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리자선원장 · 전북노숙인복지시설협회장

성산 김 영 주(도영)

주역(周易)의 겸괘(謙卦)에 「천도훼영이익겸(天道훼盈而益謙) 지도번영이류겸(地道變盈而流謙) 귀신해영이복겸(鬼神害盈而福謙) 인도오영이호겸(人道惡盈而好謙)」이라는 말이 있다. 즉 하늘의 도는 오만한 것을 헐고 깎아다가 겸손한 곳을 도와주고, 땅의 도는 오만한 것을 변형시켜서 겸손을 흘러 보내며, 귀신은 오만한 것을 해하여 겸손한 것에 복을 주고, 인도는 오만한 것을 미워하고 겸손함을 좋아한다는 뜻이다.

오만으로 가득 찬 것을 크게 경계한 내용이다. 오만은 방자하고 잘난 체하여 건방지다는 뜻이다. 이는 진리의 실상을 모르거나 알고서도 실행이 없는 연고로 하는 행위이다. 우리의 사회는 오만함으로 가득 차 있다.

요즘 박근혜 대통령 때문에 온 나라가 난리다. 최순실이라는 한 여인과의 인연 때문에 온전한 정신을 잃고 나라를 비정상적으로 운영하여 민주주의의 법치가 무너져 내렸다.

대통령은 공부를 전혀 하지 않고 대통령에 당선된 것 같다. 공부를 하지 않았기에 문고리권력, 비선정치에 집착하고, 국민과 야당의 말에 귀를 기울리기는커녕 오만하고 방자한 극치의 민낯을 국민에게 보여줬다.

말 하나하나가 깊은 철학적 사유의 끝자락에서 나온 말이 아니고, 비천한 지식에 바탕을 둔 면피용 워딩에 불과하고, 행정부 수반이고 국가원수가 국가경영에 관하여 국민으로부터 5년간 위임받은 직무를 태만하게 한 것이다. 또한 반성과 함께 스스로 부족한 修身을 탓해야지 변명의 수준도 아닌 치졸한 핑계 대기에 급급하고 면피하기에 급급하다.

수신제가(修身齊家)라는 말이 있다. 이른바 한 집안을 다스림이 그 몸을 수양하는 데 있다고 하는 것은, 사람은 자기의 친하고 사랑하는 이에게 치우치며, 자기가 대수롭지 않게 알고 미워하는 이에게 치우치며, 자기가 두려워하고 존경하는 이에게 치우치며, 자기가 불쌍히 알고 가긍하게 여기는 이에게 치우치며, 자기가 오만해하고 무례하게 여기는 이에게 치우친다. 그러므로 좋아하여도 나쁜 점을 알아야 하고, 미워하여도 그 좋은 점을 알아주는 이가 세상에 드문 것이다.

그러므로 속담에 말하기를, '사람들이 자기 자식의 악함을 모르고, 자기 밭의 곡식 싹이 장성한 것을 모른다.' 하였다. 이것을 일러, 자신을 수양하지 못하면 한 집안을 다스리지 못한다고 한다.

즉, 사람은 자기 한 몸의 인격을 수양하는 수신이 가장 근본적인 일이다. 자기의 인격이 도야되어 있지 않다면 세상에 설 수가 없고, 더구나 남을 다스릴 수 없다. 사람의 마음이란 닦지 않고서는 공명정대함을 이루기 어려워 집안조차 잘 다스려 나갈 수 없다는 뜻입니다.

조선왕조의 왕들은 세자 시절부터 세자가 아닌 왕자들도 왕실에서 어려서부터 수신(修身)을 위하여 피나는 공부를 하였다. 그래도 부족함이 있기에 경연을 통해 수신에 힘쓰면서 임금 노릇을 하였다. 그 결과 신하를 감싸고 愛하는 마음을 줬고 결과가 좋지 않을 땐 지존의 입에서 모든 것이 짐의 부덕의 소치라 하였다.

세상은 오만함보다 겸손을 좋아한다. 겸손은 하늘을 감동시키고 만물을 살리고 모든 사람들에게 평화와 웃음을 준다. 국민을 높이어 귀하게 대하고 자신을 낮추는 태도를 겸손이라고 한다. 자신이 잘하는 일이나 자랑할 만한 좋은 일이 있을 때에도 잘난 척하지 않고 자신을 드러내지 않는 모습을 겸손하다고 한다.

우리 조상들은 겸손한 마음을 무척 중요하게 여겼다. 다른 사람에게 자신의 능력을 드러내지 않는 것이 선비의 바른 자세라고 생각하였다. 그래서 아무리 뛰어난 지식을 가지고 있어도 항상 스스로 부족하다고 생각하며 공부하고 또 공부하였다.

우화에서도 토끼는 자기가 달리기를 잘한다며 거만을 떨었으나 결국 느린 보 거북이에게도 승리의 영광을 차지하지 못했다. 우리의 속담에도 벼는 익을수록 고개를 숙인다고 했다. 이제 박근혜 대통령은 오만하고 자신이 최고라고 여겼던 것에 대한 오만과 편견을 버리고 국민들에게 겸손함을 보일 때이다.

국민의 지지율이 5%라면 국가의 지도자로서 자격이 소멸되었다고 본다. 오직 진실된 마음으로 국가를 위하여 무엇이 중요하고, 어떻게 해야 하는지를 명철히 판단하여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