익산성장포럼 대표
김 성 중

익산시의 인구는 2017년 3월 말 30만187명에서 올해 4월 말 29만1001명으로 2년 사이 9186명이 줄어 도내 시군 중 가장 많이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이러한 인구유출의 원인은 무엇일까? 여러 가지 분석이 있지만 핵심은 우리 익산이 ‘먹고 살기 힘든 곳’이 되어가고 있다는 것이다. 즉, 양질의 일자리가 많지 않다는 이야기이다. 이러한 중요한 시기에 익산시가 대안으로 내놓고 있는 ‘기업유치’가 과연 얼마나 효과성이 있는지는 한번 검토해 볼 필요가 있다.

첫째, ‘순창고추장의 역설’이다. 순창은 최고 품질의 고추장 생산에 적합한 기후조건을 가지고 있다. 이를 알아챈 기업들이 1980년대 말부터 순창에서 고추장을 만들기 시작했다. 주민들은 일자리가 증가하고 도시가 살아날 거라고 기대했다. 11개 기업이 우리나라 전체 고추장의 40%(매년 4만 톤)를 생산하게 되었고 이 중 가장 큰 기업의 매출액은 1989년 20억 원 수준에서 2014년 2000억 원으로 100배나 급증했다. 얼마나 많은 일자리가 생겼을까? 같은 기간 늘어난 일자리는 140명에서 150명으로 고작 10명뿐이었다. 고용 없는 성장, 이게 바로 ‘순창고추장의 역설’이다.

둘째, 대기업 투자의 현실을 보자. 최근 몇 년간 삼성전자는 반도체기업으로서는 엄청난 규모의 시설투자를 했다. 2016년에만 13조원을 쏟아 부었다. 하지만 1년 동안 늘어난 반도체 고용인원은 전국적으로 650명 수준이었다. SK하이닉스도 6조원 규모의 시설투자를 했으나 이와 관련된 대졸 신입사원 채용은 250명에 불과했다. 더욱이 이렇게 채용된 사람들 중 지방에서 고용된 비중은 상당히 적다.

셋째, 이마트나 롯데마트 등의 대형마트의 경우에는 어떠할까? 평균 연매출이 700억에 달하는 연면적 1만㎡(축구장의 1.5배 크기) 대형마트 1개 출점시 발생하는 지역주민 고용효과는 평균 250여 명에 불과하다. 게다가 저임금 계약직 직원인 경우가 많다. 더욱이 대부분의 수익은 지역에 다시 배분되지 않고 대도시 본사로 흘러 들어간다.

세 가지 측면에서 검토한 바와 같이 대기업이 지역에 들어와 공장을 돌리든지 대형마트가 영업을 하든지 투자액에 비하여 지역사회 고용효과는 그다지 크지 않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이제는 지방 중소도시의 일자리 전략이 ‘고용효과’에 집중되어야 한다는 것을 깨달아야 한다. 지역 근로자들이 받은 임금이 지역사회에 다시 뿌려지고, 이것이 다시 고용효과로 이어져야 하는 것이다. 그러기 위해서는 지역주민을 고용할 가능성이 높은 중소기업들을 유치하거나 키워야 한다. 특히, ‘마을기업‘과 ‘벤처기업‘을 육성해야 할 필요가 있다.

마을기업이란 ‘지역주민이 각종 지역자원을 활용한 수익사업을 통해 공동의 지역문제를 해결하고 소득 및 일자리를 창출하기 위해 운영하는 마을단위의 기업’을 말한다. 마을기업에서 지역주민들의 일상과 관련된 다양한 제품들이 만들어지고 유통될 수 있다. 행정자치부에서는 선정된 마을기업에 1년차에 5,000만원을, 다음 해엔 3,000만원을 지원한다. 마을기업을 설립하고 싶은 사람들을 대상으로 교육도 실시하고, 일상적인 경영자문 서비스도 제공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대다수의 마을기업이 몇 년을 버티지 못하고 망한다. 그 이유는 무엇일까? 가장 큰 걸림돌이 바로 ‘대기업 체인점의 동네상권 침해’이다. 치킨집·빵집·피자집부터 옷·신발·간식거리 등을 대기업이 모두 휩쓸고 있는 한 마을기업이 생존하는 것은 불가능에 가깝기 때문이다. 마을기업을 육성하기 위해서는 이들이 살아남을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해주어야 하는 것이다, ‘대기업 체인점에 대한 규제 강화’가 우리 익산시의 최우선 정책과제가 되어야 하는 이유이다.

벤처기업은 독보적인 기술력 확보가 선결과제이다. 벤처창업의 동기를 부여하는 산학협력이 분야별로 활발히 일어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실패에 대한 부담감을 줄이고 모험심을 격려해주는 우리 익산의 사회적 분위기가 절실하다. 익산의 3개 대학을 통한 산학협력이 지금보다는 더욱 치밀하게 이루어져야 한다. 여기에 우리 익산시의 행정력이 집중되어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