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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월이 가기 전에 생각해보는 100세 시대

익산문화원 고문
김 복 현

날아라 새들아, 푸른 하늘을, 달려라 냇물아, 푸른 벌판을 오월은 푸르구나! 우리들은 자란다, 오늘은 어린이날 우리들 세상, 우리가 자라면 나라의 일꾼, 손잡고 나가자 서로 정답게, 오월은 푸르구나! 우리들은 자란다.

1948년부터 대한의 어린이가 즐겨 불렀던 어린이 날 노래 가사다. 어른들도 같이 불렀던 노래다. 그러나 오늘의 현실은 자꾸만 멀리 날아가는 새처럼 거리가 멀어지는 어린이날이 된 것 같아 마음이 아프다. 어린이 수가 줄어들고 있기에 하는 말이며 즐겨 부르는 것 같이 보이지도 않기에 하는 말이다.

그 당시 어린이날에 즐겨 불렀던 어린이가 이제는 노인이 되어 100세를 내다보면서 어린이 천국이 아닌 노인천국의 주인공으로 변모되어 가고 있는 세상이 되었기에 지난날을 되새겨 보고자 한다. 그 노인들이 2019년 현재, 경제협력개발기구 회원국 중 가장 힘들고 고단한 노후를 보낸다는 조사결과가 나왔다. 오월에 생각해보아야 할 대목인 것 같아 지난날들을 뒤돌아보고자 한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가 발표한 자료에 의하면 한국 남성과 여성은 각각 72,9세와 73.1세가 돼서야 노동시장에서 은퇴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가장 빨리 일에서 해방되는 나라는 프랑스로 남 60.5세 여 60.6세 이다.

OECD 평균 노인 노동은 각각 65.3세 63.6세인데 우리나라 노인은 평균 노8동보다 10년 가까이 더 일을 해야만 하는 고단한 삶을 살고 있는 셈이다.

일이 좋아서 자발적으로 은퇴를 늦춘 것이라면 좋으련만 현실은 전혀 다르다. 고령자 대부분은 취미(58.2%) 활동을 하며 노후를 보내고 싶어 하지만 실제로는 열에 여섯(61.8%)은 생활이 어려워 건강이 허락하는 한 직접 생활비를 벌어야 하기 때문에 일을 해서 생계를 유지해가고 있다. 과거에는 함께 사는 자녀가 부모를 봉양했지만 오늘날에는 열에 일곱이 자녀와 따로 살고 있기 때문에 오늘날 그런 기대는 아예 생각할 수 없는 세상으로 변했다.

실제로 자녀나 친척으로부터 경제적 지원을 받는 노인은 열에 셋이 채 안되고 연금 수령자 역시 절반(45.6%)에 불과하다고 통계자료는 밝히고 있다. 여기에 살림살이는 팍팍한데 기본적인 사회 안정망조차 미약하여 어쩔 수 없이 노동을 할 수 없을 때까지 일을 손에서 놓을 수가 없다는 것이다. 이렇게 평생 일을 하여도 죽을 때까지 빈곤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우리사회가 되었다고 한다. 노인들이 하는 일을 보면 주로 단순 노무직 (25%)같은 비숙련 저임금 업종이며 한국의 65세 이상 상대적 빈곤 율은 무려 45.7%로 나타나있다. OECD 평균 (13.5%)은 물론 2위인 에스토니아 (35.7%)보다도 훨씬 심각한 수치로 나타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사정이 이렇다보니 노인들이 마지막 선택하는 길이 자살이다. 그래서 우리나라 노인 자살 율은 10만 명 당 54.8%로 OECD 1위라는 불명예까지 안고 있다. 앞으로 다가올 미래가 더 문제다. 급속하게 고령사회가 진행되는 동시에 저 출산 이라는 넘기 어려운 높은 산이 앞을 가로막고 있기 때문이다. 한국인의 예상 수명은 남 85.2세 여 88.6세로 100세 시대를 향해가고 있지만 반면 출산율은 1명에도 못 미치는 0.98명으로 떨어지면서 인구 절벽의 경고음이 울려 퍼지고 있다.

경고음이 울리면 바로 대책을 강구해야 하는 것이 우리네 삶인데 경고음이 울려도 대수롭지 않게 여기고 있는 것 같다. 이쯤 되면 경제적으로 볼 때 길어진 수명은 우리사회의 축복이 아니라 재앙으로 다가온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가뜩이나 고령화로 각종 연금과 건강보험 등 노인을 위한 복지에 들어갈 돈이 크게 늘 수밖에 없는데 부양할 인구가 무럭무럭 자라주어야 하는데 그럴 인구가 없으니 미래 세대에 부담만 늘어나게 되고 우리나라의 미래가 어둡기 짝이 없다고 한다.

설상가상으로 저성장 구조까지 닥쳐와 일본의 잃어버린 20년을 그대로 답습하지 않으리란 보장이 없다고 하며 우리보다 앞서 고민했던 일본의 경험에서 우리는 배울 필요가 절대적으로 있는데 아직까지 실행하지 않고 있다. 일본은 2017년 가을 총리를 비롯해 주요 부처 장관들이 앞장을 서서 일본 경제단체 연합회장과 민간 해외 석학들을 불러 모아 인생 100세 시대 회의를 열었고 단순히 고령자의 생계대책만 논의하는 게 아니라 미처 경험해보지 못한 100세 인생에 대한 전략을 제안하는 의미 있는 자리를 만들어 연구했다고 한다. 특히 고령화와 인구감소 뿐만 아니라 기술진보에 따라 점차 격화하는 글로벌 경쟁 속에서 어떻게 인재를 육성해야 제대로 된 100세 시대를 맞을 수 있을까라는 논의가 심도 있게 다루어졌다고 한다. 우리나라도 일본보다 더 서둘러 대책을 강구하지 않으면 안 되는 엄청난 과제라는 것을 다 같이 고민해야 할 과제라고 생각된다. 그래서 오월을 그냥 허무하게 지나가는 세월로만 알고 있을 것이 아니라 어린이날의 가사에서 우리는 진정한 의미를 다시 되새겨야 된다는 생각이 든다.

우리가 자라면 나라의 일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