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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버이날 공휴일 지정’에 대한 견해

사회복지법인 삼동회 삼정원장
성산 김 영 주(도영)

청와대가 10일 ‘어버이날 공휴일 지정’ 여부를 검토하기로 하면서 현실화 될지에 관심이 높다. 청와대는 이날 5월8일 어버이날 공휴일 지정 여부를 논의할 것이라고 밝히면서도 정확한 시행 시기에 대해서는 조심스러운 분위기다.

어버이날 공휴일 지정이 화제가 된 것은 문재인 대통령의 대선 공약 때문이다. 문 대통령은 2012년 18대 대선과 2017년 19대 대선 후보시절 모두 노인복지 공약으로 ‘어버이날을 공휴일로 지정하겠다.’고 약속한 바 있다.

어버이날 공휴일 지정은 대통령 시행령 개정 사안으로 국무회의에서 의결한 뒤 ‘관공서 공휴일에 관한 규정’을 관보에 게재하는 절차를 거치게 된다.

우리의 어버이날은 1956년부터 5월 8일을 ‘어머니날’로 지정하여 경로효친의 행사를 하여오는 과정에서 ‘아버지의 날’이 거론되어 1973년에 제정, 공포된 ＜각종 기념일 등에 관한 규정＞에서 ‘어버이날’로 변경, 지정하였다.

이 날에는 각 가정에서 자녀들이 부모와 조부모에게 카네이션을 달아드리고 감사의 뜻으로 선물을 하거나 효도관광에 모시기도 하며, 기념식장에서는 전국의 시·군·구에서 효자·효부로 선발된 사람에게 ‘효자·효부상’과 상금을 수여하고, 이들에게 산업시찰의 특전이 주어지기도 한다.

또한 이날을 전후하여 ‘경로주간’을 설정하여 양로원과 경로원 등을 방문 위로하고, 민속놀이 및 국악행사 등으로 노인들을 위로하며 노인백일장·주부백일장을 개최하여 어른 공경에 관한 사상을 앙양한다.

필자는 어버이날 노래만 들으면 눈물이 쏟아진다. 그만큼 부모님께 효도를 못했기 때문이다. 어버이날 노래는 두 가지가 있다. ‘어머님 은혜’와 ‘어머니의 마음’이다. 그런데 양주동 작사 이흥렬 작곡의 ‘어머니의 마음’이 더 심금을 울린다.

“나실 제 괴로움 다 잊으시고/기를 제 밤낮으로 애쓰는 마음/진자리 마른자리 갈아 뉘시며/손발이 다 닳도록 고생 하시네/하늘아래 그 무엇이 넓다 하리요/어머님의 희생은 가이없어라/어려선 안고 업고 얼려주시고/자라선 문 기대어 기다리는 맘/앓을 사 그릇될 사 자식 생각에/고우시던 이마 위엔 주름이 가득/땅 위에 그 무엇이 높다 하리오./어머니의 정성은 지극하여라/사람의 마음속엔 온 가지 소원/어머님의 마음속엔 오직 한 가지/아낌없이 일생을 자식 위하여/살과 뼈를 깎아서 바치는 마음/인간의 그 무엇이 거룩 하리요/어머님의 사랑은 그지없어라.

부모님의 은혜를 대변하는 키워드는 희생과 사랑이다. ‘내리 사랑은 있어도 치사랑은 없다’는 말이 있다. 윗사람이 아랫사람을 사랑하기는 하여도 아랫사람이 윗사람을 사랑하기는 쉽지 않다는 말이다. 또는 부모가 자식을 사랑하는 만큼 자식이 부모를 사랑하기는 좀처럼 어렵다는 말이다.

갈수록 척박해지는 시대에 부모님의 은혜를 다시 한 번 생각해 보자.

우리는 부모를 통해서 이 세상에 나와 삶을 살아간다. 가령 출생하자마자 고아가 되었거나 인생의 여정이 고달픈 상황이라도 부모를 원망해서는 안 된다. 왜하면 생사(生死)는 자연의 공도(公道)이기 때문이다. 스스로 낳고 싶어서 나온 사람도 없지마는 낳기 싫어도 안 나올 수 없는 것이다. 얼른 생각하면 그 부모가 아니면 내가 이 세상에 태어나지 않았을 것 같고 이 세상에 태어나지 않았으면 현실의 고통도 없을 것 같지마는 이런 생각은 장님이 태양이 없다고 주장하는 것 같은 것이다.

육신이 윤회전생(輪廻轉生)하는 것은 곧 자연의 공도라 아무도 이 길을 거역할 수 없는 것이다. 왜 하필이면 왜 그런 부모에게 내 육신이 몸을 빌리지 않을 수 없었는가를 스스로 살펴야 한다. 자연의 공도는 인과보응(因果報應)이다. 그러므로 인과보응의 내역을 깨달아야 한다. 그래서 감수불보(甘受不報)하는 동시에 좋은 인연 맺는 길을 개척해야 한다. 감수불보는 빚을 다 갚으면 빚 독촉이 없어지고 그릇이 가득차면 채울 것이 없듯이 상극의 관계도 상대방이 나를 미워하고 못 당할 일을 저질러도 상대심(相對心)을 놓고 나는 풀어버릴 일을 하면서 참고 견디면 상대방이 돌아서서 결국 상생의 관계가 된다는 말이다. 기왕 오는 시련이나 고난은 그저 지은 인연으로 알고, 모든 것이 나로부터 나가서 나에게로 온다는 자업자득으로 수긍할 뿐 아니라 모든 난관을 향상의 디딤돌로 삼는 이것이 중도의 실현이다.

그리고 영혼만 있는 자신을 생각보라. 그는 인간도 아닌 수라(修羅)인 것이다. 인간의 몸을 받지 못하고 지옥에 수생(受生)했다고 생각해 보라. 얼마나 다행하고 아슬아슬한 일인가. 그런다면 내 몸을 얻게 하신 부모님의 은혜가 얼마나 큰 것인가를 알 것이다.

전통적으로 효(孝)는 한국인들이 가장 중요하게 여기는 도덕이며 윤리이다. 그러므로 전통적 가치관에서 본다면 어버이날을 별도로 지정하여 둘 필요는 없었다. 어버이의 은덕에 감사드리는 기념일이 제정된 배경은 사회적 변화와 관련이 깊다. 우리나라에서는 1956년부터 어머니날을 제정하여 기념하기 시작하였다. 그 후 아버지와 어른, 노인들을 포함하여 어버이날로 개칭한 것은 1973년의 일이다.

이제 어버이날을 문 정부는 국가적 공휴일로 등장시키려 한다. 현대사회가 갈수록 핵가족화 되고, 개인이기주의가 극단화되어 우리 민족 고유의 가족애의 전통은 점차 사라지고 있는 이때 하루만이라도 어버이에 대한 은혜를 생각하며 그동안 살아온 삶을 되짚어보는 것도 나름대로 의미는 있을 것이다. 이는 효사상적 차원에서 고무적인 일이다. 전통적인 효가 현대 사회에서도 중요한 규범이며 문화적 가치임을 재확인하는 기회이기도 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