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송나라에 3대에 걸쳐 어질고 외로운 일에 힘쓰는 집안이 있었다.

하루는 그 집에서 기르는 검은 암소가 흰 송아지를 낳았다. 이상하게 생각되어 공자에게 물었다. 이에 공자가 답하기를 “이것은 길한 징조이니 그것을 하느님께 바치시오.” 이 일이 있은 뒤 1년 후, 그의 아버지가 까닭 없이 눈이 멀었다.

그런데 그 집 암소가 또다시 흰 송아지를 낳았다. 그의 아버지는 또다시 그의 아들을 시켜 공자에게 물어 보도록 하였다. 이때 아들이 말했다. “먼젓번에 그분에게 물어보고 눈이 멀었는데 또 무엇 때문에 물으려 하십니까?” 아버지가 말했다. “성인의 말씀은 먼저는 어긋나다가도 뒤에는 들어맞는다. 다시 그분께 여쭈어 보거라.” 그 아들이 또다시 공자에게 물어보니 공자가 말했다. “길한 조짐이로다.” 그리고 다시 그 송아지로 제사를 지내게 하였다. 아들이 돌아와 말씀드리니 그의 아버지가 말했다. “공자님의 말씀대로 행하거라.”

그로부터 1년 뒤, 아들도 까닭 없이 또 눈이 멀었다. 그 뒤에 초나라가 송나라를 침략하여 그들이 사는 성까지 포위되었다. 전쟁이 일어나자 백성들은 자식을 바꾸어 잡아먹고 유해를 쪼개어 밥을 지었다. 장정들은 모두가 성 위로 올라가 싸우다가 죽은 자가 태반이었다. 이들 부자는 맹인이었기에 화를 면할 수 있었다. 전쟁이 끝나고 성의 포위가 풀리자 이상하게도 그들의 눈이 회복되어 사물을 볼 수 있게 되었다.

흑우생백독이란 검은 소가 흰 송아지를 낳았다는 말로, 재앙이 복이 되기도 하고 복이 재앙이 되기도 한다는 말이다. ≪출전 : 열자≫

이와 비슷하게 쓰이는 사자성어로 塞翁之馬(새옹지마)란 말이 있다. ‘변방 늙은이의 말’이란 뜻으로 인생의 길흉화복이 무상하여 예측할 수 없음을 가리켜 이르는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