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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구가 줄고 있는 익산, “뭉치면 살고 흩어지면 죽는다.”

익산성장포럼 대표

김 성 중

익산시에 따르면 7월 말 현재 익산의 인구는 28만9808명으로 29만 명이 무너졌다. 6월 말 29만230명보다 422명이 감소했다. 전북도내에서 가장 가파른 감소추세를 보이는 익산은 지난해 1월, 29만9146명으로 30만 명이 붕괴된 이후 1년 반 만에 1만 명이 줄었다. 인구의 감소는 지방세 감소와 행정기구 축소 등으로 이어지게 된다. 특히 내년으로 다가온 국회의원 선거구 축소까지 우려돼 지역경쟁력도 심각하게 위축될 가능성이 높아졌다. 익산시는 이러한 심각성을 고려하여 인구 감소 진단을 통해 제기된 청년정착을 위한 각종 정책을 추진하고 인구감소를 막기 위해 더욱 노력하겠다는 의지를 밝히고 있다. 익산시의 분발을 촉구하면서 우리는 이러한 사회현상에 대비한 새로운 준비가 필요한 때임을 깨달아야 한다.

지난 수십 년간 익산시의 공간구조는 빠르게 변화되어 왔다. 인구 감소에 따라 공간이 덜 조밀해지면서 외곽개발로 주거지가 팽창되었고 구도심은 한산해져 왔다. 이러한 공간구조 변화는 1인당 세출액을 빠르게 증가시켜 왔다. 국토연구원 자료에 따르면 2027년 대도시의 1인당 세출액은 2467만원으로 예상하지만, 축소도시 주민 1인을 위해 사용될 예산은 대도시 3배가 넘고, 군 지역의 경우는 5배에 달할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흩어진 인구와 산업을 모으지 않는다면 우리 익산시도 극심한 예산 난을 겪을 수밖에 없다는 얘기다. 따라서 지금부터라도 우리는 토지의 압축적 이용을 신중하게 고민해야 할 때임을 깨달아야 하는 것이다.

미국의 도시들은 유럽이나 아시아의 도시들에 비해 인구밀도가 상당히 낮다. 경제가 좋을 때 건설한 도로는 불황이 찾아오면 골칫거리가 된다. 세금수입은 감소하지만 여전히 도로를 유지하고 보수해야하기 때문이다. 미국의 도시계획 전문가인 찰스 몽고메리는 이러한 현상을 두고 미국도시가 거대한 사기에 걸려들었다고 지적할 정도이다.

일본의 경우에도 고도 성장기에 팽창한 도시 인프라와 인구의 감소와 분산으로 인해 재정위기를 겪고 있는 도시들이 많아졌다. 이를 극복하기 위해 2014년 ‘도시재생특별법’을 개정하여 지자체가 ‘입지적정화 계획’을 수립하도록 유도하고 있다. 이 계획은 도시 전반의 공간구조를 어떻게 ‘압축’할지에 대한 구체적인 방법을 담고 있다.

이러한 추세를 감안하여 우리 익산시는 외곽개발을 억제하고 도시의 중심으로 온 에너지를 집중시켜야 한다. 도시의 중심은 대중교통의 중복점이 되는 곳이어야 한다. 익산시는 광역교통망의 중복점인 익산역 주변을 성장시켜야 하고 이 중복점에서 서로 다른 교통수단들이 연결되도록 해야 한다. 그리고 이러한 대중교통의 중복점에는 고밀도 복합개발이 이루어져야 하는 것이다. 이를 위해

첫째, 익산시 도심지역은 1개의 도심과 2개의 부도심이 가능하다고 판단된다. 익산역 중심의 구도심과 영등동과 모현동의 부도심을 설정하여 도심과 부도심을 연결하는 선형 교통시스템을 보다 밀도 있게 구축하고 노선을 따라 인구가 집중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이를 통해 ‘걷기 편한 도시’, ‘대중교통 친화도시’를 만들어 나가야 한다.

둘째, 도심의 주거기능 재배치를 유도해야 한다. 주민들이 재생사업의 주체가 되어 ‘지역 맞춤형 도시재생’을 해야 하며 구도심을 중심으로 주택을 공급하여 흩어진 인구를 모아야 한다. 상업기능도 도심과 부도심으로 집중시켜야 한다. 주거기능이 모이는 곳에 상업기능이 자연스럽게 따라 오겠지만 교통이 좋은 곳에 지역의 특색을 살린 소규모 상업시설이 들어올 수 있게 지원하고 대규모 체인점의 입점을 제안할 필요가 있다.

셋째, 도심지역은 압축하고 농촌지역은 특화시켜야 한다. 도심기능의 체계적인 정비와 연계하여 농촌지역에 대한 차별화된 투자가 필요하다. 북부권역 및 춘포지역에 대한 관광개발과 고도익산의 부활을 병행하여 나가야 한다. 관광객들이 모일 수 있는 콘텐츠를 개발하는 노력은 우리 익산의 미래 먹거리를 창출하는 중요한 요인이기 때문이다.

대규모 공동주택을 통한 외곽개발은 단기적으로 세수의 증가뿐만 아니라 경기를 부양시키는 효과가 있지만 폭탄 돌리기처럼 누군가가 지불해야 할 비용을 지속적으로 증가하게 만든다. 결국 도시의 파산을 촉진시킨다. 이제 익산시는 압축적인 토지이용을 계획하여야 하며 이는 생존을 위한 필수전략임을 깨달아야 한다. 작지만 행복한 도시, 그래서 삶의 질이 높은 도시들의 생존방식을 배워야 한다. 인구가 줄고 있는 익산, “뭉치면 살고 흩어지면 죽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