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동인터내셔널(국제NGO) 이사장 김 영 주
익산에 본부를 두고 있는 사단법인 삼동인터내셔널에서 「지구촌문화예술축제」를 연다.
빈곤·무지·질병퇴치를 목적으로 설립된 삼동인터내셔널은 동남아 저개발 국가를 중심으로 구호, 교육지원 사업, 의료봉사활동을 10여년을 해왔다. 그런데 지구촌문화예술축제를 본부가 있는 익산지역에서 세계 11개 국가의 문화·예술·복지의 전문가 및 세계적인 장애인 예술 공연단들을 불러 학술대회와 공연 그리고 종교탐험의 프로그램으로 축제를 여는 것이다.
이는 삼동인터내셔널 10주년을 맞아 기존의 빈곤·무지·질병퇴치의 목적에 문화예술교류라는 명제가 추가됨을 의미한다.
세계 속은 수많은 문화의 다양화가 각 국가별, 각 민족별로 쉼 없이 펼쳐지고 있다. 모두 다 성스럽고 고귀한 문화유산이다. 정치적 또는 경제적지도자들이 자기 나라만 잘 살려는 아집의 판단으로 세계를 전쟁의 소용돌이로 몰고 가고 있지만 문화예술인들은 서로의 문화를 존중하고 서로 교류하여 세계가 하나임을 강조한다. 그래서 삼동인터내셔널에서 10주년을 맞이하여 지구촌문화예술축제를 열어 세계가 하나로 나아가는 반딧불을 밝히려 하는 것이다.
지난 3월 18일자 조선일보 기사에 지금시대의 이슈가 되고 있는 만프레드 마이의 <종교 탓이 아니에요>라는 책이 소개되었다. 주요내용을 보면 로마제국 시대에 자행된 기독교 박해, 기독교인들이 무슬림을 상대로 벌인 십자군 원정, 로마가톨릭과 개신교의 대립으로 인한 30년 전쟁, 무력으로 시작된 이슬람교의 확장 등 그 사례를 들면서 왜 종교 문제로 이렇게 싸워야 하는지, 이 갈등이 정말 종교 때문인지 의문을 갖는 아이들이 그 답에 한 걸음 더 가까이 다가갈 수 있도록 안내한 것이다.
필자는 이 기사를 보면서 한국이 낳은 평화의 성자 정사종사(1900~1962)의 지혜에 다시 한 번 크게 놀랐다. 성자들의 말씀은 역시 신기하고 위대하다는 생각에서였다. 60여 년 전에 말씀하신 삼동윤리의 지혜를 지금 시대의 석학들이 조금이라도 눈치체고 있음에 두 눈이 크게 떠진 것이다.
철학자 안병욱 교수(安秉煜, 1920~2013)는 정산종사를 만나 뵌 첫 인상을 자신의 글에 이렇게 표현했다. 「한옥의 넓은 방에 나이 60세쯤 되는 정산 송 규 선생은 어린애와 같이 천진난만한 동안(童顔)에 깊은 화열(和悅)의 표정이 넘치는, 볼그레한 안색은 백발과 조화하여 노숙(老熟)의 품위가 떠도는 단아무비(端雅無比)한 참으로 좋은 얼굴이었다. 나는 황홀한 마음으로 그 얼굴을 바라보았다. 나는 40평생에 그렇게 좋은 얼굴을 보지 못했기 때문이다. 품위와 예지(叡智)와 성실의 빛이 흐르는 얼굴, 보통사람과 분명히 다른 도인(道人)의 본보기를 실지로 보는 것 같았다. 그 얼굴은 분명히 뛰어난 도인의 얼굴이었다. 온몸에서 무엇인가 따뜻한 기운이 발하여 나를 흐뭇하게 안아주는 것만 같았다. 동심동안(童心童顔)의 미(美)라고 느꼈다. 나는 하나의 경이(驚異)를 눈앞에 보는 듯하였다. 보면 볼수록 마음이 공연히 기뻐지는 얼굴이었다.」
정산종사는 1962년 자신의 죽음을 맞아 게송(偈頌) 삼동윤리(三同倫理 : 동원도리, 동기연계, 동척사업)를 발표한다.
이 삼동윤리는 다원적 개방사회를 지향하는 현대의 역사적 상황 속에서 세계의 모든 종교·민족·국가·사회가 다함께 실천해야 할 윤리의 방향을 동원도리(同源道理)·동기연계(同氣連契)·동척사업(同拓事業)의 세 강령으로 제시한 것이다.
‘동원도리’는 이 세상의 모든 종교와 교파가 그 교리나 제도 또는 형식에 있어서는 각각 특색과 차이점이 많으나, 근본에 있어서는 하나의 근원적 진리에 바탕하고 있으며, 그들의 궁극 목표 또한 이 진리의 실현에 있다.
그러므로 모든 종교인들은 각자의 특수성을 살리고 종파주의의 테두리를 벗어나, 이 하나의 근원적 진리의 광장에서 서로 만나고 이해하며, 나아가 모든 인류의 진리화와 평화세계의 실현에 상보적으로 협조, 노력하자는 것이다.
‘동기연계’는 이 세상에는 수많은 인종·민족·국가·씨족의 구별이 있으나, 그 근본을 추구하면 온 인류와 생령(生靈)이 한 근원에서 나온 동포요, 한 기운으로 연계된 형제이다.
그러므로 모든 인류는 이러한 동기연계의 사해동포주의(四海同胞主義)에 입각하여 좁은 국한을 트고 대립과 투쟁관계를 벗어나, 한 집안 한 권속의 세계시민으로서 서로 이해하고 사랑하며 상부상조하여 평화세계 건설에 다 함께 노력하자는 것이다.
‘동척사업’은 서로 다른 모든 사업과 주장도 그 근본 동기는 이 세상을 보람된 삶의 터전으로 만들자는데 있는 것이며, 또한 직접 간접으로 이 세상을 개척하는데 한 힘이 될 수 있는 것이다.
그러므로 우리 모두는 자기의 사업과 주장만이 옳다고 생각하여 다른 사람의 사업과 주장을 배척하기만 할 것이 아니라, 서로 이해하고 협조하며 상대의 장점을 수용하여 다 함께 평화세계 건설에 노력하자는 것이다.
윌리엄 벤들리 세계종교자평화회의(WCRP) 사무총장은 정산종사탄생 100주년 기념식 축사에서“우리는 모든 종교가 한 근원 한 이치에 바탕해있고, 모든 생명이 한 가족 한 권속으로 연결되어 있으며, 미래 문명을 공동으로 개척하고, 한 일터 한 일꾼으로 일해야 할 시대에 살고 있습니다. 삼동윤리는 우리 종교인들이 인류와 세계를 위해 어떻게 일해야 할 것인지 가르쳐주는 보편윤리입니다.”라고 언급했다.
저 너머가 보일 듯 보이지 않는 허공에
따스한 빛을 주고야 말겠다는 의지로
떠있는 찬란한 태양을 보라
그 품에 아우성거리는 인생을 연출하면서
태양 빛에 우리 몸을 녹이고 있다.
그 하늘 그 빛 아래 머무르듯이
우리 마음 하나 되어
자유와 평화 넘치는 이 세상에서
우리 서로를 사랑하리라
세계는 하나 인류는 한 가족
저 태양 빛에 우리는 하나.
삼동인터내셔널의 운영표어가 「세계는 하나 인류는 한 가족」이다. 이는 정산종사의 게송 삼동윤리(三同倫理)리를 표방하고 있다. | 
