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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상천하유아독존(天上天下唯我獨尊)

정신요양시설 삼정원장
김영주

지난 5월 12일은 ‘부처님 오신 날’이라 하여 국가가 지정한 공휴일이다. 삼정원에서도 부처님 오신 날에 연등을 켜고 기념식을 거행했다. 부처님이 어떤 분이길 레 대한민국 국가가 한국 사람이 아닌 인도사람인 그의 탄생일을 공휴일로 지정했을까? 한 번 쯤 생각해 볼 일이다.

부처님은 불교를 창시한 인도의 성자(聖者)로 성은 고타마(Gautama:瞿曇) 이름은 싯다르타이다. 부처님은 존호이다. 그는 2,643년 전에 이 세상에 출생하셨다. 부처님의 출생을 보면 굉장히 신비롭게 경전에 기록되어 있다. 그 출생의 기록이 실제로 그랬는지 후대에 미화로 그랬는지는 알 수 없다. 예수도 그렇고 우리나라의 단군, 주몽, 박혁거세 등 위대한 사람들을 보면 대체로 그 출생이 남다르다. 아마도 그것은 위대한 사람이니까 출생을 좀 더 신비적으로 묘사하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경전에 기록되어 있는 부처님 출생의 묘사는 이렇다. 부처님 어머니가 태몽을 꾸었는데 하늘에서 음악소리가 들렸다. 무슨 일인가 하여 밖으로 나와 보니 하늘에서 별 하나가 반짝반짝하면서 내려오고 있었다. 가만히 보니 하연 코끼리인데 이빨이 6개가 달린 코끼리가 내려오고 있는 모습이었다. 인도에서는 코끼리를 길상이라고 생각하는데 보통 이빨이 2개이다. 그래서 이빨이 6개인 하얀 코끼리는 가장 성스러운 코끼리를 뜻한다. 그 코끼리가 부처님 어머님의 옆구리 갈비 사이로 쏙 들어가 버린 것이다. 그래서 깜짝 놀라 깨어보니 꿈이었다.

그 후 부처님 어머니는 9달 반이 되어 아기를 낳게 된다. 당시 인도 풍습은 아기를 낳을 때 고향(친정)에 가서 낳는 풍습이었다. 부처님 아버지는 카필라성의 정반왕인데 샤카 족(현재 히말리아산의 인도·네팔국경지대에 거주하는 종족)이고, 어머니는 콜리 족(현재 파키스탄 남동부 신드주의 하천평야와 인더스강 동쪽 타르사막에 거주하는 종족)인 마야부인이다. 부모의 민족이 서로 다른 이유는 부족국가가 서로 결혼 동맹관계에 있었던 것으로 생각된다. 나라의 크기는 우리나라 삼국시대의 가야 정도로 추정되고 고대왕국으로 발달되지 못한 부족연맹 수준으로 추측된다. 부처님 어머니가 아기를 낳기 위해 마차를 타고 친정으로 가다가 정오쯤 되었는데 아주 아름다운 숲을 만났다. 그래서 휴식도 할 겸해서 잠시 숲에 쉬어가기로 하였다. 그 지역이름이 룸비니다. 그래서 룸비니 동산이라 한다. 마야부인이 동산에 내려서 휴식을 하는데 숲에 있는 아쇼카나무들이 꽃들을 피어내고 있었다. 마야부인의 눈에 하나의 꽃이 들어 왔다. 너무도 탐스럽게 피어있는 모습이 너무도 이름답게 보였다. 마야부인이 그 꽃가지를 오른손으로 잡으려고 하는데 그 순간 산기가 왔다. 시중들이 놀라 갑자기 천막을 쳤고, 해산준비를 하였다. 그런데 아기가 마야부인의 옆구리로 나왔고, 갑자기 하늘에서 신(브라만 즉 범신)들이 내려와서 황금그물로 아기를 받았다. 또 용왕이 나와서 물을 뿜어서 아기 몸을 씻기니 아기 몸이 황금빛으로 빛났다.

또한 아기는 누구의 부축도 받지 않고 동서남북 사방으로 일곱 발을 걸었으며, 그리고 한 쪽 손은 하늘을 가르치고 한 손은 땅을 가르치더니 “하늘 위와 하늘 아래 오직 내가 홀로 존귀하다. 삼계가 모두 고통이니, 내 마땅히 이를 편안케 하리라.” (天上天下唯我獨尊三界皆苦我當安之)고 소리쳤다.

참으로 믿기지 않는 탄생이다. 우리는 여기서 잠시 깊은 사유를 해야 한다. 신앙적 믿음과 상징성이다. 이러한 사유에 대해선 탄생설화에 등장 하는 모든 분들과 동일하다. 부처님은 인류의 스승이니까 그렇게 태어났겠지 하는 것은 신앙적 믿음이지만, 그것은 가짜야 그럴 수는 없는 거야 하는 것은 신앙적 믿음이 없는 사람들의 생각이다. 그러나 두 쪽 모두 일리가 있다. 왜냐하면 개인의 자유로운 생각이니까. 그러면 신앙이 없는 사람들은 어떻게 받아들여야 하느냐? 상징성으로 보면 된다. 당시 인도사회는 모든 사회적 현상을 신(神)의 조화로 보았다. 모든 것을 신이 창조한 것으로 사유되었다. 그래서 모든 사물에는 신이 내재해 있다고 생각하였고 그 사물에는 신성이 있다고 믿었다.

주요한 것은 부처님의 선언이다. 천상천하유아독존(天上天下唯我獨尊)은 인간존엄에 대한 선언이다. 브라만이라는 수많은 신(神)의 지배를 받고, 신의 노예로 사는 사람들을 인간존엄으로 회복시키려는 의지가 담겨진 선언인 것이다. 우리나라도 과거와 조선시대에 얼마나 처절한 계급사회로 피눈물을 흘리지 않았는가? 그 원한 때문에 지금도 서로 싸우고 있는 것이다.

서양에서는 인권은 천부적 권리라 한다, 신이 부여해 준 권리이다. 이는 인간 위에 신이 있다는 뜻이다.

2,643년 전에 선포한 인간존엄은 오늘도 유효하다. 사람이 주인이다. 그러나 자본주의를 지향하는 우리나라에선 그 선언이 힘이 없다. 왜냐하면 자본주의는 자본이 주인이기 때문이다. 즉, 돈이 주인이다. 그러므로 사람은 자아상실에 빠지고 공동체가 무너지며 지구의 환경은 여지없이 파괴되고 있는 것이다.

스스로 자유롭고 행복한 존재가 나라는 것을 인식하여야 한다. 또 그렇게 되어야 하고 옆에 있는 사람들에게도 그렇게 될 수 있도록 인도하여야 한다. 이것이 성불제중이다. 자아를 회복하여 자유롭고 행복한 존재라는 것을 알고, 우리 함께 라는 자리이타(自利利他)정신으로 공동체를 회복하며, 자연과 공존하는 상생의 관계가 되어야 할 것이다. 이것이 성불제중(成佛濟衆)이고 상구보리 하화중생(上求菩提下化衆生)이다. 괴로운 분별의 세계를 벗어나 내가 우주만물의 주인공이 되어 한없는 자유로운 영혼으로 날아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