 사사로운 일로 교결하지 못하며, 국고의 재물을 사사로이 제 집에 빌어다 쓰지 못하는 것이다. 이것은 밝은 임금이 간사함을 금지하기 위한 것이다.

이런 까닭에 네 필 말이 끄는 수레에 거기에 따르는 수레들을 거느리고 다니지 못하며 수레 무장 군인을 태우고 다니지 못합니다. 전거가 아니면 병사와 무기를 싣고 다니는 자는 그 사죄를 용서하지 않는다. 이것은 밝은 임금이 불의의 변에 대비하기 위한 것이다.

『한비자韓非子』 「애신愛臣」 편에서.

=사랑이 치우쳐서 아래 사람의 권세가 강대해지면 윗사람의 권세는 줄어들고 위태로워져 마침내는 하극상의 현상이 일어나니 윗사람은 법을 엄하게 밝히라는 것. 사사로운 정이나 은애에 앞서서 공평하고 냉엄한 법을 지키라는 한비자의 생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